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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함덕해안도로에서 본 함덕해수욕장과 서우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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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이 익어가는 휴일, 오늘(23일)은 대서입니다. 장마가 끝나고 일년 중 가장 더위가 심해지는 절기인데, 장맛비가 내리니 바다는 한적합니다. 올 여름 장마는 왜 이렇게 지겨운지 모르겠습니다.
여름사냥을 하기 위해 제주시 함덕 해안도로로 드라이브를 떠났습니다. 비 오는 날 해안도로는 온통 잿빛입니다. 쪽빛바다가 그리워 달려왔건만 바다는 알몸만 드러냅니다.
썰물로 바다를 비운 함덕 해수욕장이 알몸을 드러냈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인산인해를 이루어야 할 백사장이 조용하기만 합니다. 남쪽에서부터 올라온 장맛비가 한바탕 퍼부어 여름바다는 온몸이 젖어 있습니다.
그나마 심심한 바다에게 친구가 되어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보트를 타고 있는 젊은이들입니다. 여인은 사랑의 무게를 보트에 싣고 텅 빈 바다를 누빕니다. 심심한 바다는 이들을 위해 잔잔합니다.
모처럼 아빠를 졸라 바다에 나온 어린아이는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추위를 느꼈는지 셔츠를 걸쳤습니다. 대서임에도 불구하고 바깥기온이 21도이니, 해수욕으로 온몸을 달구기에는 무리가 있나 봅니다.
물때에 임자를 만난 이는 강태공입니다. 갯바위에 걸터앉아 바다를 낚아 보지만 별로 재미가 없나봅니다.
함덕 포구로 차를 돌렸습니다. 비린내가 나는 포구에서 사람 냄새가 납니다. 바다를 휘젓고 다녀야 할 고깃배들이 옹기종기 정박해 있습니다. 그러나 포구도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올 여름 장맛비는 언제 끝날까요? 후텁지근한 마음을 훨훨 날려 보낼 강렬한 여름 햇빛이 그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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