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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 |
글씨 쓸 때 적당한 붓 크기
글씨를 쓸 때는 어떠한 붓이 적당한가?
서예를 쓰는데 있어서 강한 붓[狼毫]으로 쓰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부드러운 붓[羊毫]으로 쓰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문제는 서예계에서 줄곧 쟁론이 되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강한 붓이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부드러운 붓이 좋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자기의 습관에 의거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옛사람은 그 일을 잘하려고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공구를 날카롭게 하여야 한다고 하였으니 우리도 붓에 대한 인식을 올바르게 하여야만 글씨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강한 붓과 부드러운 붓은 모두 글씨를 쓰는 도구지만 성능면에서 오히려 다른 점이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붓털의 강하고 부드러움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필봉의 장단과 살찌고 파리함의 구별이 있는 것이다.
강한 붓은 필봉이 짧고 탄력성의 폭이 적고 내제된 힘이 없기 때문에 한 번 먹을 찍어 글씨를 쓰면 점과 획은 이룰 수 있지만 면은 이루지 못한다. 또한 필두가 날카롭고 강하면 단지 매우 가는 필획만 쓸 수 있기 때문에 작은 글씨를 쓰기에 적합하다. 만약 강한 붓으로 큰 글씨를 쓸 경우에는 표현력에도 한계가 있어 강렬한 느낌을 주지 못한다. 부드러운 붓의 필두는 둥글고 건장하며서도 길기 때문에 먹물의 함유량이 많아 쉽게 사방으로 쓸 수 있으며 마른 먹이나 축축한 먹으로도 충분히 영활하게 움직일 수가 있다. 그리고 탄력성의 폭이 크고 내재된 힘이 있어 한 번 먹을 찍으면 점과 획은 물론이고 면까지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굵고 가는 획, 길고 짧은 획, 마르고 축축한 것들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고, 신축성이 강하여 붓의 사면팔방을 골고루 쓸 수가 있다. 따라서 작은 글씨의 해서에서부터 아주 큰 글씨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글씨를 쓸 수 있기 때문에 풍부한 예술적 표현을 할 수 있다.
서예는 표현을 추구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먼저 음률과 리듬감이 있어야 한다. 이런 리듬감은 붓을 운용할 때 붓을 일으키고 누르고 꺾고 머무르게 하는 데에서 발생하게 된다. 용필에 있어서 장봉(藏鋒)과 회봉(回鋒) 등은 분명하고도 함축적인 교대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글씨가 판에 박은 듯하여 부자연스럽고 생동감이 없게 된다. 글씨를 쓸 때에 부드러운 붓 또는 강한 붓을 막론하고 연구해야 할 것은 붓을 일으키는 부분과 짜임새에 대한 부분이다. 그러나 부드러운 붓으로는 장봉과 회봉의 완전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데 이것은 붓을 엎는 방법으로 붓을 일으키고 짜임새를 제대로 짤 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고 소박하면서도 둥글고 착실한 맛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한 붓으로 붓을 돌릴 때 자연스럽지 못하여 장봉과 회봉을 표현하기에 곤란한 점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면 부드러운 붓을 운용하여 안진경(顔眞卿), 유공권(柳公權), 구양순(歐陽詢), 우세남(虞世南) 등의 글씨를 쓰면 점과 획이 부드러우면서 후박하게 되어 필의가 생동감이 넘치고 자연스럽게 된다. 때때로 붓 잡은 손을 한 번 움직이기만 하여도 붓을 일으키는 곳의 윗면이 평평하면서도 만족하게 되고, 붓을 맺을 때 가볍게 한 번 누르면 외형이 완전히 차게 된다. 그러나 강한 붓으로 이러한 점과 획을 표현하려고 장봉과 회봉을 사용함녀 생경하고 판에 박은 듯이 나오게 되며, 붓을 운용할 때 정신을 집중시켜 조심하지
