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역사상 최초로 데뷔전 우승, 그것도 wire-to-wire로 우승을 거머쥔 그녀는 그 이후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연이어 태영배 한국여자오픈에서 아쉬운 역전패로 준우승을, 서경오픈에서는 상위권을 사수했다.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한국오픈에서 준우승을 한 것이 아직도 아쉽지만 올 시즌 많은 대회가 남아있기에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 대회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그는, 어두웠던 비구름이 막 자취를 감추고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던 인터뷰 당일의 그 일기처럼 당찬 희망의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유소연, 승리를 말하다
유소연 프로와의 인터뷰는 간결했다. 군더더기 없는 말솜씨에 간결한 표현은 그의 깔끔하고 세련된 인상과 어울렸다. 솔직하고 담백했던 그에게는 올 시즌 상승세에 대한 비결을 물으며 시작했다.
“올 초 시즌 전 연습 때 유독 볼이 맞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그만큼 연습에 더욱 매진했고, 실전에 와서 그 효과가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유소연은 노력한 만큼 뭐든지 돌려받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매 경기 시 최선을 다해 치른다. 꼭 우승을 하지 못해도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경기라면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 누군가의 “올 시즌 몇 승 정도의 우승을 올리고 싶냐”는 질문에 특별히 승수에 대한 목표보다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는 그의 말은 우승을 향해 질주하는 그의 노력이 지금도 철저히 계속 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울림과도 같았다.
경기 전날 밤 코스 공략도를 살피고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유소연은 전날과 당일 정해진 계획되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불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징크스이지만 되도록 그 징크스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애쓴다는 그는 어린 나이가 무색할 만큼 강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었다.
유소연, 가족은 나의 힘
음감이 뛰어났던 유소연은 바이올니스트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초등학교 특별활동을 통해 골프를 접하게 되었을 때도 그는 바이올린을 손에서 놓치 않았었다.
그러나 중2 앞으로의 진로를 정해야 했을 때 망설임 없이 골프를 선택했다. 열심히 하면 하는 만큼 눈앞에 보이는 자신의 성장이 만족스럽고 좋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야 노력한 만큼의 피드백이 돌아오는 바이올린에 비해 바로바로 확인이 가능한 골프는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골프를 선택한 순간부터 지금에 오기까지 가족의 전폭적인 지원은 그를 늘 다독여주며 올바른 성장으로 이끌어주었다. 늘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엄마와 함께, 가족의 응원 속에 프로 생활을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유소연에게서 험난한 프로생활에도 여유로운 미소와 안정감이 느껴지던 것은 무한한 신뢰를 보내주는 가족이 있기에 가능했다. 주일마다 예배를 드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욕심을 비우고 가족의 사랑으로 마음을 채운다는 그의 미소가 마치 그의 앞날을 보는 것처럼 밝기만하다.
유소연, 꿈이 있어 빛나는
유소연은 LPGA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일본 리그까지 포함 한 3~4년 후쯤에는 모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될 때 차분히 LPGA에 입성할 계획이다. 그 후의 미래에 대해서는 아직 어리다며 말하기 부끄러워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 후 이쁜 가정을 이루고 싶다.
의류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만큼 골프웨어에 관련된 사업도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가정을 꾸리고 난 그 후가 되지 않을까 한다. 같은 또래의 친구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프로 골퍼라는 직함을 떼면 또래와 다를 바 없는 그는 자신이 받은 가족의 사랑을 자신이 엄마가 되어 똑같이 나누고 싶어 한다. 프로로서의 꿈과 여자로서의 꿈을 동시에 꾸고 있는 열아홉 프로의 모습이다.
유소연의 훈련은 피트니스와 더불어 필라테스를 병행한다. 필라테스를 하고나면 기분전환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잘 먹고 푹 쉬고 언제나 휴식기의 절반은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떨며 또래의 활기를 만끽한다는 그는 친구들과의 시간이 너무나 즐겁다고 한다. 올 여름 휴식기가 찾아오면 친구들과 보고 싶은 영화를 실컷 보고 실컷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며 벌써부터 기대에 들떠있는 그는 영락없는 귀여운 열아홉 소녀다.
‘현재에 충실하자’ 는 좌우명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유소연이 존경하는 두 여자 프로가 있다. 당당한 커리어우먼 스타일로 필드에서의 멋있는 플레이를 하는 박지은 프로와 국가대표 상비군 시절부터 쌓아온 인연으로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인품과 실력에 절로 존경을 하게 된 신지애 프로다. 경기 진행 중 상대방의 경기운영에 예민하게 신경 쓰게 되고 자신의 실수가 그 날의 경기운영에 방해를 주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유소연은 필드에서 멋있는 플레이를 연출하는 박지은과 신지애의 흔들림 없는 실력을 이어받아 그가 존경하는 그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선수이고 싶다.
특히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한국오픈에서는 역전패의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기에 앞으로의 모든 대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지는 한편 현재 총 8억원의 상금이 걸려있는 가장 큰 규모의 대회인 하이원컵에서의 우승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가장 큰 우승상금이 걸려있는 만큼 많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거라 생각되는 이 대회에서 특별히 우승을 거머쥐고 싶다. 자신이 처음 골프채를 잡은 그 시절부터 자신을 지도해온 교수님과의 농반 진담반의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이다. 교수님과의 약속을 절대로(^^)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올 8월 말에 있을 하이원컵에서의 우승이 아버지와 같은 교수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오늘 날 자신을 있게 해준 모든 이들에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고 있는 그의 마음가짐은 그가 잠시 반짝하고 사라질 선수가 아닌 그의 최종 목표인 LPGA 명예의 전당에 오를 그날까지 지켜보고 싶게끔 한다.
노력한 만큼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그 마음이 영원히 그의 좌표가 되어 올 시즌 그리고 앞으로의 있을 골퍼로서의 인생이 험난한 가시밭길 보단 순탄하게 펼쳐질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