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이익 : 240만원“몸도 건강하지 않고 나이도 있고 하니까 창업비용에 단돈 1000만원도 투자하기가 무섭더라구요.”
유기농산물과 선식, 장류 등을 가정으로 배달하는 무점포 사업을 하는 이경환씨(48)는 지난 6월까지 꼬박 5년간을 집에서 쉬었다. 전자제품 대리점을 할 때만 해도 잘나가던 그였다. 돈도 많이 벌었다. 95년 부동산에 투자한다고 10억짜리 계약을 했는데 알고 보니 부동산 사기단이었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그는 갑자기 뇌졸중 초기 증세까지 갔다.
병원에서 주는 약을 먹고도 차도가 없었지만 약사인 동생이 만들어준 약을 먹고 차도가 있었다. 이후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 경락요법, 자연치유요법 등 대체요법 강의를 하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쫓아다녔다.
“다행히 부모님과 형제들이 모두 부유한 편이어서 조금씩 도움을 받아가면서 살았어요. 먹고사는 데 큰 지장은 없었지만 이 나이에 부모님한테 손벌리는 것도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창업정보를 얻기 위해 4개 신문을 구독하면서 정보를 얻었지만 자신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은 많지 않았다. 유기농산물 판매를 하는‘초록마을’도 우연히 알게 됐다. 서산 농장에도 두차례나 가보면서 해볼만 하다는 확신을 얻었다.
“점포를 내기는 부담이 돼서 무점포사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지난 7월 300만원을 내고 초도물품을 받았는데 못 팔면 내가 먹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건을 파는 것도 쉽지 않았다.일주일 이상 물건을 묵힌 끝에 친구 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이런 사업을 시작했다”며 연고판매부터 시작했다. 다행히 장류나 자연식품 등을 한번 사간 사람들에게서 주문이 이어졌다.
“300만원어치를 첫 달에 다 팔았어요. 용기를 얻었죠.”
처음에는 배달차를 빌려서 썼다가 한달 후에는 배달용으로 쓸 수 있는 차를 아예 구입했다. 문제는 배달하는 일이었다.
마음을 다잡아먹고 시장에서 1만5000원을 주고 작업복을 구입해 직접 배달에 나섰더니 매출도 차츰 올라가기 시작했다. 지난 9월 매출은 800만원.
아직까지는 입소문을 듣고 이경환씨 휴대폰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순이익은 제품마다 다르지만 대략 30% 가량. 10월에는 1000만원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서울 한남동 제일기획 건너편에서 한스비빔밥(www.hansbibimbap.com) 이태원점을 운영중인 정상조씨(33). 사업 경험 5개월된 새내기 자영업자인그는“직장생활보다 훨씬 낫다”고 말한다.
성취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월 700만원대 수입에 일하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그가 도전한 사업은 다양한 비빔밥을 휴대용 포장용기에 담아 판매하는 테이크아웃형 비빔밥 전문점. 각종 비빔밥을 1분에서 3분내 조리해 고객이 주문 후 10분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점포다.
■ 창업 사례 = 의료정보사이트를 구축해주는 인터넷 회사 샐러리맨이던정상조씨가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7월초. 평소 사업에 관심이 많던 그에게 창업기회는 그야말로 우연하게 찾아왔다.
한스비빔밥 전문점 본사인 ‘오리엔스’가 이 아이템의 온라인 기획, 마케팅, 홈페이지 구축 등 전반적인 부분을 의뢰해 왔던 것. 마침 정씨가 담당을 하게 됐고 아이템 자체가 워낙 ‘튀고’ 전망도 괜찮아 보여 내친김에‘결심’을 서두른 것이다.
그는 “기호층이 넓은 전통음식인 비빔밥을 패스트푸드화했다는 점에 관심이 갔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젊은층 고객을 끌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창업 동기를 밝혔다.
그는 인터넷 전문가답게 개업초 인터넷 홍보를 하고 신문에 끼워 전단지를 돌리는 마케팅을 병행했다. 또한 인근 당구장과 고시원, PC방 등 미래 고객을 직접 방문해 ‘점포 알리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색적인 신규업종이기 때문에 일단 홍보가 사업성패 관건이라 봤기 때문이다. 그결과 고객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굉장했다는 게 그의 경험담이다.
창업 첫달부터 하루 200그릇 이상씩 나갈 정도였다. 평균 단가 4000원을 기준으로 하루 매출액이 70만∼80만원에 달한 셈이다.
■ 월 수익 700만원선 = 정상조씨는 무엇보다 투자대비 수익률이 높다는점에서 출발은 ‘성공’이다. 16평 규모 점포를 임대하는데 임대보증금 2500만원, 권리금 2000만원 등 4500만원이 들어갔다. 여기에 가맹비 350만원, 보증금 100만원, 주방설비비 1800만원, 인테리어비 1900만원, 간판비 230만원 등 8800여만원이 투자됐다.
반면 하루 평균 매출액 70만원을 기준으로 지난 5개월간 올렸던 평균 월매출액은 2000만원 정도다. 재료비 700만원을 제외한 1300만원이 매출이익이고 여기서 점포 임대료 130만원, 인건비 250만원, 관리비 100만원, 홍보비 100만원을 제외하면 약 720만원이 순익이다. 말하자면 월 8부 이상 장사를 한 셈이다. 이 속도라면 1년 안에 투자금 회수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 저녁 땐 외국인이 30% 차지 = 정상조씨는 “서비스 차별화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한다. 고객 친절은 기본이고 길가다 만나도 꾸뻑 인사부터 했다고 한다. 한번 온 손님이 단골이 되고 입소문도 퍼져 빠른시간내 자리잡았다는 그의 경험담이다.
그가 밝힌 사업 성공 포인트는 첫째 서비스, 둘째 입지, 셋째 속도감이다. 재료는 진공 포장돼 있어 특별히 조리 기술 없이도 손쉽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취급 메뉴는 주력 품목인 한스비빔밥(3500원)부터 낙지비빔밥(4500원) 등 비빔밥 5가지, 카레밥 종류 3가지, 볶음밥류 3가지, 세트메뉴 4가지 등 15가지 정도다.
주고객층은 1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까지 젊은층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학교나 학원가 주변, 또는 신세대 유동인구가 많은 놀이공원, 지하철역 부근에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사무실 밀집지역에 바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도 괜찮다. 정씨는 “입지가 이태원이라 저녁 시간대 매장 30%는 외국인들로 가득 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