않으면 붓털이 삐져나와 거칠게 되므로 소박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지 않게 된다. 또한 윗획과 아랫획의 호응관계에 있어서 만약 부드러운 붓을 사용하게 되며 단지 가볍게 한 번 움직이는 붓의 추세에 의하여 이것이 암시되며, 이어서 계속 글씨를 쓰게 되면글자의 형세도 붓을 따라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므로 앞뒤의 호응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부드러운 붓으로 무겁게 누르면 굵은 획이 나오게 되고, 가볍게 뽑으며 가는 획이 실같이 나와 매우 자연스러우면서도 생동감이 있으며, 굵고 가는 획이 서로 교차하기 때문에 풍부한 리듬감이 있어 상쾌한 기분을 자아내게 한다. 대체로 강한 붓으로 이러한 것을 표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며 더욱이 큰 글씨에 있어서는 더욱 곤란하다. 다음으로 서예는 모든 글씨체를 막론
하고 획에 있어서 살과 힘줄과 골격을 추구하려고 하는데 이것은 붓과 이것을 운용하는 기교의 결정체다. 만약 좋은 솜씨를 가진 서예가가 있다 하더라도 좋지 못한 붓으로 글씨를 쓰게 되며 아무래도 정확하고 훌륭한 작품을 하기는 힘들 것이다. 만약 초서를 슴에 있어서 탄력성이 풍부한 부드러운 붓으로 쓴다면 종횡으로 휘두를 수 있으며, 먹을 한 번만 듬뿍 묻혀도 몇 자 또는 몇 줄까지도 쓸수가 있고, 굵고 가는 획 또는 강하고 부드러운 획 심지어 먹의 농담에 이르는 변화까지도 나타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강한 붓으로는 이러한 기세를 표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필봉에 묻히는 먹물에도 한계가 있으며 탄력성도 적기 때문에 부드러운 붓을 사용하였을 때처럼 다양한 리듬감과 기세가 부족하여 효과적인 예술감
각을 창출할 수가 없게 된다.
반백응(潘伯鷹)은 "만약 큰 글씨의 해서나 전서 혹은 예서를 쓸 때 양호(羊毫)를 사용하면 우아한 맛을 나타낼 수 있다." 라고 하였다. 이것은 매우 정확한 말로서 해서·전서·예서 등의 글씨는 장봉과 회봉을 중심으로 하는 필법을 주로 쓰는 것이고 단숨에 내려긋는 글씨가 아니기 때문에 멈추는 곳에서 왕왕 함축과 후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양호의 붓을 사용하면 힘은 능히 솥을 들 정도이며 기는 침착하게 가라앉힐 수 있어 골격과 기세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 만약 강한 붓을 사용하게 된다면 획이 단순해지고 판에 박은 듯하게 되므로, 더욱이 축축한 붓으로 윤기를 표현하고 마른 붓으로 기세를 취하는 법도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강한 붓보다는 부드렁누 붓을 써야지 서예의 지수를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다.
엣사람들의 경험을 빌리면 부드러운 붓을 사용할 때에는 붓을 높이 들어 팔의 힘을 제대로 활용하여야 한다. 반천수(潘天壽)는 양호가 손에 가장 적합하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초보자는 물론이고 기초가 잡힌 사람도 유의하여야 할 문제인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부드러운 붓으로 글씨를 쓸 때 붓을 엎으면 그대로 주저앉게 되어 이것을 다시 일으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붓의 탄력성에 관한 문제가 아니고, 팔의 힘이 부족하거나 너무 붓으 눌러 필봉의 탄력을 잃게 하기 때문이니 꾸준히 노력하여 이것을 극복하여야만 부드러운 양호의 특성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종합하여 말하면 붓을 선택할 때에는 강한 붓보다는 부드러운 붓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이것에 대한 문제를 어떤 사라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도 있겠지만 한단계만 실천하게 되면 자연히 그 속에서 유익함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능숙한 서예가는 붓을 가리지 않는다.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 |
종이의 기원과 종류
▶종이(화선지)
문방사보(우) 중에서 종이는 서.화 용구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재료이다. 종이의 청정무구한 흰 색깔은 수묵과 함께 동양인의 마음과 미의식을 잘 대변해 준다. 종이의 발명은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 커다란 공헌을 하였고, 특히 동양에서는 글씨와 그림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된 구심점이 되었다.
