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이 유유히 흐르는 언덕배기.
영남제일관 바로 옆에 위치한 대구 최고급 호텔 '인터불고'에서 오르가니스트 조명자 교수의 파이프오르간 독주회에 참석하고자 호텔로 갔다.
빛깔 번쩍 대리석이 깔린 바닥과 현란한 고급 크리스탈 조명등이 괜히 사람을 기죽게 한다.
겨우 물체에 불과한 놈들이 괘심하게도 말이다.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과 로비층에서 열리고 있는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진열되어 있는 상품들도 구경했다. 한복을 입은 작은 수제품 인형들의 가격이 보통 40만원대이다.
이렇게 비싼 걸 누가 사가지?
음~~외국인들은 선물로 살지도 몰라.
로비를 둘러보다 거대한 항아리가 예사롭지 않아서 자세히 살펴본다.
북한에서 만들어 진 것인데 크기가 거의 일정한 작은 소라껍질을 70만개나 이용해서 무늬를 만들었는데 우와~~이건 정말 희귀성도 있거니와 예술적으로도 돈으로 따지기 힘들 듯하다.
단 두 개를 만들어서 하나는 김일성 주석궁에 보관되어 있고, 이 호텔에 있는 것은 북한에서 중국 길림성에 선물한 것을 길림성에서 이 호텔에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저녁을 먹기 위해 이 곳 저 곳 기웃거렸다.
가장 인기있는 곳이 뷔페식당이라는데 가격이 3만원.
으~~넘 비싸다.뷔페음식은 과식하게 되고 소화도 잘 안된다는 둥 핑계를 입에 바르면서 포기하고 2층 한.일식당으로 갔다.
가장 싼 음식이 13.000원. 꼬리곰탕 18.000원, 돌솥비빔밥 15.000원.
먹기에 무난한 꼬리곰탕과 돌솥비빔밥 위주로 시켜서 즐겁게 먹었다.
이왕 돈내고 먹는 거 분위기 즐겨가며 우아하게 고상하게 먹어줘야징~ㅋㅋ
식사를 마치고 파이프오르간 독주회를 즐겼다.
파이프오르간을 실제로 처음 보았는데 크기가 웅장하다.
한 쪽 벽면이 온통 크고 작고, 굵고 가는 파이프들이 서로 대칭적인 모습으로 배치되어 있다.
벽에 설치되어 있는 파이프는 오르간과 연결되어 참으로 묘한 금속의 울림 소리가 다양한 색깔로 연주되고 있다.
발과 손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혼을 다해 연주를 하는 모습에서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때론 부드럽게 때론 격렬하게...
음의 소리도 그에 맞추어 부드럽게 격렬하게 웅장하게 춤을 춘다.
돌아오면서도 파이프오르간의 소리를 기억하고 음미하며 신들린 듯 연주하는 오르가니스트의 손놀림과 발동작을 떠올려 보았다.
첫댓글 오르가니스트 조명자 :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교회음악과 교수 및 음악대학장 / 오르간 계간지 발행인 / 영산아트홀 상임오르가니스트 / 대구 인터불고 호텔 상임 오르가니스트
저는 이래저래 이득이 많심더.....가져다 주시는 여행기에다,체험담 등등....앉아서 눈동자 굴리는 수고만 좀 하면 다녀 온 것 같은 자세함이 묻어 나오니 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