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사탕 맛 수제비
호박감자 김윤희
예지는 하늘을 날아갈듯 기분이 좋았어요. (문장을 내리는게 어때요?)
유치원에서 예지가 제일 좋아하는 승민이에게서 사탕을 선물 받았거든요. 그것도 빨간 하트모양 사탕을요. 예지는 다른 아이들이 볼까봐 사탕을 얼른 호주머니에 넣었어요.=숨겼어요 사탕생각에 마음이 붕 떠서 어떻게 집으로 왔는지도 몰랐지요.
“엄마, 예지 사탕 선물 받았어요.”
집에 오자마자, 엄마에게 자랑했어요.
“맛있겠네. 엄마랑 나눠 먹으려고 가지고 온 거야?”
예지는 엄마 말에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이걸 엄마랑 나눠먹을 수 있겠어요?
“엄마, 이건…….” 엄마, 이건 안돼. 예지꺼야(사항 판단으로 볼 때...)
예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뒷걸음 쳤어요.
자기 방으로 들어간 예지는 문을 잠근 뒤(잠그고) 방안을 빙 둘러보았어요.
‘어디가 좋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서랍 맨 아래쪽에 사탕을 숨겼어요.
‘이 아까운 걸 먹을 수는 없지. 죽을 때까지 가지고 있을 거야!’
예지는 다시 거실로 나갔어요. 그런데 못 보던 아저씨가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예지가 아저씨에게 인사를 하려고 하자 엄마가 말렸어요.
“예지야, 어서 네 방으로 들어가렴. 엄마가 말할 때까지 나오면 안 돼!”
엄마는 예지를 방으로 떠밀고는 방문을 닫았어요. 예지는 어리둥절했어요. 항상 손님이 오면 인사부터 시키던 엄마였거든요.
예지는 사탕을 꺼내 만지작거렸어요. 다시 기분이 좋아졌어요. 사탕을 보기만 해도 사탕처럼 하트모양이 마음에 뿅뿅 생기는 것 같았어요. 얼굴까지 발그레해 졌어요.
그렇게 한참이 지났어요. 이상해요. 아무리 기다려도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어요.
“엄마, 이제 나가도 돼요?”
예지는 방문을 살며시 열어서 고개를 빠끔히 내민 채 물었어요.
엄마는 대답 없이 거실바닥에 앉아 울고 있었어요. 예지는 덜컥 겁이 났어요. 엄마 품으로 달려들며 예지도 울음을 터트렸어요.
“아아앙, 엄마 울지 마!”
엄마는 예지를 끌어안고 계속 울었어요. 엄마 눈이 빨간 고추처럼 붉어졌어요.
“흑흑흑, 예지야 어쩌면 좋니?”
집안 가구를 훑어보던 엄마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어요. 텔레비전, 소파, 냉장고, 컴퓨터 등 집안에 있는 물건마다 몽땅 빨간딱지가 붙어있었어요. 거기에는 ‘압류물표목’이라고 쓰여 있어요. 예지는 그 뜻은 몰랐지만, 아주 나쁜 것 같았어요. 엄마를 슬프게 하는 것이니까요.
잠시 뒤, 아빠가 헐레벌떡 들어왔어요. 회사 일로 바쁜 아빠가 이렇게 일찍 들어온 건 처음이에요.
“여보, 미안해, 미안해. 내가 보증만 서지 않았어도…….”
아빠는 다짜고짜 엄마 앞에 무릎을 꿇었어요.
“흑흑흑, 우리 이제 어떡해요?”
엄마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힘없이 물었어요.
“일이 수습되는 동안 당신은 예지 데리고 장모님에게 가 있는 게 좋겠어.”
아빠가 예지를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었어요. 아빠 눈도 촉촉해졌어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아빠는 없었어요. 일어나자마자 뽀뽀로 인사를 해 주던 엄마도 오늘은 웃지도 않았어요.
“예지야, 많이 먹어.”
아침밥을 차린 엄마는 예지 옆에 멍하니 앉아 있었어요.
“엄마도 먹어요. 그래야 힘 나지.” 엄만 밥 안 먹어?(이유도 모르는데 힘을 내라는 말은 좀 그렇네요)
예지는 엄마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그제야 엄마는 꾸역꾸역 밥을 먹었어요.
