바야흐로 본격적인 여름철이다. 여름철에는 전국의 자연휴양림 어느 곳을 가도 좋겠지만 이번 호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휴양지인 설악산과 동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강원도의 용대자연휴양림을 소개하고자 한다.
용대자연휴양림은 우리나라의 자연휴양림 중에서도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과거에는 교통이 너무 불편해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근래 고속도로나 국도 등의 도로 여건이 좋아져서 2박 3일 이상의 일정을 잡고 출발하면 여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가 있다. 물론 1박 2일 일정의 이용도 가능하지만 용대자연휴양림은 이틀간의 여행으로는 너무나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주변에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용대자연휴양림은 수도권이나 대전 이남 지역으로부터의 접근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자연휴양림의 접근 코스상에 위치한 몇 군데의 이용자원을 중점적으로 잡아 너무 무리하는 것보다는 여유 있게 여행계획을 잡는 것이 용대자연휴양림 이용의 포인트라 하겠다.
용대자연휴양림은 인근 간성과 속초의 동해바다 뿐만 아니라 백담사와 십이선녀탕, 오세암 등 내설악의 명승지가 지척에 있고 미시령을 넘으면 설악동으로도 쉽게 갈 수 있으며 알프스 리조트 스키장도 근처에 있다. 또한 유명한 진부령 황태덕장이 가까워 사철 황태요리를 맛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것 모두가 1시간 안에 닿을 수 있어 주변 유명 이용자원과의 연계성이 뛰어난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다.
용대자연휴양림의 이용
용대자연휴양림은 1994년에 개장한 자연휴양림으로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 위치하고 있다. 용대자연휴양림의 이용거리는 무엇보다도 이곳이 설악산 국립공원에 인접한 만큼 웅장한 산세와 울창한 숲, 그리고 다양한 규모를 가진 계곡이다.
이곳은 주변 해발 1,271m의 매봉산을 주봉으로 해발 1,172m의 칠절봉 등 1,000m 이상의 고산 준령이 즐비한데, 주위의 산세가 풍수지리상으로 연꽃이 물에 떠 있는 모습인 연화분수형을 하고 있어 지명도 연화동 계곡이라 불리는 곳이다.
주변에 끝없이 펼쳐진 울창한 천연림은 수종도 다양하며 계절에 따른 수려한 자연 경관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휴양림 내에 발달한 폭 10~30m 정도의 크고 작은 계곡은 경관적인 가치는 물론 천연기념물 74호인 열목어가 서식할 정도로 차고 맑은 계곡수가 사시사철 풍부하게 흐르고 있다. 또한 울창한 숲에는 멧돼지, 토끼, 꿩, 노루, 다람쥐, 너구리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한다.
용대자연휴양림은 또 진부령 남쪽 설악산국립공원 내의 백담사와 가깝고 동해의 간성과 속초까지는 불과 25~30㎞ 거리로 설악산과 동해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어 연계 이용성이 매우 높은 입지를 갖고 있다.
특히 백담사 인근의 오세암은 최근에 개봉된 바 있는 국내 애니메이션 영화 ‘오세암’의 배경지로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용대자연휴양림도 상당 부분 이들 이용자에 대한 연계 이용지로서의 역할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용대자연휴양림의 전체 구역면적은 1,472㏊로 이중 시설면적은 75㏊ 정도이다. 수용인원은 1일 최대 800명이고 최적 600명이다. 운영관리는 산림청 북부관리청 인제국유림관리소에서 맡고 있다. 전체 구역면적에서 시설면적이 매우 적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대부분이 도로 부분으로 실제 이용시설은 단순하다.
용대자연휴양림 입구에서 2㎞ 정도 전진하면 우측 언덕에 주변의 경관과 잘 조화되어 한 폭의 그림같이 멋들어지게 들어앉아 있는 2층 통나무집이 나타난다. 이 건물은 서울에서 놀러 왔다가 이곳의 경치가 좋아 살게 된 개인이 운영하는 ‘곰두리산장’으로, 목재 향기가 진한 객실과 식당이 갖추어져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개인 취사도 가능하다.
성수기에 용대자연휴양림은 숙박 수용인원을 충분하게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필요시 이곳을 대체 활용할 수도 있으며 주변의 계곡 경관도 매우 빼어나다. 곰두리산장 앞을 흐르는 내를 건너면 집단시설지구가 나오는데, 약 300m 정도의 구간에 단독 숲속의 집과 단체 숙소인 산림문화휴양관이 있다.
단독 숲속의 집은 2평형과 3평형 3개 동으로 수용인원은 각각 2명과 3명이다. 방 하나로 된 구조로 난방 설비가 되어 있으나 욕실, 화장실, 취사시설 등은 없지만 침구는 제공된다. 따라서 이곳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야외 공동화장실과 취사장을 이용해야 하며, 텐트를 제외한 야외 휴양활동 도구를 꼼꼼히 챙겨와야 한다.
