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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OTAX]카오스&LOL#연구&토론# 원문보기 글쓴이: 담여울짱짱걸
다크나이트 20번을 넘게 보면서 알게된 사실을 공유하고자 글을 쓰는데요.
다크나이트 영화 자체가 캐릭터 설명에 그리 친절하지 않은 편이라 제가 보면서 주관적으로 파악한 다크나이트 파헤치기입니다.
유명한 영화 감독인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이런 명언을 남겼습니다.
' 영화가 줄 수 있는 놀람과 재미는 첫 장면에서 거의 결정된다. 어떻게 시작 할 것인가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은 영화를
보아줄 인내심 있는 관객은 그리 많지 않다. '
다크나이트의 오프닝인 이 조커 등장신은 위의 명언에 가장 걸맞는.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교과서적이고 인상적인 오프닝으로 꼽힙니다. 게다가 이 오프닝 만으로 배트맨이 앞으로 어떤 적을 상대해야 하는지, 조커의 비범함등 많은 것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데요. 특히나 이 오프닝 마지막 장면의 조커 대사인 ' 사람이 죽을 만큼 힘든 일을 겪게 되면 더 요상해지지 ' 는 니체의 명언인 ' 사람이 죽을 만큼 힘든 일을 겪게 되면 더 강해진다 '의 마지막 strong 을 stranger로 교묘히 바꾼 언어 유희입니다. 이 대사 하나가 조커의 성향을 너무나도 잘 드러내준다고 생각합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해 파헤쳐봅시다. 위에서 설명한 인상적인 오프닝을 보게 되고 나면 배트맨이 등장합니다. 1편에서 놓쳤던 빌런인 마약상 허수아비를 소탕하는 장면인데요. 이 허수아비를 소탕하는 과정에서 배트맨의 추종자들이 먼저 등장해 악당을 소탕하죠? 그러나 배트맨은 어찌보면 선한 축에 속하는 가짜 배트맨들까지 같이 잡아들입니다.
이는 후에 설명할 텐데 놀란 감독이 진짜 배트맨과 가짜 배트맨의 차이를 강조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됩니다.
위 장면에서 가짜 배트맨이 소리치죠. " 당신과 나와 차이가 뭔데 ? " 아직 극 초반이라 아무 생각없이 넘길 대사일 지도 모르지만 이 대사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후에 배트맨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대사죠.
허수아비와 자신을 추종하는 가짜 배트맨을 소탕한 후 집사인 알프레도와의 대화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알프레도의 대사입니다. 배트맨에게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며 묻는 알프레도에게 브루스 웨인은 배트맨에겐 그런 한계가 없다고 하죠.
그러자 알프레도는 주인님은 한계가 존재한다. 즉 브루스 웨인에게는 한계가 있다고 말하죠. 이게 무슨 뜻일까요?
어쩌면 알프레도는 이미 미래에 닥쳐올 지독하고 끔찍한 절대 악에 대해 감지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위의 대사는 알프레도가 배트맨에게 말하고 있는 겁니다. 배트맨은 절대 선이다. 하지만 브루스 웨인은 불완전한 선이다. 라고 말이죠. 배트맨은 고담에서 절대적인 선이고 또 마땅히 그래야만 합니다. 하지만 배트맨이 아닌 브루스 웨인은 아직까지는 불완전한 선이다 이거죠.
즉. 아직까지 불완전한 선인 브루스 웨인이 고담의 절대적이고 완전무결한 선이여야 하는 배트맨인 척 하면서 혹 후에 나타날 대적할 수 없는. 완전무결한 절대 악을 만나게 되면 어떻게 되겠느냐. 아마 이길 수 없을 것이니 빨리 자신이 가진 불완전함에서 벗어나야한다. 하고 경고를 하는 겁니다. 하지만 브루스 웨인은 이러한 경고를 웃어 넘기죠.
그 후 영화는 아직 조커의 존재는 작은 악당 정도로 치부해버린 채 고담의 실질적인 악당들인 마피아를 소탕하기 위해 고구분투하는 고든과 배트맨을 그립니다. 마피아 권력의 핵이라고 할 수있는 그들의 돈을 추적해 일망 소탕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다크나이트의 대단히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게 될 하비 덴트를 등장시킵니다.
