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똑같은 곳으로 가는 아침 운동...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과감하게 다른 길로... 예전에 참 많이 다녔던 물왕저수지를 다녀왔습니다. 참, 제가 계속해서 여행기에 글을 올리니까... 성소국 일은 하지 않고 놀러만 다니는 것으로 알고 계신데요... 짬짬이 시간을 내서 다녀온다는 것 아시죠? 일 하지 않는다고 투서 쓰면 안 됨.. ㅋㅋㅋ
오늘은 좀 황당한 일을 많이 겼었습니다. 얼마 전... 물왕저수지를 다녀오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거리가 있는 곳을 선택하다가 낭패를 본 것입니다. 즉... 길이 없습니다. 공사중이라 들어갈 수 없답니다. ㅠㅠ 길치인 제가 아는 길이 아닌 다른 길로 어떻게 가겠습니까? 결국 새벽 5시 30분에 나간 저의 라이딩은 교구청에 거의 9시가 되어서야 들어왔답니다. 그리고 지금 힘든 상태에서 글을 씁니다.
오늘의 시작은 소래습지생태공원부터입니다. 이곳에서 해 뜨는 것을 보았지요.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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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습지생태공원을 나가면서 경기도 시흥시 포동으로 넘어갑니다. 길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곳을 뚫고 말이지요. 거의 비포장도로입니다. 자전거로 지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땀이 납니다. 혹시라도 중심을 못잡고 넘어지지 않을까? 그러나 힘들어도 가장 재미있는 길이 이러한 비포장도로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고통과 시련도 이렇다고 봅니다. 편한 길.. 고속도로 같은 길... 쉽습니다. 그러나 계속 똑같은 길로 가면 졸립습니다. 울퉁불퉁한 길... 엉덩이 아픕니다. 그러나 졸립지 않습니다. 또 나름대로 재미도 있습니다. 고통과 시련... 우리를 지루하지 않게 합니다. 또 얼마 뒤에 그 시간을 바라보면 재미도 있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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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물왕저수지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아주 재미있는 이름의 하천을 만납니다. '보통천'. 이름 참 성의없게 지은 것 같습니다. 사실 딱 봐도 보통의 하천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천'이라고 지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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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왕저수지를 가다가 관곡지를 들립니다. 연꽃이 가득한 곳.. 그러나 8월 말이라 그런지 많이 없더라구여... 조금만 더 일찍 갈 걸 하는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가면 연꽃 몇 개는 볼 수 있답니다. ㅋㅋㅋㅋ 관곡지에서 마을을 보았는데... 약간 환상적인 분위기.. 그래서 사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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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물왕저수지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낚시터가 많은지요? 이제 물왕저수지가 아니라, 물왕낚시터라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상업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서 이 아침에 기분이 안 좋아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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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왕저수지를 벗어나, 물왕고을이라는 커다란 비석이 세워진 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아마 뒤로 보이는 곳이 물왕고을인가 본데요.. 다 식당입니다. ㅋㅋㅋ 물왕고을... 밥 먹는 곳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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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흥시 갯골 생태공원으로 향합니다. 가다가 들꽃을 보고 사진을 찍기도 했지요. 만약 저 들꽃이 한 송이만 폈다면? 그렇게 예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렇게 무더기로 피어 있으니... 참 예쁘네요. 함께 해야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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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갯골생태공원을 관통한 뒤... 도로만 넘으면 다시 소래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갯골생태공원이 공사중이라 출입이 불가능하답니다. 저는 길치라... 길을 못찾을텐데... 더군다나 오늘 강화도 신학교에도 가야 하거든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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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전에 길을 너무나도 잘 찾는 신부님으로부터 길 찾는 요령을 물어보았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때 그 신부님께서는 처음 가는 길도 척척 길을 찾아냅니다. 그래서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무척이나 신기했었지요. 너무나 궁금해서 어떻게 찾느냐고 물었을 때, 그 신부님께서는 '전봇대'를 보라고 하더군요. 전봇대는 길이 있는 곳에 꼭 있다고... 따라서 전봇대만 쫓아가면 길은 반드시 있고... 원하는 곳에 어떻게든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봇대만 쫓아갔습니다. 길치인 제가... 처음 가보는 길을.... 별로 헤매임 없이 찾아갔습니다.
전봇대... 중요합니다. 전봇대만 기억하면 길은 잃어버리지 않겠더군요..
우리의 삶에서도 주님이 제일 중요합니다. 주님만 기억하면 어디로 가야할 지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저는 약 50Km의 거리를 아침에 다녀왔습니다. 오늘의 코스를 정리하면... 소래 -> 습지공원 -> 포동 -> 관곡지 -> 물왕저수지 -> 물왕고을 -> 갯골공원 가는 길 -> 옆으로 빠져서 정왕동으로... -> 어딘지 모를 길을 '전봇대'만 쫓아서 인천쪽으로만 감. -> 다시 소래 도착.
이제 모르는 길은 주말에 다녀와야겠네요. 평일에는 출근 해야 해서... ㅋㅋㅋ 토요일에 또 짧은 여행 다녀와야겠습니다. 이렇게 다니는 것... 재미있네요.
그럼.. 8월의 마무리 잘하시고.. 9월에 만나요~~~
첫댓글 혹시.. 진짜로 사람들이 투서를 쓰시나요?(농담이시죠?)... 온종일 놀던지 일만 파묻히던지 개인이 알아서 할일이지
남이 상관할바 아니므로!
