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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역사, 동서양 인형사의 비교, 인형극의 개념
1. 동양의 인형사와 인형극
1) 옜날 인형의 역할, 복을 기원
인형의 역사는 아득한 원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자기 자신과 닮은 것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는 일찍부터 돌이나 풀, 나무뿌리 등을 이용한 인형의 창작으로 이어져왔다. 흙으로 짐승의 형상을 만들어 모시는 ‘토템’이나 ‘토우’ 등이 인형의 시작이었다. 처음은 종교적 의례나 주술적인 목적이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이유로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후로도 퍽 오랜 시간 동안 장난감이나 놀이용, 미술적인 감상의 대상이 되지는 못했다. 주로 종교적 의레나 행사, 기복신항 등에 많이 쓰였기 때문이다. 옛날 사회에서 인형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소호신 역할이 있다. 인형은 집안이나 마을의 수호신이다. 마을 입구에 세우는 장승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장승은 나무를 깎고 다듬어 만드는데, 그것은 마을을 표시하는 이정표임과 동시에 부정한 것을 쫓는다. 둘째, 재액을 막는다. 인형을 주술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건 동서고금을 막론한다. 우리나라에서 질병이나 재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만든 ‘액막이인형’이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자기와 닮은 인형을 만들어 불에 태우거나, 개울에 떠내려보내는 관습 역시 그와 맥락이 같다. 다른 한편으로는 ‘저주’의 도구로도 이용되었다. 사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늘꼽는 인형이 그에 대한 예시다. 끝으로 인형은 기원에 상징으로도 쓰였다. 일본에서 비가 오지 않길 바라며 매다는 우비 인형(테루테루)가 좋은 예시이다.
2) 우리나라 인형, 소박하고 아기자기
서양의 앤틱 인형은 도자기나 밀랍 등으로 만들어져 패션이나 장식용으로 널리 퍼졌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형은 그에 비해 재료나 형태가 소박하며 검소하다. 물론 ‘인형’이라는 것 자체가 사치품의 성향을 띄기 때문에 상류층 인형은 소박함보다는 멋내기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인형의 재료는 크게 두 부분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서민층의 인형이고, 다른 하나는 반가와 궁중의 인형이다. 일반에서 널리 쓰이는 재료로는 진흙, 자투리천, 나무, 지프라기, 풀잎 등이고, 사대부나 궁중에서 향유하는 것은 비단이나 종이, 도자기 등이 있다.
(1) 도자기 인형, 동양의 앤틱
중국에서 전해진 인형이다. 도자기를 사람 형태로 빚어내고 가마에 구워 색과 유약을 칠해 완성한다. ‘도자기 인형’의 시초는 ‘진시왕능’의 ‘부장품’이라할 수 있다. 크기는 손가락만한 것에서부터 사람 크기까지 다양하다. 손이 많이 가고 재료가 고가다보니, 주로 상류층의 장식용으로 사용되었다. 도자기라서 자칫 깨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지만, 아름답고 예술적인 면에서 중국과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편 중국의 도자기는 ‘마르코 폴로’를 통해 서양으로 건너가 유럽에서 ‘앤틱 인형’의 시초가 된다.
(2) 비단 인형, 화사한 귀티
양반이나 궁중에서 쓰인 인형이다. 재료가 고급스럽기 때문에 상류층만이 향유할 수 있었다. ‘비단 인형’ 안에 솜을 넣어 누벼 폭신하게 만들기도 했다. 인형의 옷에는 금박 장식을 하거나 구슬로 각종 액세사리를 만들어 화려하게 꾸몄다. 주로 궁중이나 반가에서 공주와 옹주, 어린 아씨들의 놀이감으로 애용되었다.
(3) 종이 인형, 장례에서 공예로
중국에서 발달해, 우리나라에 전해진 인형이다. ‘종이 인형’은 중국에서는 장래 절차에서 쓰였는데, 한국에서는 장식과 공예품으로 발전했다. 초기에는 한지를 접거나 오려서 만들었지만, 나중에는 형형색색의 화선지를 활용하게 되었다. 개중에는 단순한 종이접기의 영역을 벗어난 섬세한 작품들도 많다. 종이로 만들었기 때문에 불에 약하고, 찢어지기도 쉽다. 오늘날에는 한지공예 및 종이공예의 한 분야로 여겨지고 있으며, 인형에 옷칠을 해서 보존성을 높이고 있다. 그뿐 아니라 미술과 학습 등의 공작 활동에서도 쓰인다.