“예지야, 외할머니 집에 가자.”
밥을 먹자마자 엄마가 가방을 챙겨 나왔어요.
“엄마, 오늘은 유치원에 안 가요?”
“응…….”
엄마는 이유도 말해주지 않고 짧게 대답했어요. 예지는 외할머니를 만나는 건 좋았지만, 승민이를 못 보는 건 슬펐어요.
“엄마, 잠깐만.”
예지는 방으로 가서 서랍 속 사탕을 꺼내 얼른 호주머니에 넣었어요.
“엄마, 이제 가요.”
예지가 엄마 손을 잡으며 씩씩하게 말했어요.
외할머니 집으로 가는 고속버스 안이에요.
엄마가 이상해요. 얼굴색이 점점 하예지고 식은땀을 흘렸어요. 예지는 걱정이 되어 엄마 얼굴만 쳐다보고 있어요. 외할머니 집에 도착하자 엄마는 거의 울상이에요.
“어엄마아, 나 아파아.”어- 엄마아, 나 아파아
엄마는 외할머니를 보자마자 앓는 소리를 했어요.
“아이고, 에미야. 어데가 아프노?”
외할머니가 가방을 건네∨받으며 물었어요.
“아침 먹은 게 체한 것 같아요.”
엄마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간신히 대답했어요.
“얼른 들어가자. 체한 데는 따는 게 최곤 기라.”
외할머니는 엄마와 예지를 방으로 데리고 갔어요.
“엄마 손은 약손. 숙이 배는 똥배.”
외할머니가 엄마 배를 쓰다듬으며 흥얼거렸어요.
“할머니, 예지도 그 노래 알아요. 엄마가 예지 아플 때마다 불러줬어요.”
예지도 외할머니랑 같이 따라 부르며 엄마 배를 문질렀어요.
“예지 손은 약손. 엄마 배는 똥배! 엄마, 예지가 문질러 주는 게 훨씬 좋지요? 할머니 손은 거칠어서 까슬까슬하지만 예지 손은 보드랍잖아요!”
예지 말에 엄마랑 외할머니가 슬며시 웃었어요.
외할머니는 엄마 등과 손을 쓰다듬고 나서 반짇고리에서 바늘을 꺼냈어요. 뾰족한 바늘을 엄마에게 들이대려는 순간이에요.
“아악, 무서워요.”
엄마가 몸을 움츠리며 손가락을 부르르 떨었어요. 가장이 너무 심해요
예지는 엄마가 외할머니 앞에서는 아기가 된 것 같아 피식 웃음이 났어요.
“쪼매마 참아라.”
외할머니는 엄마 손을 꼭 잡고는 엄마 엄지를 바늘로 땄어요.
“엄마아, 엄마악!”
엄마가 자지러지듯 소리쳤어요. 손가락에서 검붉은 피가 났어요. 옆에서 지켜보던 예지는 눈을 질금 감았다가 떴어요.
“엄마 아파요? 예지가 ‘호’, 해 줄게요.”이럴 때는 높임말 보다 "엄마 아파? 예지가 호 해 줄까?" 하는 말이 더 유치원생 답고 친근감이 가지 않을까요?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엄마 손가락에 입김을 불었어요.
“엄마, 이제 괜찮아요? 그럼, 예지랑 놀아요.”
예지는 엄마 손을 잡아끌며 들뜬 목소리로 물었어요.
“우리 딸, 엄마 좀 쉬고 싶은데. 미안해서 어쩌지.”
엄마는 기운 없이 말하고는 돌아누웠어요.
“말해봐라. 무슨 일 있제? 니는 신경 쓰는 일이 있으면 잘 체한다 아이가. 전화도 없이 갑자기 내려 온 것도 이상하고…….”
외할머니는 엄마에게 바짝 다가앉아 엄마를 다그쳤어요.
“일은 무슨……. 그냥 엄마 보고 싶어서 왔어요.”
“아이다. 뭔 일 있다. 예지야, 니는 아나?”
“엄마 마음에도 빨간 딱지가 붙어서 아픈가 봐요.”