위 사진은 하비 덴트가 등장 후 브루스 웨인과 모스크바 발레리나, 그리고 레이첼과 식사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레이첼은 배트맨의 연인이 아닌 하비 덴트의 연인으로 등장하죠. 많은 분들이 다크나이트의 옥의 티로 꼽는 것이 바로 이 여주인공의 존재감입니다
허나 레이첼 도슨은 극중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는 후에 설명하겠습니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전부터 하비 덴트를 관찰해오던 브루스 웨인은 여기서 그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에 확신을 얻게 됩니다. 거기에 더해서 이젠 지쳐버린 자신을 대신해 고담의 밝은 빛이 되어줄 후계자로써도 손색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되죠.
참 아이러니 하게도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대사 중 ' 죽어서 영웅이 되거나. 아니면 오래 살아서 악당이 되어 있는 자신을 보거나 ' 라는 대사가 하비 덴트의 입에서 나옵니다. 이는 후에 배트맨과 하비 덴트의 운명을 간접적으로나마 암시하고 있는 대목이죠.
그러면서 영화는 긴박하게 돌아갑니다. 마피아의 자금 추적에 실패하면서 고든은 하비 덴트가 일을 망쳐버렸다고 의심하게 되고 하비 덴트는 고든의 주위 사람들이 이미 마피아 손에 떨어진 타락한 경찰이라며 비판합니다. 그리고 마피아 자금의 중요한 핵으로 생각되어진 ' 라우 ' 마저 덴트의 관할권 밖인 홍콩으로 내빼버렸죠. 이러자 배트맨은 홍콩으로 내뺀 라우를 잡아들여 경찰에 넘기고 믿었던 ' 라우 '가 배트맨에게 잡히자 급해진 마피아들은 자신들에게 배트맨을 죽여주겠다고 제안한 ' 조커 ' 를 급히 고용합니다. 통제 불능의 미친 개의 목줄을 풀어버린 겁니다. 관객들은 드디어 고대하던 절대 악의 등장을 직감하게 됩니다.
조커의 광기가 시작되는 점입니다. 금세기 최고의 명언인 ' why so serious? ' 의 대사는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은 첫번째 사진에서 갱단 대장에게 말 한 흉터가 생긴 이유와 세번째 사진에서 레이첼에게 말한 흉터에 대한 사연이 다르다는 점입니다.왜 조커는 흉터에 대한 과거를 다르게 설명했을 까요? 이 시점에서 조커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조커는 사이코 패스라고 생각하고 계신데 이는 전혀 아닙니다. 조커는 무엇보다도 뚜렷한 자신만의 철학과 가치관을 지닌 악당입니다. 모든 인간은 악하다. 태어날 때부터 악이다
즉. 성악설을 주장하는 악당이죠. 위의 사연의 이유가 다른 것도 이러한 성악설에 기초한 겁니다. 조커는 말하고 있는 겁니다.
자신이 이렇게 된 것에 과거는 아무 의미가 없다. 난 원래 악한 것이다 왜? 인간이니까! 지구에 탄생한 많은 악당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이렇게 악하게 된 저마다의 이유가 존재합니다. 여기서 조커는 그런 자들에게 충고하는 겁니다. 니네가 악한 것을 과거 환경 탓으로 돌리지마라. 니네는 원래 악한 존재다. 그럴듯한 가면으로 포장하지마라. 라고 말이죠.
후에 영화는 점차 광기와 공포로 뒤덮힙니다. 조커는 배트맨이 가면을 벗고 자수하지 않으면 매일 사람을 죽이겠다고 말 한이래 경찰 서장과 판사를 죽였고 계속해서 경찰이며 주요 관직의 사람들을 제거하고 도시를 공포로 몰아 넣습니다.
즉. 조커는 계속해서 말하고 있는 거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악하고 너네는 교묘한 가면과 위선으로 그 악을 감추고 있을 뿐이다. 이제 내가 그 가면과 위선을 부셔주겠다. 라고 말입니다. 그에 동조하듯 고담의 시민들은 하나 둘씩 광기와 공포를 못이기고 자신의 어둠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조커는 고담 시장을 죽이겠다고 공고했고 결국에는...
시장을 보호하던 정의로운 고든을 죽이고 맙니다. 이 사건으로 이제껏 끔찍한 광기와 공포에 굴복한 많은 시민들 사이에서도 꿋꿋히 버티던 하비 덴드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계속된 광기에 절대 선일 것만 같던 하비덴트가 이성을 잃고 자신의 내면에 어둠을 살짝 내보이게 된 것이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절대 선이여야 할 배트맨마저 조커의 광기에 굴복하고 맙니다.