(4) 지프라기 인형, 농사의 파수꾼
일반에서 폭넓게 활용된 인형이다. 나무를 뼈대로 삼고, 그 위에 새끼줄을 꼬아 만들었다. 거기에 모자나 헝겊으로 만든 옷을 입혔다. ‘지프라기 인형’은 놀이용보다는 주로 논밭에 세워두고 허수아비로 활용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술적인 용도로도 암암리에 쓰였다.
(5) 풀 인형, 알콩달콩 속굽놀이
문자 그대로 길가에 자라는 풀을 꺾어다 만든 인형이다. 먼저 논이나 밭두렁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각시풀’을 따다가 손으로 살살 비벼서 연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걸 머리를 땋듯 엮어 댕기를 드리거나, 쪽진 모양을 만든다. 그것을 나뭇가지에 묶고, 숱이나 먹으로 가지에 얼굴 형상을 그린다. 간혹 헝겊이나 자투리천으로 각시 옷을 만들어 입히기도 한다. 이때 ‘풀각시’의 짝으로 ‘풀실랑’도 함께 만들었다. ‘풀인형’은 주로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속굽장난이나 인형놀이를 할 때 애용되었다. 단, 놀이가 끝나면 ‘풀인형’을 반드시 변소에 버리도록 했다. 이것은 ‘풀 인형’이 ‘짚프라기 인형’처럼 주술에 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6) 진흙 인형, 질박한 삶
말 그대로 진흙을 구워 만들었다. 주로 옹기장이들이 생계를 위한 부업으로 제작했다. 흙으로 빚어 가마에 구웠는데, 도자기처럼 유약을 바르지 않고 물감으로 색을 칠했다. ‘진흙 인형’은 보통 장식용이나 공예품으로 썼기 때문에 손에 올릴 정도의 작은 크기가 많다.
(7) 헝겊과 콩주머니 인형, 우리 아기 장난감
대개 바느질을 하다가 남은 자투리천으로 만들었다. 때문에 ‘헝겊 인형’의 옷은 알록달록 여러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크기는 옷에 매달 수 있을 정도로 작다. 보통 집에서 노는 유아기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애용되었다. 한편 헝겊에 콩이나 씨앗 등을 넣어 ‘콩주머니 인형’으로 변형하기도 했다. 자락자락 흔들리는 콩주머니 인형을 던졌다 받으며 아이들은 자연스레 손근육을 키웠다. 한편 오늘에 들어서는 장갑이나 양말 등을 이용해 교육과 놀이를 목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8) 나무 인형, 기계와 예술
‘나무 인형’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그것은 ‘사람형’과 ‘굴신형’이다. 전자는 섬세한 세공보다는 그럭저럭 사람의 형상과 비슷하게 만들었는데, 일반에서는 사내아이들의 장난감 대용으로 활용되었다. 그 후 시간이 지나 ‘굴신형’이 탄생하게 되었는데, 서양의 목각 인형과 똑같이 팔과 다리의 관절 운용이 자유롭다. 그 때문에 기술과 예술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장영실’이 만든 물시계 ‘자경루’에 소품으로 활용되었고, 특히 꼭두각시 인형극 등에 널리 쓰였다.
3) 인형극의 정의, 역사, 유용성
(1) 인형극, 또 다른 세상의 축소판
인형극(puppetry)란 극화 활동의 한 형태로서 무대에 사람이 아닌 인형(puppet)이 등장하여 연기하는 극예술이다. 인형극이라고 해서 특별한 인형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생긴 모습이나 제작 방식 등은 보통의 인형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인형극의 인형으로써 갖춰야 할 조건이나 특징은 존재한다. 인형극의 인형은 개성이 있으면서 지적이고, 표현력이 강하며, 운동성을 가진 ‘연기하는 인형’이어야 한다. 인형극은 환상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단순히 본다면 ‘인형’은 하나의 물체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인형극’의 ‘인형’은 그를 움직이는 조종자(puppeteer)의 역량에 따라 새롭게 달라진다. 인형 조종자의 손길에 따라 동작과 대사를 가지고, 관객을 극적인 환상으로 이끄는 것이다. 즉 인형극에서의 ‘인형’들은 그 자체가 말하고 살아잇는 생명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인형극’은 하나의 축소된 세계라고 볼 수 있겠다.