“빨간딱지?”
“네. 어제 어떤 아저씨가 온 집안에 빨간딱지를 붙였어요. 그걸 보자 엄마가 엉엉 울었어요. 아빠는 미안하다고 사과만 하고요.”
외할머니는 말없이 누워있는 엄마를 바라보았어요.
“엄마…… 미안해요. 전 왜 엄마 가슴에 대못만 박는지 모르겠어요.”
엄마는 어깨를 들썩이며 조용히 흐느꼈어요.
밖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니 창문을 톡톡 때리기 시작했어요.
“할머니, 빨간약 있어요?”
“빨간약?”
“네. 엄마는 예지가 다치면 빨간약 발라 줘요. 그거 바르면 다 낫는데요. 엄마 가슴에 약 발라줘야겠어요.”
“예지야, 니 엄마는 마음이 아프니까, 바르는 것보다 먹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데이. 속이 든든하게 잘 먹어야 빨리 낫제.”
외할머니와 예지의 대화를 듣던 엄마가 머리를 매만지며 일어나 앉았어요.
“예지야, 엄마 안 아파.”
그러고는 외할머니를 향해 애써 콧소리를 내며 말했어요.
“엄마아, 나 엄마표수제비가 먹고 싶어요.”
“안 된다. 체한 아가 밀가리 음식은 와 묵을라카노?”
외할머니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어요.
“땄더니 이제 다 나았어요. 봐요. 멀쩡하잖아요.”
엄마는 외할머니 보란 듯이 팔에 힘을 불끈 쥐었어요.
“그래 먹고 싶나? 니는 비만 오면 수제비 찾더라. 알았다. 내가 얼른 해 주꾸마, 누워있거라.”
외할머니는 예지를 데리고 부엌으로 갔어요. 그러고는 냉장고에서 생수통을 꺼냈어요. 삐뚤어진 글씨로 ‘복분자액’이라고 쓰여 진 빨간 통이에요.
“네 엄마에게는 이게 빨간약이제. 밀가루반죽에 넣어서 수제비 만들어 먹자.”
외할머니는 밀가루도 꺼냈어요.
“예지야, 만져봐라. 우리 밀이라 빛깔도 곱제. 이 할미가 직접 키운 거 아이가.”
그러고는 빨간 복분자액을 넣어 밀가루 반죽을 만들었어요. 예지도 외할머니를 흉내 내며 조물조물 반죽을 치댔어요.
“이만하면 반죽은 됐다. 예지야, 할미랑 호박 따러 가자. 수제비에 넣어 먹게.”
외할머니가 밀가루 묻은 손을 탈탈 털며 말했어요.
“네, 예지가 제일 예쁜 걸로 고를게요.”
예지는 외할머니 손을 꼬옥 잡고서 텃밭으로 갔어요. 예지는 텃밭 가는 걸 좋아해요. 외할머니가 키우는 채소는 맛도 좋지만 직접 따는 게 더 재미있거든요.
“아이고, 예뻐라. 하루새 많이도 자랐네.”
외할머니가 텃밭에 있는 채소들을 바라보며 말했어요.
“할머니, 예지가 예뻐요,(?) 호박이 예뻐요? 당연히 예지가 예쁘죠?”
예쁜 호박을 고르던 예지는 정말 궁금했어요.
“엄마랑 아빠 그리고 승민이는 내가 제일 예쁘다고 했어요!”
외할머니가 대답 없이 빙그레 웃기만 하자, 예지가 약이 올라 소리쳤어요.
“승민이는 누구냐?”
“남자친구요. 유치원 같이 다녀요. 이것 보세요, 하트모양사탕도…….”
예지는 자랑하듯 말하며 호주머니를 뒤졌어요.
“아아악! 난 몰라. 으아앙!”
갑자기 예지가 울음을 터트렸어요. 엄마 몰래 호주머니에 꼭꼭 숨겨온 사탕이 없어졌대요.
외할머니는 텃밭이랑 집 구석구석을 뒤졌어요. 예지 울음소리에 엄마도 뛰어나와 함께 찾아봤지만 헛수고였어요.
“예지야, 나중에 할미가 사탕 많이 사 줄게. 우선 수제비 만들어 먹자.”
