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 및 볼거리
♣ 바위의 현란함 강진 주작산(약 47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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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과 강진의 경계를 이룬 주작산(약 475m) 능선은 전형적인 암릉길이다. 그동안 지척에 있는 두륜산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특유의 거칠고 까다로운 바윗길 덕분에 이제 남도의 대표적인 암릉산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주작산은 주작이 머리를 서쪽으로 돌린 형상을 하고 있어 멀리서 보면 덕룡산처럼 날카롭지 않고 두루뭉술하다. 그러나 이 산을 직접 올라 본 사람은 첩첩 이어진 날카롭고 거친 암릉에 그만 혀를 내두른다. 이 산의 정상에서 작천소령 북쪽 능선에 올라 바라보는 강진의 산하 또한 일품이다. 특히 가을에는 산 아래 펼쳐진 논정 간척지와 사내 간척지의 황금물결이 볼만 하다. 정상 뒤쪽은 해남 대흥사가 있는 두륜산이다.
옛부터 이산에는 8명당이 있다고 하여 풍수지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데, 장군대좌(將軍大座), 노서하전(老鼠下田), 옥녀탄금(玉女彈琴), 계두혈(鷄頭穴), 정금혈(井金穴), 월매등(月埋燈), 옥등괘벽(玉燈掛壁), 운중복월(雲中覆月) 등의 8개 대혈을 일컬음이다.
주작산은 두륜산에서 동쪽으로 뻗어 내린 산맥이 오소치에서 멈춘 뒤, 거친 기세로 솟아 오른 바위능선 한 귀퉁이에 솟아 있다. 그것도 주능선이 아닌 동쪽으로 조금 삐져나온 지능선 상에 위치한다. 그래서 주작산 산행은 이 주봉을 오르기보다 오소재 - 작천소령으로 연결되는 산줄기 전체를 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작산 줄기는 북으로 덕룡산(432.9m)과 석문산(272m) - 만덕산(408.6m)까지 이어진 긴 능선의 일부 구간이다. 이 산자락의 대부분 구간은 바위 봉우리와 벼랑으로 형성되어 보는 맛이 탁월하다. 특히 주작산 구간은 톱날 같은 암릉이 길게 이어져 아기자기한 산행의 묘미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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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산 산행은 접근이 편리한 오소재에서 시작해 작천소령으로 답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초창기에는 산이 거칠고 길도 없어 10시간 이상 걸렸지만, 이제는 우회로가 많이 생겨 시간이 많이 단축됐다. 건각들은 주작 - 덕룡산 줄기를 하루에 답파하기도 한다. 위험한 구간에는 어김없이 로프를 매어 놓았지만, 아직도 아찔한 구간이 많으니 초심자가 낀 팀은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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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산 산행은 해남군 삼산면과 북일군을 이어주는 오소재 고갯마루에서 시작된다. 표지리본이 달려 있어 등산로 입구는 큰 어려움 없이 찾을 수 있다. 산길은 짙은 완만한 경사의 숲을 가로질러 첫 번째 바위 봉우리 쪽으로 이어진다. 길은 넓지 않지만 뚜렷하고 확실하다.
가시덤불을 헤치며 15분쯤 가면 커다란 바위봉우리가 앞을 가로막는다. 정면에 보이는 갈라진 틈을 따라 멋진 조망이 터지는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 봉우리 북쪽 사면을 따라 뚜렷한 우회로가 나 있다. 이 봉우리를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암릉산행이 시작된다.
오소재를 출발해 30분 정도 가면 362m봉에 올라선다. 계속해 다음 봉우리인 401.5m봉을 지나 억새와 진달래가 어우러진 안부를 통과해 다음 암봉에 이르기까지 크게 어려운 곳은 없다. 길이 뚜렷하고 바위 곳곳에 페인트로 화살표를 그려놓아 더욱 진행이 수월하다. 화살표는 오소재를 산행들목으로 삼은 이들을 기준으로 그려져 있었다. 어지럽게 바위가 널려 길이 헷갈릴 만한 곳에는 영락없이 화살표가 나타난다.
진달래와 억새가 군락진 안부에서 보이는 암봉에서 412m봉까지 600여m 구간이 가장 까다로운 암릉지대다. 톱날 같은 바위봉우리 사이로 우회로와 직등로가 엇갈리며 재미있게 연결된다. 위험스런 하강 구간에는 포르가 설치되어 있다.
암릉지대를 통과해 삼각점이 박혀 있는 427.7m봉에 오르면 자그마한 초원이 펼쳐진다. 이 봉우리 정상에서 작천소령까지 10여 개 이상의 봉우리를 지나야 한다. 고갯마루가 손에 잡힐 듯 가깝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427.7m봉에서 암봉을 4개가량 지나 내려선 안부에서 동쪽으로 사면으로 희미한 족적이 나타난다. 관악사라는 암자로 이어진 탈출로다. 주능선에서 암자까지는 200여m 거리로 위급상황 발생시 하산코스로 이용할 수 있다.
갈림길을 지나 다시 바위봉우리 7개가량 돌고 넘으며 통과하면 작천소령 고갯마루에 닿는다. 억새가 우거진 넓은 안부에서 하산은 서쪽의 임도를 따른다. 수양리조트를 경유해 수양리가지 이어진 마을길을 이용해 도로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