그러고 이성을 잃은 하비 덴트에게 배트맨이 찾아가서 이런 모습을 내 보이지 말라며 굴복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자신이 자수를 하겠다고 말해버리죠. 이미 앞서 알프레도의 경고대로 절대악인 조커를 상대로 불완전한 선인 브루스 웨인이 굴복하고 만겁니다. 그 말을 들은 하비 덴트는 배트맨에게 소리치죠, 굴복하지 말라고.하비덴트는 알았던 겁니다. 배트맨이 가진 의미를. 여기서 배트맨이 조커에게 굴복해버린 다면 고담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을 것을 직감했던 거죠. 하지만 브루스 웨인의 입장에서는 이미 배트맨의 후계자인 하비 덴트가 있으니 지쳐버린 자신에게는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는 어깨위의 짐을 내려놓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작은 악당으로만 치부했던 조커는 어느세 완전무결한 절대 악이 되어 세상을 공포에 몰아 넣습니다. 위 장면에서 브루스 웨인은 하비덴트를 만난 후 알프레도와 자택에서 대화하면서 처음으로 절대 악을 대면하게 됩니다. 이제껏 자신이 상대해본 적 없는 완전 무결한 악 앞에서 한 없이 무력한 자신을 깨닫게 되죠.
후에 하비덴트는 배트맨이 자수를 한다며 기자회견을 하는데 여기서 정말 조커의 성악설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기자회견 장면에서 잘 보시면 사람들의 반응이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배트맨의 자수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지 잘 나타나죠. 사실상 사람을 죽인 것은 조커입니다. 배트맨은 아무런 잘못이 없죠. 오히려 자신들을 악으로부터 구해온 소중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사람을 죽이는 조커가 배트맨의 자수를 요구한다고 해서 시민들도 거기에 동조해 마치 배트맨이 사람들을 죽인 냥. 배트맨 때문에 사람들이 죽는 것처럼 몰아가 배트맨을 마녀사냥 하죠. 아마 이러한 점이 아직은 불완전한 선인 브루스 웨인을 더욱 지치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조커는 배트맨에게 니가 지켜야할 존재들이 고작 이런 존재다. 그러니 너도 모두 포기하고 가면을 벗고 나에게 굴복해라. 라고 계속 배트맨에게 말하고 있는겁니다. 이런 사람들의 광기와 공포속에서도 하비 덴트는 배트맨의 후계자 다운. 절대 선 다운 말을 합니다. 배트맨의 가치와 상징에 대해 역설하면서 배트맨을 비호하고 그것이 안먹히자 자신을 배트맨이라고 밝혀버리죠. 여기서 브루스 웨인은 다시금 자신의 어께에 짊어진 짐의 무게를 실감하게 됩니다. 즉. 아직은 고담에 자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거죠. 이후 배트맨이라고 밝힌 하비덴트는 연행되고 그를 죽이기 위해 조커가 뒤쫒습니다. 여담이지만 조커가 하비덴트를 뒤쫒는 장면은 아이맥스의 극을 보여준 장면이라 극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작전 중에 드디어 배트맨에게 조커를 잡을 기회가 찾아오죠. 이 전 장면에서 조커는 총을 배트맨이 아닌 주위에 난사하는데 이는 조커가 배트맨을 죽일 의도가 없음을 암시적으로 나타냅니다. 게다가 조커는 자신을 들이 받으려는 배트맨에게 자신을 쳐달라고 혼잣말로 애원하죠. 왜 그런 것일까요? 여기서도 많은 분들이 조커가 배트맨은 자신을 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 고 있었다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조커는 말 그대로. 정말로 배트맨이 자신을 들이 받아서 자신을 죽이는 것을 갈망했을 겁니다. 왜냐 하면 절대 선으로 대변되는 배트맨이 사람을 죽인다? 이것 만큼 자신의 주장에 들어맞는 일이 어디있을까요?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배트맨은 악당을 토벌함에 있어서 단 한사람도 죽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가 도시를 극한 공포와 광기로 몰아 넣은 조커를 죽인다? 이는 배트맨이 조커의 광기와 공포에 굴복해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던 신념을 깬 일이고 죽인다는 행위
자체가 악한 행위이니 결국에는 배트맨이 조커에게 지는 상황인거죠. 하지만 배트맨은 끝내 조커를 죽이지 못합니다. 여기가 선의 무력함이 가장 극에 달하는 시점인데 조커가 왠지 아쉬운 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지나쳐버린 배트맨을 쳐다보는 장면은 정말 소름이 끼쳤습니다. 후에 쓰러진 배트맨의 가면을 벗기려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고든이 돌아와 조커를 연행하죠. 조커를 잡았다는 기쁨도 잠시. 하비 덴트가 집에 귀가하지 않았다는 정보를 입수한 고든은 급히 조커를 문책합니다. 허나 잘 들어가지 않자 배트맨에게 부탁하죠. 드디어..드디어 가장 고대하던 순간이 온겁니다. 배트맨과 조커의 대면. 절대 선과 절대 악의 대면 말이죠. 여기서 조커는 자신만의 주장을 펼쳐보입니다.인간들을 봐라. 내가 아주 작은 공포와 광기만으로도 고담의 시민들은 자신의 어둠을 내보이고 있다. 너를 쫒아내려고 하고 있다.