▶종이의 기원
동양(중국)에서 종이의 발명은 동한시대 때 채륜이 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역사상 종이의 발명은 역사를 훨씬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으로부터 3600∼4000 여 년 전(채륜이 종이를 만든 시기보다 2000여 년이 더 앞선)에 이집트 사람들은 나일강변에서 자라는 파피루스라는 식물섬유를 원료로 하여 식물내피를 가공하여 종이를 만들었다.
중국에서는 상고시대 때 거북이의 껍질이나 죽간, 목간, 비단 위에 글씨를 쓰고 기록하였으나 서한시대 (BC 206∼224)에 이르러 마포(식물인 마)의 원료로 식물성 섬유종이를 만들어 사용하다가 동한(BC 25∼221)시대에 와서 채륜의 제지법이 나옴에 따라 종이의 제지방법이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이후 당.송 시대에 와서 종이 제조기술이 향상되어 품종과 품질이 다양해지고 명대에 이르러 선덕 연간에 '선지'가 제조되기에 이른다. 그 후 청대에는 종이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지고 좋은 질의 종이가 만들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채륜이 발명한 제지술은 우리나라 삼국시대 때 유입되었고 그후 6세기경 고구려 승 담징이 먹.붓과 함께 일본으로 전하였다.
▶종이의 제조법
종이를 만드는 방법은 원료나, 혼합하는 방법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먼저 깨끗이 다듬은 닥나무의 껍질을 벗겨 건조시킨 다음 백피를 물에 담궈 두었다가, 메밀대나 콩짚대를 태워 만든 재로 잿물을 내어서 삶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예로부터 종이를 만드는 사람은 삶는 과정을 제일로 여겨, 좋은 날을 택하였는데, 그것은 닥이 너무 삶아지거나 덜 삶아져도 좋은 종이를 얻어낼 수 없으며, 한 번 잘못 삶아진 닥은 다시 삶아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삶은 닥을 맑은 물에 여러번 씻어서 잿물기를 제거한 다음, 남아 있는 티를 일일이 골라낸다.
그 다음, 넓적한 돌판위에 올려 놓고 떡메로 쳐서 섬유를 곱세 분쇄킨다. 이러한 과정을 '고해한다'고 한다. 고해된 것을 지통에 넣고 뜨는 것인데 이때 '황촉규(속칭 닥풀)'이라는 식물 뿌리의 즙을 진윤제로 섞는다. 이 닥풀은 날씨가 더워지면 삭아버리는 성질이 있어서 종이는 여름철보다는 서늘하고 건조한 가을이나 겨울철에 뜨는 것이 좋다.
닥섬유와 닥풀을 섞을 때는 종이의 용도에 맞추어서 경험이 많은 사람이 적당히 혼합한다. 혼합할 때 골고루 풀어지라고 대막대기로 휘젓는데 이 과정을 '풀대친다'고 한다.
풀대질을 한 다음 대나무 세초발을 발틀에 얹어서 섬유를 고르게 떠낸다. 이것을 '물질한다'고 하는데, 이 물질을 하는 일이야말로 종이를 만드는 사람(지장)의 숙련된 솜씨가 가장 잘 드러나는 중요한 과정이다. 닥풀의 혼합 정도와 물질하는 솜씨에 따라서 종이의 두께가 결정되는 것은 물론, 종이바닥의 곱고 거친 정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장 한장 떠낸 종이를 습지라고 한다. 습지는 하룻밤 동안 무거운 돌로 눌러놓아 서서히 물기를 뺀 다음 건조시키는데, 건조방법도 옛날에는 진흙담이나 온돌 방바닥에 습지를 붙여 건조했는데, 요즈음은 대부분 불에 달군 철판 위에서 건조하고 있다.