(2) 인형극의 기원과 역사
인형극의 기원은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기 자신과 닮은 것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는 일찍부터 돌이나 풀, 나무뿌리 등을 이용한 인형의 창작으로 이어져왔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인형들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주술이나 놀이, 교육 등을 목적으로 한 극으로 꾸며지기 시작했다.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아시아 국가 일대에서 인형극의 흔적은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대사와 움직임을 갖춘 인형극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0세기경 인도가 최초라고 전해진다. ‘아시아 인형극의 발상지’로 불리는 인도에서는 일찍부터 인형이 공중을 날며 꽃을 꺾는 등의 뛰어난 기교를 갖춘 인형극을 선보였다. 또 인도인들은 인형극에 앵무새를 사용하여
말하게 하는 등 오늘날의 관점에서도, 그 지혜가 사뭇 놀라운 인형극들을 많이 공연했다. 반면 유럽의 인형극은 1340년 당시 로마 전란으로 고향땅을 떠나 여기저기 흩어진 유랑민들이 스페인과 프랑스를 거쳐 독일로 흘러가면서 인형극 공연을 한 것이 최초의 정식 인형극이라는 기록이 남아있다. 그리하여 그리스로마문명 하에서 꽃피웠던 인형 문화는 유럽 각지에서 완성된 인형극의 형태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그것이 현대의 인형극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3) 우리나라의 인형극, 삼국시대부터
문헌상 우리나라 인형극의 첫 출발은 고구려시대로 나타나있지만, 사실상 우리나라 인형극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고대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릇과 생활기구조차도 재미있는 모양으로 만들고자 애썼고, 그러한 우리민족의 창조정신은 각종 인형과 그 인형을 이용한 인형극의 발달로 이어졌다. 고려시대 때부터 연희되어 지금까지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그 전통이 면면이 이어져오고 있는 ‘꼭두각시놀음’과 ‘발탈’은 우리나라 인형극사의 자랑스러운 보물이다. 한편, 조선시대를 지나 일제의 탄압으로 침체되어 있던 우리나라의 인형극사에 하나의 획기적인 계기가 된 것은 서양의 선교사들이 선보인 ‘기독교인형극’이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기독교와 성경에 대해 거의 무지한 상태였으므로, 서양의 선교사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기독교를 전파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선교사들은 조금 더 쉽게, 조금 더 재미있게, 지식인들에서부터 많이 배우지 못한 여성, 어린이들에 이르기까지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기에 이르렀고, 그들이 생각해낸 최고의 방법이 바로 인형극이었다. 인형극을 통한 선교는 선교사들의 상상 이상으로 매우 효과적이었다. ‘어디어디에서 인형극을 한다더라’, 혹은 ‘재미난 볼거리를 한다더라’라는 소문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들을 모으게 하는 큰 힘이 있었고, 그로써 인형극에 담긴 기독교의 교리와 복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게 되었다. 그것은 재미와 교훈, 교육적인 진실성이 훌륭하게 배합된 현대인형극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이후 ‘꼭두각시놀음’의 전통 남사당패 인형극과 선교사들이 발전시킨 ‘기독교 인형극’의 두 맥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인형극은 70년대 TV방송과 ‘국제인형극연맹’의 한국
본부의 출범으로 더욱 굳건한 위치에서 발전해왔다. 그리고 오늘날에 이르러 한국의 인형극은 하나의 대중적인 문화양식으로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 속에 더 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4) 인형극의 종류
① 손인형극
손인형극은 프랑스에서 처음 생겨났다. 기독교 인형극에서 즐겨 사용하는 손인형극은 활동이 부드럽고 안정감이 있으며,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인형을 쉽게 조작할 수 있어 아이들과 일반인들도 직접 극을 꾸밀 수 있다. 또한 제작 과정도 줄인형이나 기타 인형에 비해 간단하므로 가장 일반적인 인형극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인형의 다리가 없고 상반신만 무대에 보여 지는 경우가 많아 사실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단점이다. 그러나 손인형극의 보편성과 편리성 때문에 여전히 생동감 있는 인형극 공연에 가장 선호되고 있는 인형극 장르이다.
