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영동 산골에 사는 15살 소년 류옥 하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음을 느꼈지만(하다는 아빠와 엄마의 성을 함께 쓴다)
기초교육기관인 초등학교도 다닌 적 없는
산과 들,물이 있는 말 그대로 자연학교에서 자연스레 배우고 자라는 아이
방송을 통해 널 처음 봤을 때'뭐 저래 사는 아이도 있네' 했는데
우리는 꼭 만나야 될 인연이었나,
너를 만나고
너를 느끼고
너를 생각하면
이미 글밥 먹는 많은 이들이 너에 대한 소개를 멋지게 했는데
글재주 없는 내가 먹물로 찍어바른다고 얼마나 묻어나올까마는
굳이 표현하자면,
-<바라만 봐도 눈물겨운 맑음>
아마도 아빠와 엄마의 그런 성품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도 일조를 했으리라
그 피가 어디 가겠어,
산골 작은 폐교를 얻어 자유 학교 [물꼬]를 열어 사람과 자연,사람과 사람의 물꼬를 터주고 있는
류옥 하다의 어머니 옥 선생님은 '착한 사람들을 알고 지내는 건 세상을 살고 싶게 해요'라고 문자를 보내오셨는데
그런 하다와 함께하는 삶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꽃 피는 산골에서 태어나 꽃 지는 산골에서 자랐지만
왜 하필 이런 산골짝에서 농사짓는 가난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 이렇게 살아야 하나,
지질히 복도 없지
빨리 학교 졸업하고 도시로 나가 살아야지
하다보다 휠씬 어린 나이에도 그런 생각뿐이었는데,
도시와 떨어진 깊은 산골에서 해와 달과 별을 보며 꿈을 꾸고 그 꿈을 반짝이고 있는
산골 아이 류옥 하다!
하다야
하다야
너를 보면 아저씨의 철부지 산골 시절과 꿈도 없이 나이만 처먹고 있는 지금의 내 모습을 숨기기에 바빠진다
성미산학교 아이들과의 아름다웠던 100일 학교 이후 내게 다시 온 선물
달골에 달보다 더 환하고 빛나는 하다의 달빛이 홀로 있는
이 바다를 그리움으로 일렁이고 보고픔으로 출렁이고 있다
*그나저나 옥 선생님과 하다가 말만하면 내 입에 붙은 말
모 개그맨이 하던-'이 정도 생겼으면'을 패러디해서
이 정도 생겼으면 노래 잘해도 되잖아
이 정도 생겼으면 춤 잘 춰도 되잖아
이 정도 생겼으면 웃겨도 되잖아
이 정도 생겼으면 밥 많이 먹어도 되잖아
무조건 이 정도 생겼으면......
이 정도 생겼으면 섬에 살아도 되잖아
이 정도 생겼으면 바다만 보고 살아도 되잖아
이 정도 생겼으면 거짓말 좀 해도 되잖아
이 정도 생겼으면 여자 많아도 되잖아
이 정도 생겼으면 돈이 없어도 되잖아
이 정도 생겼으면 욕해도 되잖아
잘 도착했는지 안부 전화라도 넣어봐야겠다
이 정도 생겼으면 안부 전화해도 되잖아,
이 정도 생겼으면 시 잘 써도 되잖아
-그 정도 생겼으면 지랄 그만하고 자도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