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람들은 아주 신경을 미세하게 씁니다.
우리는 대충대충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도 특별히 대충대충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처음 일본에 가서
우리 기숙사 동네를 걸어다니다 보니, 눈에 띄는 것이
그 산밑의 한적한 촌동네 같은 곳도
집 사이사이에
논도 있고 밭도 있는 그런 동네에서도
아스팔트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줄이 그어져 있습니다.
교통과 관련한 표지 같은 것을 해놓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우리 서울에서도 그렇지는 않은 것같습니다.
그 표시되는 말이 가장 많은 것이
'토마레'입니다. 멈추라는 말입니다. 止레, 입니다.
그런데 그것과 함께 나오는 말이 '토비다시'입니다.
'토비다시 주의'라고 쓰여있습니다.
운전자에게 사전에 주의를 요구하는 말입니다.
'날아서 나온다'라고 옮길 수 있는 말입니다.
누가 날아서 나올까요?
어린이들입니다. 아이들은 시야가 넓지도 않고, 신경을 널리 쓰지도 않습니다.
술래잡기나 공놀이를 하다가
갑자기 찻길로 나옵니다.
운전하는 입장에서 보면, 갑자기 툭 튀어나옵니다.
그 느낌을
'토비다시',
'날아서 나오는 것'으로 느낍니다.
저는 이 말을 볼 때마다,
그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떠오릅니다.
'어린이 주의'라는 말에서는 그러한 그림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언언가 살아있는 표현이 어떤 것인지 배웠습니다.
이런 말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다 시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무아미타불
첫댓글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