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을 든 부인
Woman with a Parasol Le Promenade 1875
모네는, 에프트 강 어귀 강둑 위에서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쉬잔
오슈데의 모습을 보고 카미유(죽은 첫 번째 부인)와 장(그의 큰 아들)을 담은 비슷한 구도의 이 그림을 착상했는지 모른다.
어쨌든 1886년에 제작된 두 그림(쉬잔을 등장시킨)에서 그는 죽은 아내를 생각했을 것이다.
이때 쉬잔과 아내의 닮은 점 때문에 마음이 아파 쉬잔의 모습에서 구체적 특징을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다.
경쾌하고 속도감 있는 터치, 바람에 휘날 리는 스카프, 드높은 하늘과 뭉개구름, 좌측으로 약간 쏠린 풀잎, 앞으로 기운 듯한
몸매가 원색의 초원과 조화를 이루어 화면을 밝고 상쾌하게, 그리고 행복감까지를 자아내게 한다.
양산의 그림자가 해의 높이, 즉 그림을 그린 시간을 설명해 주고 있다.
색채 혁명을 일으킨 모네의 집요하면서도 명쾌하고 섬세한 감각이 표출된 빛과 색채와 대기(大氣)의 시원한 어울림을 이 한폭의 그림에서
들을 수 있다.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본 행복했던 쥬베르니 시대의 모네의 생활 기록을 읽는 느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