외할머니가 구슬려도 예지는 “내 하트모양사탕 찾아내!”라고 떼를 쓰며 울기만 했어요. 예지는 가슴이 콕콕 아팠어요. 엄마는 예지를 업어서 토닥여주며 달랬어요.
“에미야, 하트모양이 어떤 기고? 이래 만들면 되나?”
어느새 부엌에 들어갔던 외할머니가 엄마에게 물었어요. 손에 빨간색으로 물든 하트모양 밀가루 반죽을 엄마에게 내보이면서요.
“하트모양을 어쩜 그리 예쁘게 빚었어요?”
엄마 말에 외할머니는 흡족하게 웃으며 다시 부엌으로 들어가 수제비를 끓였어요. 예지가 딴 호박도 썰어 넣고요.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났어요.
“예지야, 수제비 먹자.”
외할머니가 상을 차리고 예지를 불렀어요. 예지는 끄떡도 안 해요. 밥상에 돌아앉아 계속 훌쩍였어요.
“이야! 맛있어요.”
엄마는 예지 마음도 모르고 수제비만 후루룩 먹었어요. 뜨거워서 입김을 호호 불어가며 외할머니표 묵은 김치랑 같이요. 이마랑 코 주위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어요.
예지는 그런 엄마가 미웠어요. 자기는 엄마 배도 문질러 주고, ‘호’도 해 줬는데.
“이거 하트모양 사탕 아니야?”
수제비를 먹던 엄마가 큰소리로 말했어요. 엄마 말에 예지가 벌떡 일어나 앉았어요.
찾았어요! 수제비 안에 숨어있었어요. 그새 승민이가 준 것보다 하트모양이 더 커졌어요.
“엄마, 그거 예지거야!”
예지는 얼른 한입에 쏙 넣었어요.
“거기 여기 숨어 있었나?”
외할머니는 엄마와 예지 몰래 서로 눈을 껌벅였어요. 둘 사이에 비밀이 있나 봐요.
“꿀맛이에요! 예지도 한 그릇 다 먹을 거예요.”
하트모양 수제비는 예지가 최고로 좋아하는 짜장면보다 훨씬 더 맛있었어요. 사탕처럼 달콤하고 부드럽게 스르르 목을 타고 넘어갔어요. 어느새 엄마는 두 그릇, 예지는 한 그릇을 뚝딱 다 비웠어요.
“아, 잘 먹었다! 속이 확 풀려요.”
엄마가 불룩해진 배를 쓰으윽 문지르며 외할머니에게 말했어요.
예지도 생글생글 웃었어요. 외할머니표 빨간 수제비는 신통방통한 약인가 봐요. 예지랑 엄마의 아픈 마음이 거짓말같이 싹 나은 걸 보면요.
작품 잘 읽었습니다
입에 침이 고이네요.
근데 그렇게 애타게 찾던 하트모양 사탕을 찾자마자 바로 한입에 쏙 넣어 꿀꺽 삼켜버리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그럼 정확한 주제가 뭐예요? 감이 영 안 잡히네요.
하트사탕 이야기에 빗보증, 빨간딱지, 아빠가 엄마앞에서 무릎 꿇기, 외할머니집 가는 버스안, 엄마 배 아프기, 예지가 엄마배 쓰다듬어 주기, 손가락 따기 등등 소재가 너무 많아요
『예지가 좋아하는 남자친구한테 받은 하트사탕을 잃어버려 실망하고 속상해 하자 할머니(혹은 엄마)가 예지를 달래려고 수제비를 만들면서 하트 수제비를 만들어 예지 수제비 그릇 맨밑에 넣어 줬는데 예지가 고집을 피우고 속상해 수제비를 안 먹겠다고 우기다 배가 고파 할수 없이 수제비를 먹는데 그속에서 하트모양 사탕을 찾아 예지가 기뻐하면서 사탕을 잃어버려 상민이에게 미안했던 마음의 상처가 자연히 달래지는 것』으로 다뤄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제 생각이구요. 하지만 넘 재미 있고 입에 군침이 돌아 이야기의 감칠 맛이 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제 것도 못하면서 주제가 넘었죠?
다음 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