반면 최근에 세워진 산림문화휴양관은 8평형 10실과 10평형 4실로 구성되어 있다. 실내에는 싱크대, 냉장고, TV, 식기, 렌지, 침구가 제공되고 구조는 거실 겸 주방과 샤워 겸용 화장실로 되어 있어 콘도 이용과 별 차이가 없다.
야영장은 휴양림 입구에 1개소와 시설지구 주변에 3개소 등 총 4개소가 있으며, 숲속의 집 주변에 오토캠프장이 있다. 오토캠프장에는 19개의 야영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집단시설지구를 지나 계곡 상류의 숲 속으로 산책로를 따라가면 제3야영장과 토종벌을 치는 곳을 지나게 된다. 이 곳에서 시작되는 숲길은 나무가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만드는 숲 터널이 이어져 산책하기엔 그만이다. 이 숲길은 매봉산으로 이어지는데 매봉산 정상에서는 향로봉과 설악산 공룡능선 그리고 대청봉이 한눈에 들어와 일대 장관을 이룬다.
왕복 소요시간은 6시간 정도이며, 정상에서 되돌아오지 않고 다른 길로 들어서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어려운 산행이 되므로 무리해서 산행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연휴양림은 자연의 모든 공간이 이용거리가 된다. 숲에서의 자연관찰, 숲속의 집과 야영장에서의 숙박과 취사, 계곡에서의 물놀이, 등산, 여행지의 먹거리와 문화재 등의 볼거리, 지역에서 행해지는 각종 축제, 그리고 밤에는 도시의 각종 소음과는 다른 물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맑은 공기와 밤하늘의 유난히도 밝은 별 등등….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만큼 계획을 세워 각자 또는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곳이 자연휴양림이다. 이 때문에 자연휴양림은 다른 관광·레저 시설과는 차별성을 갖지만 반면 다른 연계자원과 무난히 조화하여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도 함께 지니고 있다.
올 여름 산과 바다 그것도 한국의 명산 설악산과 일출로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동해바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좋은 곳 용대자연휴양림으로 넉넉하게 시간을 잡아 떠나 보자. 그리고 시원한 계곡의 물에 몸을 씻고 숲의 푸르름에 마음껏 몸을 맡기며 여름의 소중한 경험을 주변의 사랑하는 이들과 나누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용대자연휴양림 주변 이용거리
♠ 백담사(인제군 북면 내설악) 내설악을 대표하는 절인 백담사는 신라 진덕여왕 1년(647년)에 자장율사가 세운 장수대 부근의 한계사라는 절이었다. 신문왕 때에 화재를 비롯해 수차례의 소실로 자리를 옮기면서 심사, 영취사, 백담사, 심원사 등으로 이름이 바뀌는 역사적인 흥망 성쇠를 겪었다. 1783년 정조 7년에 다시 백담사로 되어 현재에 이른다.
♠ 오세암(백담사에서 영시암을 거쳐 6㎞ 거리) 오세암은 신라시대 설악산에 불원을 개척한 자장율사가 장경을 전하고 구운의 대도를 찾고자 선덕여왕 13년(644년)에 창건한 암자다. 조선 인조(1643)때 명승인 설정대사가 증건하여 개칭하였다. 이 절은 참선 도량이자 기도 도량으로서 예로부터 유명하여 김시습이 한때 머물렀으며, 조선 중기에 불교 부흥을 꾀했던 보우도 기거했었고, 근대에는 승려 시인 한용운도 머물렀다. 최근 개봉된 애니메이션 영화 ‘오세암’의 배경이 된 절로도 유명하다.
♠ 대청봉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은 인제군과 양양군 사이에 위치하며 해발 1,708m로서 금강산의 1,638m의 비로봉보다 높다. 등산 코스로 가장 유명하며 정상에서 내려 보여지는 천차만별의 형상을 하고 있는 기암 괴석과 대자연의 파노라마는 단연 설악의 제일이다. 대청봉은 늦가을부터 늦봄까지 정상에는 백설이 덮여 있고 해마다 진달래, 철쭉, 벚꽃이 3만여 평의 규모로 피어 산을 물들인다.
♠ 대승폭포 장수대 북쪽 1㎞ 지점에 위치한 대승폭포는 88m의 물기둥이 낙하하여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신라 경순왕의 피서지였던 곳이었다고 전해지며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폭포의 하나로 꼽힌다.
♠ 내린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고 깨끗한 청정 계곡 중의 하나로 그 길이가 무려 70㎞에 이르는 긴 물줄기이다. 내린천 하면 최근에 연어와 래프팅으로 유명한데 인제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상남까지 이어지는 약 52㎞의 구간이 최근 들어 래프팅의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 십이선녀탕 인제에서 휴양림으로 가는 도중 46번 국도상에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으며 십이선녀탕은 이곳에서 강 건너 계곡으로 접근하게 되어 있다. 폭포와 소가 연속으로 옥같이 푸른 물과 우뢰와 같은 소리를 내며 변화무쌍하게 흐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예로부터 12탕 12폭을 흔히 십이선녀탕이라고 불러 왔다.
글·사진 / 김범수(건국대학교 산림과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