건조가 끝나면 일단 종이가 완성되는 것이지만, 여기에 다시 도침(다듬이 방망이질)을 하여 곱고 윤기나게 다듬음으로써 재래식 방법에 의한 종이는 비로소 완성된다.
이렇게 다듬이 방망이질을 하여 한 장의 종이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사람의 손을 아흔아홉 번 거치게 되고, 마지막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한 번 더 만져서 일백번의 손을 거친다 하여 종이는 일명 '백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종이의 종류와 용도
종이는 선지와 당지로 구분하고 용도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눈다.
㉠선지
* 단선은 한 장으로 된 질이 얇은 화선지로 화선지 중에서 가장 용도가 넓게 쓰인다. 이 종이는 먹색과 붓맛이 좋아 중국의 선주, 복주에서 많이 생산되고 주원료는 대나무, 볏짚을 사용하며 종이색이 비교적 부드럽고 물의 확산력이 좋아 고급 화선지로 쓰인다.
* 래선은 단선을 두 장 겹쳐서 만든 두꺼운 종이로 선질이 견고하고 질감이 호방하고 시원하나 물 확산력은 완만하다.
* 옥판전은 당나라 때 만든 상품의 선지로 윤기가 나고 정교하다. 이 종이는 질이 단단하고 두꺼운데 가격이 높다. 주원료는 볏짚과 담피이다.
* 라문선지는 꽃무늬가 있는 종이인데 선질이 단선보다 좋고 햇빛에 비춰 보면 아름다운 무늬 결이 보인다.
* 호피선은 호랑이 무늬가 있는 화려한 종이이다.
* 냉금선지는 종이면이 금박·은박으로 칠해져 있어 모양이 매우 아름다운 종이이다.
* 두부선은 종이질이 비교적 단단하고 수묵의 흡수력이 부족하나 독특한 분위기를 나타낸다.
*방고선은 엷은 갈색을 염색한 선지이다. 수묵의 흡수력과 확산이 좋고 종이질이 대단히 부드럽다.
㉡당지
* 당지는 광의의 뜻으로 중국 화선지를 대표하며 협의의 뜻으로는 대나무를 표백하여 닥나무를 넣어 만든 종이이다. 종이의 색과 질에 따라서 일번당지, 이번당지로 나눈다.일번당지는 황갈색이고 두꺼우나 종이 면이 거칠다. 이번당지는 연한 황색이고 엷고 매끄러운 느낌이 난다. 당지는 선지처럼 심하게 번지지 않으며 먹이 번지는 효과가 좋고 가격이 경제적이어서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인다.
▶우리 나라의 종이
우리 나라에서는 언제 누구에 의해서 제지 기술이 도입됐는지는 알 수 없고 오직 중국, 일본 문헌 중에서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다만 [고려사]에 종이와 관계되는 짤막한 문장이 군데군데 있고 백제 고이왕 52년 (서기 285년) 에 왕인 박사가 천자문과 논어를 일본에 전해 준 사실로 미루어 보아 당시 조지법과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으리라 생각된다.
석가탑신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다라니경] 이 현존하는 최고의 한지이며 당시의 지조술이 우수하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우리 나라의 제지술은 불교와 함께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때 신라의 백무지 및 고려의 아청지 등은 매우 질이 좋은 종이였으나 조선 시대에 이르러 장인 정신의 결여와 조정에 종이를 조달하는 민폐 때문에 제지 기술이 발전되지 못하였다.
* 시전 - 우리 나라에서는 시전을 매매하기 위해 상품화한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인지 종류가 많지 않으며 색채나 판화도 정교하고 화려한 것이 거의 없다.
* 고어전 - 가로, 세로가 모두 19cm이고 1.7cm의 줄간이 8행이며, 네 둘레에는 12mm와 4mm너비의 모자선을 이중으로 두루고 모선 안에는 상하 좌우의 물고기나 꽃무늬를 그려 넣고 있고 색깔은 엷은 밤색으로 소박하면서도 아취가 있는 종이이다.