② 줄인형극
이탈리아가 시초인 줄인형극은 흔히 마리오네트(Marionnette)라고도 부른다. 인형에 여러 가닥의 줄을 매달아 조작하는 줄인형극은 ‘성모 마리아’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는 이탈리아의 베니스 사람들이 성경중의 성스러운 이야기를 보여주는 성스러운 상(像)을, ‘마리넷’ 즉 ‘작은 성모 마리아’, 혹은 ‘사랑하는 성모 마리아’로 부른데서 유래한 것으로 이것이 유럽 각지에 퍼져 줄인형극의 총칭이 된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줄인형극은 교회나 야외에서 주로 이루어졌고, 화려하고 정교하진 않지만 때로 설교보다 재미있고 유용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줄에 매달린 인형들이 낙하하듯, 날아다니듯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 줄인형극의 매력이다. 한국에서는 사당패에서 주로 공연했으며, ‘꼭두각시 인형극’으로 지칭된다.
③ 막대인형극
막대기를 인형 아래에 장치시켜서 조종하는 인형극이다. 무대 밑에서 인형을 다루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불편하지만, 막대가 아닌 철사, 플라스틱 등의 재료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인형의 제작이나 구조, 조정방법 등은 줄인형과 여러 면에서 비슷하나 장대를 인형의 아랫부분에 연결시켜 얼굴의 눈과 입까지도 조정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④ 그림자인형극
움직이는 인형의 형상을 스크린에 비추어 인형의 그림자를 관객에게 보이는 인형극을 말한다. 그림자인형극의 유래는 중국의 역사책 ‘사기’에서 전하고 있다. 고대 중국의 한나라 무제가 사랑하는 왕비가 죽자 마술사에게 왕비의 혼을 불러들이라 명했다. 죽은 사람의 혼을 불러들이라는 왕의 명령에 고심하던 마술사는, 왕비의 모습을 그림자 인형으로 만들어 그 인형을 흰 천에 비추어 보였다. 왕은 그 그림자 인형을 보며 마음을 달랬고, 마술사를 크게 칭찬했다. 바로 여기서 그림자인형극이 유래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손뿐 아니라, 꽃이 담긴 화분을 소품으로 활용한 ‘꽃그림자 놀이’로 풍류를 즐겼다. 그림자인형극은 검은 그림자만으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향연이 보는 이의 상상력을 더욱 북돋우는 인형극 장르이다. 하지만 흙과 백의 색상이 단조로워서 집중력을 유지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공연을 위해서는 관객을 사로잡기 위한 숙련된 기술이 요구된다.
⑤ 탈 인형극
요즘에 많이 하는 공연이다. 각종 캐릭터 탈을 쓰고, 연극하듯 펼치는 인형극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이후 뽀로로를 비롯해 각종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탈을 쓰고 하는 인형극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유언지나 각종 어린이 행사장에서 많이 애용된다.
(5) 인형극의 유용성
① 상상력과 창의력의 향상
인형극은 아이들의 창의적인 사고나 상상력을 길러준다. 아이들에게 인형극의 무대는 하나의 가장무도회와 같다. 천으로, 종이로, 실로 만든 움직이지 못하는 인형이 인형극 무대에 오르면, 왕이 되고 공주가 되고 천사가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실제로 볼 수 없는 것들을 인형을 통해 상상을 구체화시킨다. 인형극의 무대에서는 일어나지 못할 사건도 없고, 등장하지 못할 인물도 없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그것이 바로 인형극의 세계인 것이다.
② 대처력과 표현력의 증강 인형극은 아이들에게 표현력을 길러준다. 인형들이 만나고 대화하고 갈등하고 화해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은 자신이 그와 같은 상황에 닥쳤을 때는 어떻게 행동하고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된다.