그들이 얼마나 어설픈 가면을 쓰고 있는지 똑똑히 봤지 않느냐.하며 배트맨을 궁지에 몰아넣죠. 여기서 불완전한 선인 브루스 웨인은 제대로 된 반박조차 못한 체 절대 선과 절대 악의 대면은 조커의 완벽한 승리로..절대 악의 승리로 끝내지면서 혹시나 영화 내내 당하기만 했던 배트맨이..절대 선이 이번에는 조커를 누르고 이기지 않을까. 선의 개념으로 악을 이기지 않을까 하는 관객들의 일말의 희망을 무참히 박살냅니다. 그리고 이 후에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될 사상 최악의 악당임을 알리는 일이 일어나고 맙니다.
이 장면, 이 대사가 제가 바로 조커라는 악당을 전대 미문의, 악당의 최 정점에 올려놓는 이유입니다. 이미 조커는 인정을 해버린겁니다. 악이 있기에 선이 있고 선이 있기에 악이 있다. 라는 것 말이죠. 예를 들어봅시다. 애초에 ' 밝다 ' 라는 개념이 없는 세상에, 오로지 ' 어둠 '만 존재하는 세상에서 과연 ' 어둠 '이라는 개념이 있을까요? 아니죠. 그 세상에서 ' 어둠 ' 이라는 것은 ' 당연한 ' 것이 됩니다. 애초에 ' 어둠 '이라는 개념 자체가 필요가 없는 것이죠. 당연한 것이니까. 즉. 선하다라는 개념이 없는 세상에서는 악하다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악하다라는 개념도 생겨날 수가 없다는 겁니다.그런 개념 자체가 아예 성립이 안되니까요. 쉽게 설명하면 선하다라는 개념이 없는 세상에서는 거지에게 내가 돈을 주어 호의를 배푸는 일도 , 내가 그 거지를 죽여 돈을 뺏는 일도 모두 같은 개념인거죠. 선 악의 개념이 완전히 사라지는 겁니다. 그걸 조커가 말하는 겁니다. 배트맨. 절대 선인 니가 있기에 절대 악이라는 개념의 나도 존재한다. 절대악이라는 개념의 내가 존재하기에 절대 선인 배트맨도 존재하는 것이다. 라고 말이죠. 그리고 후에 또 다시 조커는 이 세상의 모든 악당들을 마치 어린아이 의 수준으로 만들어버리는..절대로 해서는 안될 짓을 저지릅니다.
배트맨은 조커를 취조하는 도중 잡힌 사람이 하비덴트 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레이첼 도슨까지 잡혀있다고 조커가 말하죠. 그리고는 자신이 그 두 사람이 잡힌 곳을 안다며 위치를 가르켜줍니다. 그리고 배트맨은 누굴 구하러 갈꺼냐고 묻는 고든의
질문에 ' 레이첼! ' 이라 답하고 나가죠. 자. 여러분들은 영화를 보면서 왜 배트맨이 결국 하비덴트를 구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셨습니까? 왜 배트맨은 레이첼이 아닌 하비 덴트를 구했을까요. 답이 너무 뻔한가요.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당연한 거죠. 조커가 레이첼과 하비덴트의 장소를 반대로 알려줬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왜 그랬냐는 거죠. 만약 여러분이 악당이라면. 여러분이 굴지의 악당인데 자신을 호시탐탐 방해하려는 선한 존재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열 중에 열 모두 그 선한존재를 제거하거나 짓밟으려 들겠죠. 하지만 여기서 조커는 배트맨이. 아직은 자신에게 상대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완전무결한, 절대 악인 자신에 비해 배트맨은 불완전해 보였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불완전함은 레이첼에게서 나온다고 조커는 확신합니다. 그래서 조커는 자신이 배트맨을
완전 무결한 선으로 만들어 주기로 결정하죠. 절대 선이란 본디 사사로운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오로지 정의만을 위한 선입니다.
