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복 없는 국민과 사학분쟁 조장
( 가사 1 ) 지도자 복 없는 국민
조선일보 2009년 1월 12일
“ 지도자 복(福)' 없는 국민 ”
"대통령, 내각, 여·야 지도부까지 모조리 무기력·무능·무책임
이들을 나라의 航路에서 지우고 새 지도자그룹을 만들어내야"
( 글 :김대중·고문 )
지도자는 위기(危機)에 빛난다고 했던가.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다.
세계가 무한경쟁에 나서서 기존의 체제가 흔들리고 있고
국민의 살림살이가 크게 쪼들려서 위기다.
그런데 국민과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빛이 보이지 않는다.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내각, 여당과 야당의 지도부, 국회의장,
그리고 심지어 전직 대통령까지 국민의 믿음을 저버리고 있다.
국민을 실망시키며 분열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각기 정치놀음에만 몰두하고 있다.
대통령은 무기력하고 정권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은 매일 교과서 같은 말을 쏟아내지만 알맹이가 없고
매가리가 없다.
쇠고기파동 이후 그는 과단성과 결단력을 잃었고 국민은 그에
대한 신뢰를 잃었으며 야당과 좌파는 그를 깔보기 시작했다.
국회 폭력사태도 거기에 연유한다.
여당의 지도부는 한마디로 지리멸렬 그 자체다.
원외(院外)인 당대표도 무기력해 보인다.
누구도 그에게 무게를 두지 않아 그야말로
물 위에 뜬 기름 같은 처지다.
원내에서 당을 이끈다는 원내대표는 172석의 다수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힘에 겨운 모습이다.
앞으로 나가지도(강행) 못하고
뒤로 물러서지도(협상) 못하는 무능력의 표본이다.
여당 내 최고의 실력자는 자신의 '당내 야당' 역할을 너무
의식했던지 때로 야당에 못지않은 '반대자'로 변신해
그가 여당인지 야당인지 헷갈린 적이 많다.
당이 진통할 때는 딴전 보고 있다가 막판에 나타나 스스로
정치권의 대모(代母)인 양 '재판'을 한다.
야당이 'MB악법'이라며 폭력으로 저지하고 있는 여당의 법안들을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는 법"이라며 단칼에 매도했다.
야당에도 국민에게 희망과 믿음을 주는 지도자는 안 보인다.
야당의 굴레를 뛰어넘어 무엇이 국민과 나라에
이로운 것인지의 차원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정치인은 찾아볼 수 없다.
국회가 속절없이 파행으로 가고 야당의원들의 폭력으로
민생정치가 볼모 잡혀 있을 때 야당의 지도부는 오로지
'MB 죽이기'에만 몰두했고 승부에만 집착했다.
파국이 끝났을 때 국회에서 '승리'를 자축하며
기념촬영을 하는 대목에서 국민은 야당의 존재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도자 없는 '도토리 야당'으로 4년 후를 기약할 수는 없다.
온 나라가 자기들로 인해 화가 나고 고통을 당했는데 여야의
원내대표들은 어제 한 TV프로에 나와 웃고 떠들고 노래하며
서로 치켜세우는 추태를 부렸다.
온 나라가 국회의 무능과 국회의원들의 폭력행위로 울고 싶은
심경인데 빨간 셔츠에 넥타이를 풀고 어깨동무하는 저들은
국민에게 마치 "너희들은 짖어라. 그래도 우리는 간다."는
욕설을 퍼부은 꼴이다.
저들의 뻔뻔함에 기가 막히다가도,
모자라서 그랬겠지 하는 측은함마저 생긴다.
우리는 이처럼 지도자 복(福) 없는 국민인가?
세상이 어렵고 미래가 불투명할수록 믿고 의지할 지도자가
절실한 법이다.
그런데 믿고 의지하기는커녕 국민을 실망시키고
고통을 안겨주는 정치인들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세계는 더욱 치열한 생존의 전쟁터로 변해가고 있고
적과 동지의 벽은 허물어지고 있다.
우리에게는 지혜롭고 용기 있는 지도자가 더더욱 절실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 기회일 수가 있다.
기존의 정치지도자들을
우리 미래의 항로 지도에서 지워버리고 새로운 지도자 또는
지도자그룹을 떠올려야 한다.
미국이 오바마를 만들어낸 것처럼 말이다.
어느 면에서 지도자는 국민이 만들어내는 것이고
위기가 그 기회일 수가 있다.