③ 언어능력의 발달
인형극은 기본적으로 무대 위에서 인형들이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인형의 대화를 보면서 새로운 단어나 말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영유아들에게 인형극은 우리말을 좀 더 빨리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유소년기의 아이들에게는 인형들이 자유자재로 쓰는 다채로운 말들을 통해서 우리말을 좀 더 폭넓고 풍부하게 쓸 수 있는 기반을 닦을 수 있게 된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따로 떼어내어 습득시키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의 입에서 나온 대사 한 마디, 재미있고 새로운 단어 하나가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더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다.
④ 성격형성을 도움
인형극을 보는 동안 아이들은 주인공 인형에 자기 자신을 투사하게 된다. 책이나 이야기에 감정이입을 하는 것과 똑같다. 주인공이 수많은 갈등과 고난을 해결하고 마지막까지 꿋꿋하게 무대에 서는 것을 본 아이들은, ‘아,
나도 저렇게 잘 할 수 있어’라는 긍정적인 깨달음을 얻게 된다. 마음속에 있던 불안감, 긴장감, 부정적인 감정들은 해소되고, 자신감, 당당함, 적극적인 성격 등을 형상화할 수 있다. 지나치게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아이, 낯을 많이 가리고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을 꺼리는 아이, 대인관계에 지장을 줄 정도로 너무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아이, 말을 더듬는다거나 자기표현에 장애를 겪는 아이는 인형극을 통해 이러한 증세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이나 성격을 심어주는 내용으로 구성된 인형극은 없다. 요컨대, ‘먼저 다가가라’라든가 ‘일단 말을 걸어봐’라는 요지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담아내지는 않는다. 단지 인형의 행동으로 나타낼 뿐이다. 아이들은 밝고 적극적이고 활기찬 인형극의 세계 속에서 긍정적인 자아상을 세워나가고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수정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⑤ 문제해결능력의 향상
모든 극에는 갈등이 있고, 문제 상황이 제시된다. 그 여러 상황들은 아이들에게 문제 해결의 기회를 제공하며, 인형놀이를 통하여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게 된다.
⑥ 간접경험 제시
인형극은 아이들이 직접 경험할 수 없는 경험을 인형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인형이 아이들의 대리인으로써 여러 상황에 맞닥뜨리며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하나의 경험이나 모험으로 남게 된다.
⑦ 독서능력과 문화예술영역에 대한 관심 증가
인형극은 일종의 이야기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이야기의 즐거움을 전할 수 있다. 이는 곧 이야기의 보고(寶庫)인 문학과 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끌고,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문학과 독서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된다. 인형극은 단순히 연극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예술영역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미술, 문학, 음악, 이야기하기, 노래하기 등이 모두 인형극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인형극을 보면서 이와 같은 영역에도 관심을 보이고 새로운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인형극’을 너무 과하게 남용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너무 어릴 때 다짜고짜로 인형극부터 접하게 되면, 외려 책과 문자매체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독서’나 ‘문’에 익숙해지고, ‘읽기활동’을 먼저 한 후에 ‘인형극’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즉, 인형극은 ‘부차적’인 것이지, ‘메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⑧ 바람직한 자아정체성의 형성
인형극에 참여하는 가운데 아이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갖게 된다. 자신이 재미있어하고 흥미로워하는 적성도 발견할 수 있다. 인형극의 교훈적이고 밝은 세계는, 아이들이 쉽게 중독되는 컴퓨터 오락이나 만화의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세계보다 훨씬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로써 아이들은 안정되고 바람직한 정서를 갖게 되는 것이다.
⑨ 협동의 가치를 깨닫게!
