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태
망태(기)를 닮은 노란색의 말뚝버섯 이라는 뜻의 이름이다.
망태는 새끼줄로 그물처럼 얽어서 물건을 담아 어깨에 메고 나를 수 있도록 만든 것인데 망태말뚝버섯 종류의 균망이 이 망태를 닮았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망태가 지긋지긋 한 물건 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망태의 용도는 풀이 자라나는 초 여름부터는 꼴망태로, 단풍이 들어 겨울 준비를 하는 늦 가을부터는 나무 망태로 쓰임이 달라진다.
날이 선선해지는 보리쌀 삶는 시간쯤에 어머니의 "근아! 새정기에 가서 꼴 한 망태 해오너라." 라시는 말씀에 꼴 망태에 낫을 넣어서 새정기로 향한다.
소가 좋아하는 바랭이나 달뿌리풀 갈대 등의 풀들을 부리나케 한 망태기 해놓고는 이때부터는 오롯이 나의 시간이다.
어떤 날은 맨손으로 더듬어서 물고기를 잡기도 하고 어떤 날은 검정 고무신 가득 다슬기를 잡기도 하며 또 어떤 날은 빵빵해진 꼴망태를 기대고 누워서 하늘의 구름을 보면서 '저건 거북이를 닮았네 어 저 구름은 소같이 생겼네'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개울에서 폴짝폴짝 튀어 오르는 물고기를 구경하다 스르르 잠에 빠져들곤 한다.
잠시 꿈결 같은 잠에 빠졌다가 화들짝 놀라서 깨어나면 이미 해는 저 멀리 대포마을 너머로 꼬리를 감추며 온 하늘을 노을로 물들이는데 그런 장관이 따로 없다.
겨울에는 난방용이나 음식 조리용으로 땔감이 많이 필요하였는데 아버지는 장사가 주업이시라 집안 살림은 신경도 안 쓰셔서 어머니와 형님과 내가 땔감을 공급해야 했다.
관절염으로 몸이 성치 않으셨던 어머니는 남의 집 땔감을 보고 제일 부러워하셨다.
어머니가 좋아 하시는 땔감은 갈비였는데 아침 일찍 가지 않으면 소갈비도 귀한 몸이어서 먼동이 터오면 나무 망태와 가꾸리를 챙겨서 안산으로 향한다. 바람이 불어서 운이 좋은 날은 할아버지 산소에만 가도 갈비 한 망태기를 수월하게 채웠는데 갈비로 망태를 채우기가 여의치 않으면 썩은 나무 밑동을 발로 차서 망태기를 채우기도 하였다.
동네 친구들은 꼴 베기와 나무하기가 싫어서 농땡이를 부리기도 하였고 고생만 한 기억이 있다는데 나에게 망태는 고생 보다는 어머니와의 좋은 추억들로 가득차 있다.
첫댓글 망태와 함께한 옛추억을 소환해주셨군요
노랑망태가 솔숲에 가득합니다
망태가 가득한 멋진 모습 즐감합니다
아침 일찍 도착했는데도 15명 정도 먼저 와 계시드군요
갈비란 말을 부아님께 첨 들었어요ㅋ
나는 한번도 해본적 없는 남의 추억으로 어릴적으로 잠시 가봅니다ㅎ
태안에 매화노루발 보러갈 때마다 갈비가 어찌나 탐이나던지요ㅋ
옛 시절은 고단함과 그리움,정겨움이 묻어납니다,고생을 고생으로 여기지 않는 당연함 말이지요ᆢ
예전엔 시골에선 다들 그러고 살았지요
부산 친구들은 이해를 못합니다ㅋ
공감가는 글이네요
갈비.소갈비.
소나무 죽은가지를 낫으로 쳐서..
칙으로 묶어 지게에 지고오던
나무하던 옜시절이 생각납니다
군에가기전 겨우내 장작을 패서
잔뜩 쌓아두고 발걸음 가볍게
집을나섰던 기억이 납니다
아~
홍설님도 나무도 하고 장작도 빼보셨군요
공감 감사합니다
모기 무서워요
기피제로도 부족할듯..
이쁜 모습의 노랑망태말뚝버섯 참 이름 어렵다요
즐감합니다
노랑이는 하양이와 달리 모기들을 불러 모으지 않는답니다ㅋ
운이 없으면 한 두방요
스토리가 있는 아름다운 모습들을 즐감즐공합니다
사진에 이야기를 입혀서 쓰볼려고 노력은 하는데 매칭이 안되어 어떤때는 전혀 엉뚱한 이야기들을 쓰곤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