'피플스 파워(people's power)'는 단지 4, 5년에 한 번씩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돼먹지 않은 언필칭 '지도자'들에게 관념적으로, 맹목적으로
이끌려 다니지 말고 새로운 지도자를 키워내는 일에 눈을
돌려야 한다. 그래야 기득권자도 정신 차릴는지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정치인들의 전용 놀이터인
국회부터 손보는 일에 착수해야 한다.
국회를 개선하는 일을 국회를 개판 친 의원들
손에 맡겨서는 될 일이 하나도 없다.
시민단체들이 서명하거나 청원하는 과정을 통해
국회를 압박해서 타율적으로 정치를 고쳐나가지 않는 한,
국회의 개혁과 정치인의 자질개선은 백년하청이다.
대통령과 현 정권도 여기서부터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어차피 4년 남았다.
지방 선거를 감안하면 일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 없다.
언제까지 무기력한 정부에 머물 것인가.
정치를 개선하는 파격적 과제를 던져야 한다.
발상을 전환해서 '경제' 뒤에만 숨지 말고
일을 만들어내는 '정치'에 나서야 한다.
( 가사 2 ) 사학분쟁 조장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age.chosun.com%2Fsitedata%2Fimage%2F200901%2F12%2F2009011200059_0.jpg)
사학분쟁 조장하는 '사학분쟁 조정위(委)'
의견 갈려 분규대학에 이사 파견 못해
盧정권때 교육계 '대못'… 11명중 5명이 '진보'위원
이사파견 놓고 충돌… 지난해 위원장 사퇴하기도
( 글 : 안석배 기자 )
2005년부터 교내 분규를 겪고 있는 세종대는
교수사회가 반으로 갈라져 있다.
현 학교 집행부에 동조하는 '교수협의회'와
반대세력인 '통합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모임으로 나뉘어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인사·예산 등 학교의 주요현안을 결정하는
이 학교 이사회는 현재 공석(空席)이다.
지난해 6월 30일 학교 임시이사들의 임기가 끝났지만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새 이사들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분규 조장하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
분규사학 문제 해결을 위해 출범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가 출범한 지 1년이 넘었다.
그러나 파행 운영으로 인해 오히려
사학분쟁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학교 분규를 겪으면서 임시이사가 공석인 학교는
광운대, 상지대, 세종대, 조선대 등 4개 대학.
이들 대학 임시이사 임기는 지난해 6월 30일자로 끝났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11일 "사분위 위원 간 견해차가 커
분규사학에 정이사를 파견해 정상화할지, 임시이사를 재(再)파견할지
몇 개월째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정부의 교육계 '대못'
노무현 정권 말 임기 2년으로 임명된 사분위 위원은
총 11명. 당시 대통령이 3명, 국회의장이 3명,
대법원장이 5명을 추천했다.
당시 정권의 성격으로 이들 11명 위원 중 5명이 '진보' 진영에서 왔다.
주경복 건국대 교수와 박거용 상명대 교수, 김윤자 한신대 교수,
채종화 부산경상대 교수,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교수 등이 그렇다.
이 중 주 교수와 김 교수, 채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천을 했고,
박 교수와 이 교수는 임채정 전 국회의장이 추천한 케이스다.
주경복 교수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출신으로
지난해 전교조 지원으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귀호 위원(전 대법관)은 지난해 11월 20일
위원장 직을 사퇴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주경복 위원 등이 분규 사학을 좌파세력에 넘겨주려고 하자,
정 전 위원장이 이에 대한 반발표시로 사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 때 진보인사 대거 사학운영 참여
주명건 전 세종대 이사장과 김문기 전 상지대 이사장,
조무성 전 광운대 총장 등
분규사학의 구재단측은 사분위를 강력히 비판한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 때 파견된 좌파성향 임시이사들이
학교 경영을 망쳐놨는데 이들과 '코드'가 같은 좌파 사분위 위원들이
정이사를 선임하도록 맡겨둘 수 없다"고 말했다.
세종대 구 재단 관계자는 "좌파 성향 인사들이 학교운영에 참여하면서
학교 집행부를 자신들과 같은 코드인사로 채용했다"며
"몇 년 더 이런 인사가 반복되면 학교가 좌파세력에 넘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교 갈등 조장 사분위 유지해야 하나"
이같이 사분위 위원 간, 구 재단과 현 학교 집행부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지만 교과부는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일부 교과부 간부는 진보성향의 사분위 위원을 감싸고
돌아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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