현대 아이들의 놀이문화는 외롭고 고독하다. 아이들은 혼자서 텔레비전을 보고, 인터넷으로는 얼굴 없는 상대와 컴퓨터게임을 한다. 이런 문화에 깊이 빠져든 오늘의 아이들은
자칫하면 이기적이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아이로 자라나기 쉽다. 하지만 인형극은 여타 아이들의 놀이와는 달리 혼자 힘으로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하나의 인형극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인형들이 무대에 출연하고, 그 무대 뒤에는 그 인형을 담당한 수많은 사람들이 협동하고 땀을 흘리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래서 인형극에 직접 참여해본 아동은 물론, 인형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부단한 손놀림을 관객석에서 지켜본 아이들도, 협동의 중요성과 가치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⑩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역할을 이해하는 데 도움
아이들은 인형극을 통해서 세상은 자기 자신과 친구들, 가족들만이 살아가는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때로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만나게 되고, 때로는 자신의 이익을 다른 이에게 양보해야 될 때도 있다는 걸 인형극을 통해서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인형극은 하나의 축소된 사회이다. 아이들은 인형극을 통해 자기중심적인 존재에서 사회적 존재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얻는다. 이렇듯 인형극은 다양한 주제,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어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성 개발에 효과적이다. 또한 언어, 인지, 사회성, 정서의 발달 등 모든 면에서 폭넓은 관련성을 맺고 있어 아동 교육에 큰 효용이 있는 교육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2. 서양의 인형사, 동양에서 건너가 유럽에서 시작!
1) 포셀린 인형
포셀린 인형(pocelin doll)은 도자기 흙으로 만든 인형을 이르는 말이다. 13세기말 ‘마르코 폴로’가 중국으로부터 도자기를 유럽에 소개한 뒤 유럽인들은 도자기를 만들기 위하여 여러 가지 노력을 했다. 그리고 그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1700년대에 이르러서야 중국 도자기에 가까운 품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도자기의 원료가 되는 흙이 독일에서 생산되었기 때문에 도자기 산업이 독일에서 크게 성공했는데, 이에 착안한 독일의 인형 제작자들이 도자기를 재료로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때 독일에서 생산되은 포셀린 인형은 차이나돌과 파리안, 비스크돌의 세 형태로 발달했다. 차이나돌은 ‘본차이나 그릇’처럼 유약으로 광택 처리를 한 도자기 인형이다. 때문에 도자기와 같이 빛나는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다. 그에 반해 똑같은 도자기 인형인 파리안은 유약을 한편 쓰지 않고 구워낸 것이 특징이다. 비스크는 두 인형과는 조금 다르다. 광택 처리를 하지 않은 건 파리안과 같지만, 대신 색을 칠하여 사람의 피부처럼 보송보송한 질감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2) 비스크 인형
비스크 인형(biske doll)은 포셀린 인형의 뒤를 이어서 등장한 인형이다. 도자기처럼 구워져 만들어지지만, 유약을 바르지는 않는다. 이 인형은 몰드를 하나 만들어 놓고, 여러 개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같은 몰드로 만든 인형일지라도 화장이나 가발, 옷 등을 변형하면 마치 다른인형처럼 보인다. 또한 작업 과정에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 비스크 인형의 역사는 유럽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동서양을 비롯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여러 가지 인형종류 중 가장 사실적이고 생명력이 넘쳐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것은 물론, 도자기로 만들어져 후대에 가보로까지 대물림하는 특별한 인형이다. 비스크돌이 헝겊이나 점토로 만든 인형과 다른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부의 표현이다. 일반 도자기처럼 유약을 칠하여