이제껏 배트맨은 절대 선으로 보였으나 레이첼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너무나도 불완전한 모습을 보이죠. 하비덴트를 노리고 모금회에 침입한 조커를 대적할 때도 배트맨은 레이첼을 구하기 위해 모금회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뒤로한 채 레이첼을 구합니다. 조커는 이에 레이첼이라는 여자가 배트맨에게 소중한 사람이고 그것때문에 배트맨이 불완전한 모습을 보인다고 확신하였으며 배트맨이 레이첼을 구하러 갈 것이라고 생각하며 위치를 반대로 가르켜줍니다. 배트맨은 본의 아니게 자신에게 소중한 레이첼을 구하지 않고 고담에 더 필요한. 고담의 미래이자 자신의 후계자였던 하비덴트를 구하게 됨으로써 사사로운 감정을 버린, 오로지 도시의 정의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절대 선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것도..아이러니하게도..절대 악인 조커에 의한 타의로 말이죠.
즉..조커는 소름끼치게도 자신의 손으로 자신에게 가장 방해될지도 모르는. 아직은 자신에게 상대가 되지 않던 불완전한 선을 완전한 선으로 진화시켜버리는 선택을 합니다.
이게 왜 소름돋는 선택인지 설명을 하자면 앞서 말한대로 조커는 선이 있기에 악이 있고
악이 있기에 선이 있다는 논리를 폅니다. 자신은 완전 무결한 악인데 그를 상대하는 배트맨이 완전 무결한 선이 아닌 불완전한 선이라면? 조커가 가진 악의 개념의 가치가 하락하겠죠
즉. 자신이 가진 완전 무결함이 불완전한 선에 의해 불완전한 가치를 지닌 악이 되버린 겁니다. 이에 조커는 완전 무결한 악으로 확실히 거듭나기 위해 배트맨을 완전 무결의 선으로..
자신이 가진 악의 가치에 걸맞는 선으로 끌어올려준거죠. 즉. 이 선택으로 배트맨만 완전 무결한 선으로 거듭난 것이 아니라 조커도 진정으로 완전 무결한 절대 악의 개념으로써 거듭나게 된 겁니다.
그리고 배트맨이 희생을 감수하고서도 구했던 하비 덴트는 결국 투페이스로 타락해 재탄생되고 맙니다. 여기서 앞서 잠깐 언급했던 레이첼 도슨이 가진 의미가 극대화가 됩니다. 그 의미란 절대 선의 두 존재. 하비 덴트와 배트맨에게 동일한 크기의 시련입니다.
왜 놀란 감독은 1편에서 배트맨과 썸을 타던 레이첼을 갑자기 다크나이트에서 뜬금없이 하비덴트의 연인으로 출연시킨 것일까요.
그리고 다크나이트에서 브루스 웨인은 레이첼의 미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까요. 이는 감독이 배트맨의 절대 선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하비 덴트와 배트맨에게 동일한 성질의, 동일한 크기의 시련을 주고 타락하지 않는. 같은 절대 선인 하비덴트마저 나락으로 끌고간 시련을 이겨내는 배트맨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여담이지만 레이첼이 죽고 난 후 알프레도가 레이첼이 브루스 웨인에게 남긴 편지를 브루스 웨인이 모르게 태우는 장면이 있는데 이는 레이첼을 잃고 상심에 빠진 브루스 웨인에게 그 편지마저 보여주면 고담의 마지막 희망인 배트맨마저 무너지게 될까봐 알프레도는 그 편지를 웨인에게
보여주지 않고 태워버립니다. 어떻게 보면 알프레도는 이미 이 영화의 모든 것을 꿰뚫는 존재라 할 수 있겠군요.
아무튼 조커는 하비 덴트에게 너의 내면의 악을 ' 계획 '이라는 어설픈 가면으로 숨기려 하지마라. 니가 쓴 그 어설픈 가면 때문에 니가 뭘 잃었는지 봐라. 며 하비 덴트를 투페이스라는 악당으로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배트맨은 결국 조커를 잡기 위해 결단을 내리게 되고 결국 조커와 배트맨은 두번째 대면에 이릅니다.