* 낙천 - 가로가 13cm이고 세로가 23cm 크기의 백지에 8행의 행간이 있으며 연꽃과 백로, 수초를 그려 넣고 있고 줄과 그림이 주홍색이며 [樂泉]두 글자가 있다.
* 동려주간 - 크기는 낙천과 비슷한데 행간이 없고 한 장에는 연꽃과 수초를 다른 한 장에는 대나무를 밤색으로 인쇄하였다.
* 색지 - 우리 나라 시전은 아름다운 색깔이나 풍기는 문향으로 볼 때 중국 시전만 못하지만 지질이 좋고 색깔이 고상함은 중국을 앞선다. 순창의 색지는 한일합방 이후까지도 성행했으며 본고장은 남원이라고 한다. 남원은 예로부터 종이의 명산지라 색지를 생산했을 가능성은 많으나 문헌상이나 물적으로 증빙될 만한 자료가 없다. 색지에는 색지 두루마리, 색간지, 운문지, 홍패지 그밖에 각종 간찰지 등이 있다.
* 색지 두루마리 - 가로 47cm, 길이가 25cm 크기의 6종류의 색지를 이어 붙여 총 길이가 14m 57cm나 된다. 색깔수는 다홍 6장, 진남색 4장, 가지색 6장, 연옥색 5장, 진노랑 6장, 초록 5장이다.
* 운문지 - 마블링처럼 여러 가지 모양의 구름이 서로 얽혀 이리저리 움직이는 듯한 구름무늬가 있는 종이이다. 만드는 방법은 종이 크기보다 약간 큰 그릇에 물을 붓고 종이를 담근 후에 좋은 먹을 진하게 갈아 먹물을 여기 저기 몇 방울씩 떨어뜨린다. 그 먹물이 이리 저리 구름처럼 번져나갈 때 물에 잠긴 종이를 살짝 들어올리면 구름처럼 흩어진 먹물이 고스란히 종이에 앉게 되고, 이것을 그대로 말린다. 먹물 외의 다른 책색도 마찬가지이다.
* 홍패지 - 홍패는 문과의 회시(문.무과 초시에 합격한 자가 서울에서 다시 보는 복시)에 급제한 사람에게 주는 증서(교지)이다. 붉은 바탕 종이에 급제자 이름과 성적, 등급을 적는다. 두꺼운 장지 3장을 합했기 때문에 매우 두껍고, 붉은 바탕에 금박점이 점점이 떨어져 번쩍거리기 때문에 우아하고 화려한 종이이다.
* 색간지 - 가로 55cm, 길이 28cm의 색지에 1.5cm의 행간 33행이 붉은색으로 그어져 있다. 낙은지(은박가루를 뿌린것)이기 때문에 앞뒷면을 막론하고 밤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것처럼 아름답다.
▶한지의 특성과 종류
한지의 특성은 질기고, 수명이 오래 간다는 것 외에도 보온성과 통풍성이 아주 우수하다. 한지의 우수성은 양지와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즉, 양지는 지료 PH 4.0 이하의 산성지로서 수명이 고작 50∼100년 정도면 누렇게 황화현상을 일으키며 삭아버리는 데 비해, 한지는 지료 PH 9.0 이상의 알칼리성지로서 세월이 가면 갈수록 결이 고와지고 수명이 천년 이상이나 장구한 것이다. 또 한지는 자연현상과 친화하는 성질이 있어서 바람을 잘 통해주고 습기를 빨아들이고 내뿜는 성질이 있는 반면, 양지는 바람이 통하지 않으며 습기는 조금 빨아들이나 건조시는 제 힘을 못 이겨 찢어지고 만다.