번쩍이게 만들지 않아도 비스크돌은 가마에서 고온으로 구울 때 나타나는 도자기의 자연스러운 광택으로 아름답고 은은하게 빛난다. 이 빛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아서 100년 이상 된 앤틱돌이 현재까지도 사랑받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오늘날은 비스크 인형이 취미 문화로 발전되었는데, 우리나라에도 ‘한국 비스크돌 협회’가 미국의 DAG(DOLL ART-ISATION GILD)의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인형작가의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3) 나무 인형
나무 인형(wood doll)은 이름 그대로 목각으로 만든 인형이다. 인형사적 관점에서는 비스크 인형 다음에 등장한 인형으로 꼽힌다. 서양의 나무 인형은 17~18세기경에 영국에서 발견된 것이 처음이다. 물론 그보다 더 오래 전부터 목각 인형이 사용되었을 수 있지만, 인형의 틀을 갖춘 것은 17~18세기 나무 인형부터라고 알려져 있다. 나무를 깎아서 몸통을 만들고, 표면을 색칠해 만든다. 비스크 인형이 소장용이나 장식적인 가치가 높다면 목각 인형은 실용과 예술적인 면이 높다. 나무 인형의 특징은 굴신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즉 피노키오처럼 관절이 있다는 뜻이다. ‘피노키오’ 이야기 자체가 이탈리아 동화였던 것에서 알 수 있듯, 목각 인형은 주로 이탈리아에서 많이 재작되었으며 다른 나라로 전파되었다. 관절이 있어 굴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꼭두각시나 무대공연, 인형극 등에 널리 활용된다. 그러나 목각을 깎아서 만들기 때문에 몰드로 찍어낼 수 없고 대량 생산이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비스크보다는 외견이 투박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전통 인형 목각 마트루슈카는 수작업에 정교해서 특산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4) 종이찰흙 인형
이름만 보면 낯설다 싶은 인형이다. 하지만 나무 인형 다음으로 개발된 인형이다. 종이찰흙(paper Mache)로 만든 것으로, 19~20세기경에 독일과 프랑스, 미국 등에서 생산되었다. 종이찰흙 인형은 나무와 달리 몰드로 찍어낼 수 있어서 대량 생산이 가능했고 이것이 독일 인형산업의 시초가 되었다. 이때 탄생된 인형은 현대 인형의 기본틀을 갖추고 있는데, 얼굴과 손·발은 페이퍼 마쉐로 만들고, 눈은 그려넣거나 유리로 만들어 부쳤다. 한편 몸은 나무 관절을 사용하거나, 가죽을 이용해 만들었다. 이처럼 종이찰흙 인형은 주재료뿐만 아니라 요소요소에 여러 재료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만드는 인형이다.
(5) 밀랍 인형
밀랍인형(wax doll)은 19세기경 페이퍼 마쉐와 같은 시기에 생산 되었다. 녹인 밀랍을 석고로 만든 틀에 부어 인형 얼굴을 찍어내고, 유리 눈을 끼워넣고 가발을 씌워서 만든다. 밀랍인형은 나무나 페이퍼 마쉐보다 피부표현이 사실적이지만 불에 약하고 깨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비스크처럼 주로 소장용이나 장식, 전시품의 용도로 활용됩니다.
(6) 팻션 인형과 기계 인형을 지나 현대
도자기를 재료로 인형을 만들기 시작한 건 독일이다. 그러나 인형 산업이 꽃을 피운 것은 프랑스에서였다. 그것은 프랑스가 팻션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1850년경 프랑스는 비스크로 된 얼굴과 손발을 독일에서 수입해, 헝겊이나 가죽으로 몸을 만들어 인형으로 완성하는 방법을 취했다. 거기에 값비싼 레이스로 장식한 드레스와 모자, 신발, 각종 장신구까지 당시의 팻션을 집대성한 인형을 만들었다. 바로 이것이 ‘팻션돌’이다. 패션 인형은 인쇄 매체가 발달하기 전까지 유행을 전달하는 훌륭한 카탈로그의 역할을 했고 동시에 귀부인들의 사치품이 되었다. 한편 인형 사업이 태동한 독일에서는 정교한 장치를 이용한 기계 인형이 발달하게 되었다. 프랑스의 인형이 패션에 치중했다면 독일의 인형은 테엽이나 톱니 같은 기계적 장치의 힘을 빌리게 되었다. 테엽을 돌려 움직이는 인형이나, 호두깎이 인형, 추그기를 통해 말하는 인형과 눈·코·입의 움직임이 자유로운 인형 등은 프랑스의 인형과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보통 비스크와 우드, 밀랍, 종이찰흙 등의 고전적인 인형을 ‘앤틱인형’으로 구분하고, 1930년 이후에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되기 시작한 인형을 모던인형이라 부른다. 이때 1930년대는 전쟁과 공장의 파괴 등으로 앤틱인형의 생산이 중단된 시기로써 인형사의 분기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플라스틱과 비닐의 발명으로 부활하여 오늘날 아이들이 갖고 놀 수 있는 완구류로 발전 및 번영하게 되었다.
* 출처1: photomylife.tistory.com
* 출처2: blog.daum.net/avad
* 출처3: 다음 백과사전
* 자료편집 및 보충: 카페 주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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