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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첫 날이고 국군의 날이기도 한 부산은 촉촉하게 가을비가 내립니다.
목필균 시인의 ‘10월의 시’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깊은 밤 별빛에 / 안테나를 대어놓고 /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날아드는 / 풀벌레 소리가 들리느냐고.......<중략> 알아주지 않을 엄살 섞어가며 / 한 줄, 한 줄 편지를 씁니다 보내는 사람도 / 받을 사람도 / 누구라도 반가울 시월을 위해 내가 먼저 안부를 전합니다
9월은 참 짧고도 바쁜 나날이었습니다. 모처럼의 일상에서 벗어나 산다다는 것의 의미를 일깨우고 원주 나들이에서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들의 모습 모습에서 다시금 마음을 추스르고 더 열심히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일구고 살아야 한다는 소명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그래도 좋은 시대에 태어나 좋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조부님의 산소에 벌초도 안한 내가 친구 부모님의 산소에서 비껴간 세월을 줍고 있었습니다. 지나간 세월들. 그 아름다운 날들에 대한 기억들은 이제는 점차 옅어져만 갑니다. 평화로운 들녘을 내려다보며 그래도 아직은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있음에 다시금 감사함을 가슴에 새깁니다.
떠남을 준비하는 가을에는 이별이라는 단어가 서글픔과 외로움을 몰아옵니다. 열심히 살아온 각자 나름의 인생에서 이제는 이승에서의 손을 놓아야만 하는 순간이 서서히 다가서는 말년은 모든 빚을 청산하고 떠나야만 하는 시간입니다. 모든 인연을 서서히 정리해야하는 시기입니다.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며 사람들은 이야기 합니다. 너무 힘들게 살지 말라고. 그러나 그것은 세상을 온전히 살아보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 일 수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은 가고 아무리 힘들어도 또 내일은 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떠나는 세대가 살아온 날들도 그렇게 순탄치 만은 않았습니다. 가난과 굶주림에 허기진 나날들을 견뎌야했고 희망이 없는 시간들을 그저 하루하루를 묵묵히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살아왔을 뿐입니다. 그대가 병들어도 살아 있는 한 '축복'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병들어 짙은 죽음의 그림자가 엄습해 올 때에 축복이라는 단어보다는 두려움이 앞설지도 모릅니다. 성격 탓이였을까요. 숙부님의 손 한 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하고 그냥 서울을 떠나온 게 왠지 미안함과 죄송함으로 가슴 한편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습니다.
[안도현 시인은 29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반기문 총장은 새마을운동을 모른다”고 운을 뗀 뒤 “70년대부터 그는 외교관이었다. 산에 가서 송충이를 잡지 않았고, 수업 중에 길가에서 코스모스를 심지 않았고, 애향단원이 되어 발 맞춰 등교해보지 않았고, 퇴비 증산 명목으로 풀을 베어 학교에 지고 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저와 같은 시대 아니 더 이전분들 중 시골에서 생활하신 분들에게는 참으로 그 시절을 일깨우는 추억이 담겨져 있는 글입니다. 특히나 당시의 박대통령의 치적 중의 하나는 산림정책이었습니다. 지금 전국을 오가면서 그래도 이렇게 푸른 숲과 산을 가지게 된 것은 오로지 새마을 운동의 결과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해 전 북녘땅의 그 기계충을 먹은 산들의 모습이 나의 어린시절의 뇌리속에 고향에도 그러한 모습이 있었습니다. 사방 공사하러 나서고 신작로의 자갈을 모으는 그런 시절의 기억들은 젊은 세대에게 아무리 설명해도 알아들을 수 없는 같은 시대를 산 사람들만이 느끼는 아련한 향수 같은 게 묻어있습니다.
추석 연휴 기간 국민의 눈길을 사로잡은 사안 중 하나는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밀월’입니다. 제70차 유엔 총회에 참석한 박 대통령과 한국인으로서 유엔을 이끄는 반 총장이 긴밀히 협력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최근 여권에서 ‘반기문 대안론’이 나오는 상황과, 뉴욕 행사의 초점이 새마을운동 홍보에 맞춰진 점 등은 두 사람의 관계를 단순한 외교적 행사로 보아 넘길 수 없게 하는 것 같습니다. 반 총장 “나는 국내 정치에 한순간도 관심을 가진 적이 없다”고 밝힌 바도 있지만 최근 반 총장의 언행이야말로 불필요한 소문을 국내에서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 새마을운동을 정말 경험하지 못한 그가 새마을 운동에 대해 모른다는 그가 ‘한국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새마을운동이 회원국에 도입되고 실행되고 있어 감명을 받았다.’면서 박 대통령의 노력으로 새마을운동을 개도국에 소개하고 공유하고 있다며 찬사를 보냈다는데 개발독재 시대의 국민동원 운동을 그는 정말 순수하게 보았을까.
