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마지막 날: 사랑과 추억의 산책
서울, 그 찬란한 도시의 마지막 날, 나는 동생과 조카와 함께 동생 집 주위를 걸었다. 북촌의 관광객들로 붐비는 거리에서, 나는 그동안 지나쳤던 소소한 아름다움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조카와의 대화는 나에게 젊은 생각의 신선함을 주었고, 우리는 각자의 삶을 나누며 깊은 유대를 느꼈다.
이곳 저곳을 걸으며 만난 작은 식당들과 박물관들은 나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되새기게 했다. 특히 초기 한국 의료 시설관에서는 내가 몸담고 있는 의료 분야의 뿌리를 확인할 수 있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재래식 시장을 지나치며 서민들의 삶을 엿보았고, 그곳에서의 전통 음식 시식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지만, 그 기대감이 나를 설레게 했다.
경복궁을 가로막고 지나며, 나는 수많은 관광객들의 웃음과 대화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았다. 궁궐은 여전히 위엄을 잃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세월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녁에는 동생과 은퇴한 민항기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러 나갔지만, 대부분의 식당들이 일찍 문을 닫아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우리는 한 곳에서 중국식 식사를 즐기며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날 밤, 동생의 세심한 사랑을 느끼며 백화점에서 새 옷을 선물받았다. 나를 위해 준비한 그 옷은 단순한 의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동생의 애정이 담긴 작은 선물로, 내게 따뜻함을 주었다. 옷을 입을 때마다 나는 내가 더 나아 보이고,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커지는 것을 느꼈다.
서울의 거리는 깨끗하고 넓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의 소리가 마치 나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듯했다. 함께 걷는 동안, 우리는 가족의 소중함과 함께하는 공동 운명체로서의 관계를 다시금 깨달았다.
이제 인천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택시에 올라타며, 나는 한국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다시 떠올렸다. 그동안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함께 해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이륙하는 비행기 창밖으로 사라지는 한반도의 형상은 늘 그러하듯 눈시울을 붉힌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동생이 사는 골목길 공기가, 조카의 빠른 발걸음이, 지인들의 카톡 이모티콘이 내게 새긴 무늬들을 가슴에 품고 있으니. 내년 늦은 봄에는 북촌 돌담에 피어날 장미 꽃잎 수만큼 새로운 이야기를 주울 걸 알기에, 이별의 무게가 가볍다.
서울이여, 잘 있거라. 내년에도 다시 찾아오리라. 사랑이 가득한 이곳에서의 추억은 나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