이 장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조커의 게임이 실패로 돌아가게 된 것인데요. 한 쪽 배에는 사형수들이, 한 쪽 배에는 일반 시민들이 탑승한 배에 각각 폭탄을 설치해
두고 상대 쪽 폭탄을 터트릴 수 있는 스위치를 각 배에 주어줍니다. 사실 제 생각입니다만
아마 이 스위치는 상대의 배를 터트릴수 있는 게 아닌, 자신이 탄 배를 터트리는 스위치라고
확신합니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조커는 여기서 두 배 모두 터지는 모습을 배트맨에게
보여줌으로써 절대 선인 배트맨을 비웃고 그를 타락시키려 들지만 정말 기적적이게도 두 배
모두 터지지 않죠. 여기서 조커는 처음으로 자신의 철학과 다른, 선과 대면하게 됩니다.
이제껏 성악설을 주구장창 주장해왔고 그 사실들을 증명함으로써 절대 선이었던 하비덴트
조차 타락시키고 이제 배트맨마저 타락시킬려고 했던 조커가 선한 시민의 모습을 봤을 때
과연 기분이 어떠했을까요. 이 부분이 극에서는 처음으로 등장하는 절대 선이 절대 악에게
승리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비록 타의지만 절대 선으로 등극한 배트맨이 절대 악인 조커와의 두번째 대면에서 조커의 논리에 반박함으로써 비로써 브루스 웨인의 불완전한 선이
진정한 의미의 절대 선으로 올라섰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후에 배트맨은 하비 덴트가
타락했다는 말을 조커에게서 듣고 고든이 위험하다는 소식을 알고 곧바로 고든에게
향합니다.
이미 조커의 설득에 넘어간 하비 덴트는 운만이 이 불공평한 세계에서 가장 공평한 것이라고 믿는 투 페이스로 거듭나 이미 경찰 두 명을 살해하고 무고한 갱단 대장의 마로니의 부하마저 살해한 체 고든에게 죄를 묻기 위해 고든의 가족과 고든을 납치합니다.
고담의 절대 선이 한 순간에 복수심에 불타는 허무주의적인 절대 악으로 돌아서게 된 거죠. 여기서 배트맨은 진정한 의미의 절대 선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어찌됬든 투 페이스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투 페이스가 죽어버렸고 고담을 빛으로 밝혀 줄 백기사가 복수의 화신이 되었다는 잔인한 사실만이 고담의 시민을 기다리고 있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배트맨은 자신이 그 죄를 덮어쓰기로 결정합니다. 즉. 자신이 악당이 되어서라도 고담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관철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영웅보다 더 상위의 절대 선으로 거듭나게 되죠. 이러한 결정에 고든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고담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어둠의 기사 다크나이트의 숭고한 결정에 그는 거부할 수 조차 없었을 겁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앞서 하비덴트가 말했던데로 악당으로 타락해버린 하비 덴트는 죽어 영웅이 되었고 진정한 선, 절대 선으로써 고담을 조커의 마수로부터 구하고 모든 것을 묵묵히 짊어진 배트맨은 악당이 된 현실을 보며
씁쓸함을 감추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배트맨은 극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게 됩니다. 고담을 묵묵히 지켜보는 어둠의 감시자...고담을 위해 모든 것을 내 던진 다크나이트로써..맨 처음 등장한 가짜 배트맨과의 차이를...그들과 다른..영웅보다 더 숭고한 어둠의 기사로 탄생하게 되는 거죠.
자 지금껏 명작 다크나이트에 대해 파헤쳐봤는데요.
솔직히 이 영화는 정말 몇번을 봐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어쩌면 히스레저가 살아있었다면 후속작인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더 대작이 됬을 수도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선인지 악인지 확실히 판단이 서지 않는 애매모호함을 지닌 캣우먼,
복수를 위해 배트맨에게 육체적으로 최강의 고통을 안겨주는 베인
거기에 더해서 끊임 없이 배트맨에게 정신적인 고통과 타락을 종용하는 조커까지..
아마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몸집만 큰 생각없는 공룡이라는 평은 조커라는 거대한 축이 없어져서 일지도 모르는 겁니다. 이러한 속성과 비슷한 류의 영화를 하나 꼽자면 스파이더맨2이죠. 이제껏 영웅물들은 영웅의 액션과 활약상에
중점을 둔 반면 다크나이트와 스파이더맨2는 영웅이 어째서 그 영웅으로 탄생하는지. 그리고 영웅으로 존재하기 위해
겪는 괴리감과 고뇌등을 담아낸 작품은 이 두작품이 유일하지 않나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