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이길여 이사장과 네쌍둥이 자매>
베품과 보답의 아름다운 이야기
네쌍둥이 자매가 한날한시에 자신들이 태어났던 병원에 간호사로 취업했다.
인천에 있는 길병원 본관 12층 대강당에서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이 병원에서 첫 근무하게 된 간호사 42명 대표로 단상에 오른 황슬,·설,·솔,·밀
네쌍둥이 자매가운데 맏 언니 '슬'이 이사장 앞에서 선서를 했다.
이들 네쌍둥이자매는 1989년 1월 11일 바로 이 병원에서 태어 난 것이다.
그때 신문에서 큰 기사로 다루었으며 이름을 梅,蘭,菊,竹으로 소개된 기사를
읽은적이 있었다.
강원도 삼척탄광에서 광부로 일하던 아버지 황영천(당시31세))씨와 동갑 부인
이봉심씨는 결혼 5년째인 1988년 말 만삭의 몸으로 삼척의 한 병원을 찾아 갔다.
진찰 결과 네쌍둥이를 임신한 상태였고 네쌍둥이 임신 확률은 70만분의1이라고
했다.
월세 2만 원짜리 방 한 칸에서 근근이 살아가던 부부에겐 날벼락이었다.
삼척 병원에서는 ‘형편이 어려운데 하나만 살리고 나머지는 포기하는 게 좋겠다.’고
권했지만 부부는 모두 낳기로 결심하고 친정이 있는 인천으로 내려와 친정집
부근의 산부인과 병원을 찾아 갔다.
그런데 병원을 찾은 날 양수가 터지자 크게 당황한 병원은 인큐베이터가 있는
대형병원으로 가야만 살릴 수 있다며 길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다.
출산 2시간 전인 오전 7시경 병원에 도착했지만 이곳 의료진도 당황하기는 마찬
가지였고 이는 지금까지 네쌍둥이를 출산한 산모가 없었기 때문이다.
길병원이사장(현가천의대 총장 이길여)은 당시를 회상했다.
“사실 걱정했어요. 그 때까지 우리 병원에서 네 쌍둥이 출산은 처음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앞 전 병원 진료기록도 없고 아기는 당장 나오게 생겼고.......”
이사장은 고심 끝에 제왕절개 출산을 결정하였다고 한다.
오전 9시14분 첫째 '슬'이가 세상에 나왔고 20여분 안에 나머지 셋이 태어나 모두
무사히 출산을 한 것이다.
이사장은 이튿날 입원실에 들려 산모를 위로하고 인큐베이터에 신생아가 조르르
누워있는 걸 보고 웃음이 절로 나왔다고 한다.
그날 이사장은 원무과에 들려 ‘산모의 집안 형편이 말이 아니다.’라는 직원의 말을
듣고 수술비와 인큐베이터 사용료를 포함한 병원비 일체를 병원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그리고 신생아실에 들렸을 때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산모의 손을 잡고
네쌍둥이가 잘자라 대학에 가면 학비를 모두 책임지겠다고 굳게 약속을 했다.
그리고 약속을 잊은 채 많은 세월이 흘렀다.
이사장은 2006년 말 우연히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네쌍둥이가 퇴원할 때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 그때 자신이 산모와 했던 약속이 떠올라 즉시 네쌍둥이 가족의
소재를 찾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황씨 가족이 경기도 용인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황씨 가족은 광부를 그만두고 용인으로 이사한 뒤 행상과 노동일을 하면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토록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네쌍둥이 자매들은 고등학교 막 졸업하고
그 해 모두 ’백의의 천사’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첫째 ’슬’과 막내 ’밀’은 수원여대
간호학과에 둘째 ’설’과 세째 ’솔’은 강릉 영동대 간호학과에 합격했다.
네 자매들이 모두 간호학과를 선택한 것은 길병원에서 퇴원할 때 이사장이
"간호사가 되어 주위의 도움을 사회에 갚도록 하라."는 말을 부부가 가슴에 새겨
두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어럽게 합격은 했지만 네 명의 입학금을 걱정하고 있을 때 네 자매에게
극적으로 행운이 날아 든 것이다.
2007년 생일을 하루 앞둔 1월10일 병원장은 입학금으로 2,300만원을 보내주었고
학비 지원금으로 1억2000만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면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채용
하겠다."고 약속했다.
졸업 후 네 자매는 제 50회 간호사 국가고시에 모두 합격했다.
네쌍둥이가 간호사 국가고시에 전원 합격하자 이 이사장은 약속대로 이들을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채용한 것이다.
이사장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네쌍둥이를 건강하게 키워낸 훌륭한 엄마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고 하며 “길병원에서 태어나 간호사로 돌아온 네쌍둥이들이
나이팅게일 선서의 가르침대로 훌륭한 간호사가 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네쌍둥이의 맏이인 '황 슬'이는
“이길여이사장님께서 저희와의 약속을 지켰듯이 우리 네 자매도 이사장님께 약속
드렸던 대로 가난하고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를 열심히 섬기는 가슴 따뜻한
간호사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담아 온 글-
슈베르트세레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