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민중예술의 바람이 불던 이 땅에는 시대의 아픔을 진보적 미술 운동으로 풀어나가려는 작은 움직임이 있었다.
전북지역에서도 1983년 김용택, 송만규, 안도현 등이 참여했던 ‘땅’ 동인을 시발점으로 미술가들과 여러 문화운동가들이 결합한 ‘겨레미술연구소’ 활동을 거쳐 1995년 ‘가보세’, ‘들바람 사람들’, ‘그림 마을’ 등이 함께 한 전북민족미술인협의회(이하 전북민미협)가 결성되면서 지역 미술운동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전북미술운동 도큐멘트전 - 황토의 역사에서 시국선언까지’는 전북지역에 진보적 미술운동의 뿌리를 심었던 15년 전 그날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한 자리에 풀어냈다.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회장 진창윤)가 주최하는 전북민족예술제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전북민미협의 활동 내용을 중심으로 100여 점의 사진과 관련 문서, 지난 역사를 살펴 볼 수 있는 도록, 포스터, 소식지 4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 제목도 1995년 창립전인 ‘황토의 역사’와 지난해 열렸던 ‘한길--시국선언’에서 따온 것으로 전북민미협의 시작과 현재를 의미하고 있다.
진창윤 회장은 “15년이라는 세월 동안 문화지형의 다양한 변화 속에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과 민중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꾸준히 이어갔다”며 “참여와 실천의 미술을 지속했던 미술 운동의 성과들이 지켜야 할 역사로 기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민중미술의 성격도 많이 달라졌다.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사회비판적 성격이 강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도시환경 및 공공미술로의 흐름이 전반적인 추세. 현재 3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전북민미협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소속 회원 작가들도 보다 젊어졌다.
이번 전시의 기획을 맡은 송상민 작가는 “전북민미협은 현재 새로운 생각을 가진 젊은 작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선배들의 활동을 되새기고 현재에 맞는 미술 운동을 새롭게 고민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4일까지 전주동문거리에 위치한 대안공간 콩에서 계속된다.
한편, 이번 전시와 더불어 전북민족예술제 행사로 18일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 개막공연 ‘소통, 그대와 하나 되어’를 무대에 올렸으며 19일에는 통일만화그리기 대회, 아마추어판소리 장기자랑, 전북 문화시설 동호회 프린지 페스티벌 등이 전주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려 대중들과 소통의 무대를 마련했다.
전북도민일보/김효정기자 cherrya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