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드디어 리시리를 벗어나 북해도 본토로 넘어가는 날이다.
치토세행 비행기가 오후 2시05분, 어제 택시 두 대를 오후 1시로 예약해 두었고 체크아웃은 10시...
즉 우리는 10시에서 오후 1시까지 세시간동안 무엇인가를 해야만 한다.
창밖은 여전히 비가 내리고ᆢ
남아있는 음식들을 모두 털어 느긋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최대한 숙소에서 버티기 시전.
결국 10시에 캐리어는 1층 카운터 앞에 줄세워놓고 숙소를 나선다.
특별히 불편한 것 없이 편안하게 쉬었던 숙소.
특히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었던 작은 탕이 마음에 들었던 곳.
6월의 비싼 호텔 대신 가성비를 따진다면 추천. 그래도 1인 잠만 자는데 1박에 9000엔이면 결코 저렴한 금액은 아니다.
오늘의 원래 계획은 숙소에서 약 1시간 정도의 거리에있는 리시리산 3부 능선의 감로천까지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비도 오고 모두 피곤해하셔서 근처 공원 산책으로 바꾸었다.
마침 고산 식물원이 있다네~
비바람 속에서 약 한시간 정도의 산책을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세이코마트를 찾아간다.
리시리후지 마을에서 제일 큰 세이코 마트.
각자 자기가 먹고 싶은 것들ᆢ 샌드위치나 샐러드 등 골고루 담아온다.
마트 한켠에 마련된 공간에서 리시리의 마지막 식사를 해결했다.
사전에 어디에서 먹을 것인가를 많이 고민했는데 이렇게 한켠에 먹을 수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참으로 다행이었다.
물론 식당을 정해 편안하게 먹을 수도 있겠지만 때론 이렇게 마트나 편의점 음식을 먹는 것도 하나의 경험이 될 수 있으리란 생각.
숙소로 돌아오는데 바람이 너무 쎄서 우산이 자꾸 뒤집히자 저렇게 쓰고오시는 관유서님.^^
숙소에 돌아오자 입구의 전기 석유난로가 반갑기 그지없다. 따뜻한 공간~~ 잠시 휴식.
그사이 어제 미선이 렌트카에 깜박 놓고내린 작은 보온병을 찾기 위해 페리터미널 앞 렌터카 사무실을 찾았다.
아무도 없기에 점심식사로 자리를 비운 건가 싶어 기다리다가 전화를 했더니 한참 후에 보온병을 들고 나타났다. 땡큐~~
숙소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뭔가 흰 것이 휙 떨어진다. 헐~~ 눈(진눈깨비)이 내린다.
6월 말에 눈이라니 말이 돼?
이 숙소가 예전에는 무카이란 이름의 료칸이었나보다.
정확히 1시가 되자 택시가 왔는데ᆢ 두 대가 아니라 마이크로 버스급의 점보택시가 왔다.
공항까지는 약 4키로 정도로 택시비는 2950엔이 나왔다. 택시 한대 값이 세이브되었다.
버스비보다 오히려 저렴하군ᆢ
작은 공항 안에 앉을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바글바글ᆢ
일본인들에게 이곳은 일본의 최북단 섬이라는 점에서 버킷리스트가 맞나보다.
비바람이 많이 불고 안개가 껴서 비행기가 뜰 수 있을까 살짝 의구심을 가졌는데 다행히도 거의 제시간에 출발을 한다.
리시리 ᆢ 사요나라~~
<리시리 레분 정리>
- 대부분 카드가 안된다. 현금을 조금 여유있게 준비할 것
우린 '치도리'에서 한방에 다 써버리고 나니 현금이 아슬아슬~~
- 6월 기준으로 옷은 생각보다 따뜻하게 챙길 것.
비라도 내리면 얇은 경량 패딩과 히트텍 내복은 필수.
- 신발은 반드시 제대로 된 등산화를 신을 것.
트레일 길이 비가 내리면 진흙으로 되어 있어 엄청 미끄럽다.
- 식당이 생각보다 별로 없고 메뉴가 제한되기 때문에 행동식 정도는 한국에서 준비하면 도움이 될 듯
- 버스가 자주 있지않으니 버스 시간표 숙지는 필수
- 방문객의 70%는 할머니, 할아버지들ᆢ
일본 최북단 섬이라는 점에서 버킷리스트라고.
오후 3시, 다시 신 치토세 공항 도착!
비가 우리보다 먼저 와 기다리고 있네.
별로 안 반가운데 말이지ᆢ
짐을 찾고 바깥에 나가 현금을 찾고 예약해둔 닛산 렌터카 데스크로 고고ᆢ
셔틀버스가 한참동안 오질 않아 결국 렌터카를 수령한 시간은 4시 반이 넘었다.
3시 공항도착해 늦어도 4시엔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ᆢ.
치토세 공항에서 니세코까지는 약 두시간정도 구불구불 산길을 넘어가야한다.
다행히 비도 멈추고 완전 드라이브 코스~~ 운전이 즐거워지는 순간.
한국에서부터 오늘 저녁으로 점찍어둔 이태리 식당이 있었는데(구글에선 영업 중으로 나왔음) 예약을 하려 공항에서 전화를 하니 7월까지는 휴업이라하고, 렌트카 직원을 시켜 알아본 다른 프랑스 식당도 오늘은 휴점이란다.
니세코역 근처에 가면 뭔가 있겠지싶어 그냥 달리는데 길 가에 작은 가게가 하나 보인다.
이미 지나친 상태라 다시 차를 돌려 들어가니 젊은 아가씨가 바깥 테이블을 치우는 중.
영업하느냐했더니 6시반까지 오더를 받는다는데 지금 시간은 6시20분.
10분이면 충분하지~
둘이 하나씩 세 종류의 피자를 주문했는데 ᆢ
오~ 제대로 된 맛집일세.
탄산이 거의 들어가지않은 콜라도 맛있고ᆢ
이렇게 우연히 들어간 집이 맛이 있으면 그 맛이 배가 되는 듯하다.
숙소에 들어와서 로비를 둘러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피칸 딜리버리 정보.
오늘의 숙소는 '원 니세코 리조트 타워'
이번 여행을 짜면서 가장 고민했던 날이 바로 오늘이었고 오타루와 마지막까지 갈등했었다.
여기에는 샤코탄 가무이미사키를 갈 것인가 말 것인가도 함께 포함이었다.
이곳을 결정했던 이유 중 하나.
특별 플랜으로 저렴한 금액으로 예약할 수 있었던 점.
그리고 오래되긴 했지만 일본 최고 건축가 중 하나라는 '쿠마겐고'가 디자인 한 건물이라는 점도 한 몫했다.
오랜만에 유황 온천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는 점도 유니크한 디자인의 멋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오늘은 세사람씩 열파와 냉파로 룸을 나누었다.
모두 모여 파자마 파티라도 열어야 할텐데ᆢ
넘 졸려~~ Zzzz
첫댓글 *풍광 짱 /목욕 효과 짱 .리시리 료간 대욕장 (3~4 인용 ㅎㅎㅎ) 몸이 확실히 풀렸어요.
*피자도 맛있고,콜라는 사탕수수 줄기 친환경음료
*원 니세코 리죠트타워~ 유명 건축가 디자인 답게 곳곳이 아름다운 친환경 숙소.
니세코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보니 걷기좋은 길이 많더라고요.
언제 비행기값 저렴할 때 가서 며칠 묵으며 사브작 걸어다녀도 좋겠다란 생각을 했습니다.
@gurum 저도 절대 동감 임다. 우리들의 호캉스 리죠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