부지런해야 베란다 창문이 아닌 뜻밖의 장소에서도 해뜨는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네요.. 별로 학습하고 싶지않은
고통과 시련이지만... 편하고 익숙한 나른한 길이 아닌 새로 길을 개척해가는 것은 용기만 있다면 모험닮은 재미와
설레는 긴장감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이제 다시 용기가 필요해요.(^^)
커다란 연꽃과 작은 들꽃들이 아침햇살과 더불어서 참 예쁜데요.. 저도 시흥시 사는데 이름만 똑같지 완전 딴동네군요...
여긴 아파트만 빽빽한데말예요(공원과산책로 많아도)..
소래는 어쩌다 가끔 엄마랑 수산물 사러갈때 있었기에 알지만 그나머진 여기서 사진통해 처음봐요.. 관곡지란 곳
독특하고 예쁜 마을같은데요... 물왕고을 비석위에 학(?)이 있는것을 보면 그곳에 새들이 찾아오나봐요..
아무튼 어디든 자연생태와 서식지가 그대로 보존되길 바래요.
낯선 길의 길잡이인 전봇대(좋은 생각^^) 처럼 삶의 나침반 같은 하느님 말씀을 꼭 기억하고 의지하겠어요..
특히 낯선 어둔길의 한복판에서 제 마음 길잃고 외톨이가 되었을때요.
즐거운 아침운동길.. 신선하고 멋진 여행길되시고.. 스릴만점 재밌어도 비포장도로에서 조심 안전하시길
바래요.... 무척 감사해요!^^
어디서나 즐겁고 멋진하루 되세요~
참 부지런 하신 신부님! 오늘도 감동입니다. 똑같은 아침을 맞이하면서도 이렇게 다른 하루를 시작하시는 빠다킹 신부님 ! 늘 마르지 않으는 영성의 근원이신감요?!! 존경합니다. () () ()
신부님 말씀대로 전봇대 따라 가봐야 겠어요.
신부님 열성에 박수를 보내며 저도 9월엔 더 부지런해 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얼마전만 해도 5시 20분 걸어서 성당에 갔는데요....어둠데예 !!
할수 없이 차를 갖고 갔답니다....저의 미모 미모에 ㅋㅋㅋㅋㅋ
아줌마가 별 소릴다하네 쯔 쯔 쯔.....헤~
투서때문에 고초를 당하고 계시는 신부님이 생각나 아주 마음이 아픕니다. 어떤 할일없는 사람들이 신부님에 관한 투서를 하는지..... 서울 가까이에도 그렇게 예쁜 곳이 많군요. 차조심하시면서 라이딩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부지런하신우리신부님~아침운동하시는걸너무너무좋아하시는신부님~항상조심하세요~연꽃이너무예뻐요
신부님. 잘하시는 겁니다. 세상을 소통하는 방법중에 여행이 가져다주는 너그러움과 다양함,
그리고 스스로가 행복하여야 다른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습니다.
길든 짧든 어디든...여행은 자연을 통해 배우는 감사와 겸손이 자존감을 지켜주며 상대편도 존중하고 이해하게 되는
사랑을 넉넉하게 배울수 있는 것 같습니다. .행복한 신부님과 함께 하는 평신도는 더불어 행복합니다
부지런한 신부님이 행복한 일상을 지내시고..옆에서... 보기에도 기분좋은 힘을 얻는 신부님이십니다
영성과 인성의 발란스는 여행과 .취미생활로도 강력하게 주님께 향하게 하지않을까 요..
후덥지근한 무더위에도 상큼함을 선물하십니다.고맙습니다.
음~ 낯익은 길. 낯익은 건물, 낯익은 풍경 반갑습니다. 관곡지, 물왕리, 생태공원,
일다니기 전에는 11월에 포동 미사 열심히 다녔어요, 어느 핸가는 포동 미사 끝나고
신부님이랑 걸어서 성당까지~~~ ㅎㅎㅎ 아주 낯선 오솔길도 지나구요, 중간에
맛있는 것도 사먹구요, ㅎㅎㅎ 그때 추억에 미소 지어 봅니다. (혹시 오해가 있으
실까봐 다른 신자분들도 몇 분 함께요. ㅎ)
제 물왕리 추억이오,^^
적극적으로 사시는 신부님 보기 좋으십니다. 감사합니다.
나가다가 다시요. 성공회대 쪽 오솔길과 공원도 좋아요. 어느해 가을
성당자매님들과 갔던 성공회대 근처 공원이에요. ㅎㅎ
동네와 동네을 이어주는것도 전봇대입니다. 어릴적 제가 살던 동네는 넘 깡촌이라
버스가 잘 다니지 않아 산길(마음대로 질러 다녔죠) 조금이라도 덜 걷기 위해 산을 가로
질러 많이 다녔어요 산을 몇개 넘는것은 일도 아니녔죠 그때 길을 잃어 버리면 전깃줄 보고
따라 내려 가면 동네가 나오곤 했어요 이렇게 초 가을이 되면 소풀먹이로 산에가서 소는 그냥
놔누고 깨금(아실런지) 따 먹는다고 온 산을 누비기도 했는데 .....
신부님의 여행기를 보면서 꼭 제가 경기도 쪽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감사
전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네요
삶이 아름다운신부님~~
신부님! 이제사 보는 아름다운 자전거 여행. 저도 얼마전에 남편과 함께 자전거로 들어가서 헤메던 장소네요. 엉덩이 무척 아프게 열심히 땀 많이 흘렸구요 다시는 안따라 나설거라고 했는데 며칠 안가서 또 따라 나서는 기분좋은 여행길이었답니다. 함께하는 모든것이 감사하구 또 행복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