한지는 살아 숨쉬는 종이라면 양지는 뻣뻣하게 굳어 있는 종이이며, 한지가 수줍어하면서도 넉넉한 마음씨를 지닌 시골아가씨 같다면 양지는 새침하고 되바라진 도회지 아가씨로 비유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 종이는 예로부터 중국에서도 높이 평가하였는데, 도륭이 쓴 『고반여사』에서 고려지를 소개하기를, "견면으로 만들었으며 빛은 희고 비단 같으며, 단단하고 질기다. 여기에 글씨를 쓰면 먹빛이 아름다운데 이것은 중국에서 나지 않기 때문에 진귀한 물품이다."라고 하였다. 한지는 종류에 따라 그 명칭도 다양한데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호정지 - 함경북도에서 재배하는 귀리짚으로 만든 황색의 한지로서 우리나라 고래로부터 생산된 명물인데 일병 북지, 북황지라고도 한다. 백색의 한지를 백지라 하는데 한지를 필사하는 데 편리하도록 방망이로 다듬이질을 한 백지를 말한다. 또 가는 털과 이끼를 섞어서 뜬 종이를 태지라 한다.
* 곡지 - 곡지(미지·가지지라고도 함)는 사경용의 종이로 저피를 원료로하여 만든 것이고, 갈대를 원료로하여 수록법에 의해 만든 고대 우리나라 한지로 로화지가 있다.
* 상지 - 상지는 도토리나무로 물들인 닥지인데 주로 니금, 사경의 서사에 이용되었다.
* 장지 - 장지는 주로 전라도 지방에서 생산되었으며 지질이 두껍고 질기며 지면에 윤이 나서 문서 기록용으로 쓰인다.
* 태상지 - 태상지는 전라도 산 해태를 섞어서 종이를 뜬 것으로서 문양이 아름다운데 옛날에는 <어음>에 쓴 종이로 지질이 강하다.
그밖에 생록의 한지(뜬 대로의 종이)를 생지라 하고, 우리나라 고대 한지의 일종으로서 봉서에 사용하는 단치가 있다. 또 도침백지라하여 홍두깨에 말아서 다듬이질을하여 광택을 낸 백지로 옛날에는 글씨를 빨리 쓰기 위해서 이러한 방법을 많이 사용하였다. 예지는 책의 겉표지에 사용되는 백지를 말하고 외장지는 지질이 두껍고 질기며 지면에 윤기가 나서 휘장용 종이로 쓰인다.
▶종이의 관리와 보관하는 법
종이를 잘 보관한다는 것은 간단한 것 같으나 어려운 일이다. 습기가 많으면 종이가 습기를 흡수하여 눅눅해지고 곰팡이 등의 해를 받기 쉬우므로 건조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너무 건조한 곳에 두면 지질이 변하고 물을 먹지 않아 글씨나 그림을 그리기에 불편하다. 또 종이는 직사광선을 받지 않게 해야 한다. 햇빛이나 불빛에 오래 두면 종이가 쉽게 상하고 색이 누렇게 변해 버린다.
종이는 수분을 쉽게 흡수하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해 두면 벌레나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므로 종이 보관시는 한장 한장을 구김없이 펴서 방충제와 함께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는 것이 좋고 오래 보관할 때에는 방충제를 넣어 두는 것이 좋다.
종이는 만드는 사람이 다르고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종이의 크기·규격도 따라서 일정하지 않다. 대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화지(화선지)의 크기는 가장 큰 것은 길이가 4자(120cm)×6자(180cm), 3자(90cm)×6자(180cm)정도이고, 일반 화선지는 2자 2치(66cm)×4자 1치(123cm)정도이고, 작은 한지는 2자 6치(85cm)×2자(60cm)정도이다.
* 참고문헌 : [고려대학교 한국화회] *
첫댓글 안녕하세요. 지나가는 대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과제로 붓에 대한 자료 조사 하는 과정에서 찾은 작성자분의 글을 보고 복사를 하고 싶은데 안되서 이렇게 댓글 남깁니다. 너무 유익하고 좋은 글이라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복사 금지 해제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