사무실을 나서서 건널목을 건너면 부평깡통시장입니다. 시장 주변의 음식점에는 각종 방송국의 홍보용 간판이 어지럽게 손님들을 유혹합니다. 실상 음식을 먹어보면 그렇게 호들갑을 떨어야할 정도의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없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대구의 향토음식 거리인 중구 동인동 찜갈비 골목 식당들이 갈비에 다른 부위를 섞어 팔아 왔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동인동 찜갈비는 소갈비에 고춧가루와 다진 마을을 듬뿍 넣어 조린 대구의 전통음식이라고 하는데 대구시가 따로국밥·뭉티기 등과 함께 2006년 ‘대구 10미(味)’로 선정했답니다. 식당들은 손님이 먹다 남긴 고기를 재사용한 사실도 적발됐다고 하고, 게다가 대부분의 식당들은 갈비보다 가격이 싼 사태나 양지를 섞어 조리한 것으로 조사됐고 가격표에 ‘갈비+양지’라고 재료를 표시한 식당은 한 곳뿐이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는 김밥의 원산지를 속여 미국쌀과 국산쌀을 8대2로 혼합해 만든 김밥을 국산으로 속여서 서울 및 수도권 대학교 매점, 백화점, 병원, 편의점 등에 11억원여 어치의 김밥을 판매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양심을 속이지 않고 먹은 음식을 좀 더 진실 되게 당당하게 팔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사람들이 사람을 속이고 회사가 소비자를 속입니다. 저와는 별반 상관없는 일이긴 합니다만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뉴스였는데 리스로 벤츠를 운전하는 젊은 분이 벤츠 매장 앞에서 골프채로 차량을 내리치는 영상이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새 차임에도 운행 중 시동이 꺼져서 교환을 요구했는데도 회사 측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그랬노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실험 조작 사기극의 내막이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은 충격을 받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2000년대 중반 한국에서 디젤차는 시커먼 매연가스를 풍풍 풍겼던 매연 버스로 기억되고 있던 시기에 폴크스바겐을 비롯한 독일계 자동차 회사들이 ‘클린 디젤’ 기술 홍보에 열을 올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젠 디젤차가 오염원 배출 사실이 들통 나니 전기차가 대안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전기차는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야 하는데 배터리는 일정 충전 주기가 되면 성능이 떨어져 교체해야하고 이런 배터리는 리튬을 포함한 각종 광물질로 구성된다는데 전기차가 대중화되면 그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를 해야 한다니..... 폴크스바겐의 사기극을 밝혀낸 비영리단체의 끈질긴 노력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높은 브랜드의 명성에 기댄 우리들의 소비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10월은 가을의 속살을 파고드는 단풍이 물드는 계절입니다. 10월에는 시간이 허락한다면 설악의 품속에서 그네들이 준비한 가을의 애기와 향연을 누리고 싶습니다.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세월의 빠름을 읽고 소식도 없이 홀연히 떠난 이들의 이름을 휴대폰에서 지우면서 켜켜이 쌓인 세월을 털어냅니다. 새롭게 한 달을 시작하면서 저의 존재함을 전해드리는 이 순간에도 작은 기쁨이 있습니다. 이름을 기억하며 모습을 떠올리고 감사했던 순간들을 모아봅니다. 늘 지금 이순간의 감사함을 전하면서 10월에도 새로운 희망들과 행복들을 건져 올리는 소중한 날들로 채워지기를 소망합니다.
2015년 10월 초하루에 세금나라 박 동 환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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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을에 빠져 벌린 10월 잘 읽엇습니다.,.
지기님께서도 소중한 10월이 되시길 바랍니더.,.
항상 강건 하시고.,.,예.,.~~``
감사합니다.
성산님에게도 10월은 행복한 나날들로 채워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