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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최희라 - 시놉시스
MBC 월화 메디컬 드라마
골 든 타 임
극 본 최 희 라
연 출 권 석 장
- 사고死 중증 외상환자 33% 1시간내 수술 땐 살 수 있었다
- 사고 발생 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금쪽같은 시간.
화재 5분. 외상 1시간, 뇌졸중 3시간
- 생사의 갈림길 마지막 1시간.
- 드라마 주인공들인 인턴들의 수련시간.
- 그 시간을 통해 자기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지게 되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결정할 수 있게 되는 의미있는 시간.
기획의도
이 드라마는 용기에 관한 이야기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다른 그 무엇이 두려움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일 뿐이다.
스승이 없이 일천한 인턴이 응급실 야간 당직을 하며
쇼크로 헤매는 환자를 앞에 두고 머릿속이 하얘지는 상황에서
환자를 잃을까 두려움에 오싹해져도
머릿속이 하얘지는 상황에서
자기 스스로를 믿는 것.
두려움을 극복하진 못해도
다른 더 중요한 것으로 대체하는 것.
내가 옳다고 믿는 그 무엇을 위해서는
그 어떤 댓가라도 치를 수 있는 것.
당장 죽어가는 환자를 구하기 위해선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전쟁도 마다하지 않는 것.
가슴에 품은 사표쯤은 미련없이 던지고서라도
결국 그 환자를 살려내고야 마는 것.
1. 중증외상이란?
그들은 바로 두시간전까지 가족들과 건강하게 통화를 했던 사람들이다. 기저질환이 있던 중환자가 아니었다. 그런 그들이 공사현장에서 추락하여, 교통사고를 당해, 산책길에 신분증으로 가져가지 않아 신원미상의 화자가 되어 119차를 타고 이 병원 저 병원을 돌고 있다. 가까운 병원으로 가야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상식으로 근처의 큰병원으로 데려가 보지만 그들은 판독하지도 못하는 씨티만 긁어 환자를 지체시킬 뿐, 환자는 점점 생존과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을 어느 병원으로 데려가야 할지, 환자 상태는 어떤지 119구급대의 판단으로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미국은 사고난 자동차에서 꺼내는데 20분 이상이면(많이 파손됐다는 이야기), 5층 이상에서 추락하면, 환자 상태와 상관없이 무조건 1급외상센터로 데려간다. 우리는 이런 매뉴얼조차 없을 뿐 아니라 데려갈 외상센터조차 없다.
한시간 이내에 데려왔다면 (수술할 수 있는 병원에) 살릴 수 있었던 환자가 33% 이상이라고 한다. 언제까지 저런 화자들의 목숨을 운에 맡겨야 하는가?
이 드라마는 제대로 대처를 한다면 구할 수 있는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2. 생명을 구하는 댓가
세상에 공짜는 없다. 더구나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면 그 어떤 댓가라도 치르겠다고 누구든 쉽게 말하겠지. 그리고 그런 일을 밤을 새서라도 하겠다는 의사의 행위는 박수받아 마땅해 보인다. 그런데 구할 수 있는 생명을 구하겠다는데? 어떤 상황에서도 우선하는 가치임이 틀림없는데, 왜 그 당연하고도 최우선순위로 보이는 그 길은 이리도 험난한 가시밭길인 것인가? 내 한몸 불살라서라도 살리겠다는데 왜 모두들 그의 안티가 되고 마는 것인가?
그러나 냉정하게 말한다면 공분하는 시청자에게도 그럴 자격이 없다. 그들을 살리기 위해 돈이 필요합니다. 당신들이 의료보험료를 더 내야해요 하는 순간 국가 보험체계를 들먹이며 새는 돈을 운운하며 빠져나가고 싶어할 테니.
살릴 수 있었던 목숨에 대해, 살려야 하는 생명에 대해 국가에서도 책임지지 않고 온 국민이 슬그머니 외면하는 일을 일개 몇몇 의사의 희생에 의존해서 유지하고 살려내라고 하는 것이 과연 정의로운 사회인가?
이 이야기는 이런 환자는 외면하는 정의롭지 못한 사회와 병원 시스템 속에서, 환자를 살려보겠다고,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보겠다고 그 어떤 댓가도 치르겠다며 홀로 고군분투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3. 인턴의 성장기
사람은 누군 나의 장점을 누군가 알아봐주길 간절히 기대한다.
더구나 남들이 다알아주는 장점이 아니라 숨겨진 재능을 알아봐준다면?
나의 단점까지 장점으로 보아준다면?
그래서 내가 자신감을 갖고 내 스스로를 믿을 수 있게 된다면?
위기의 상황에서도 나의 결단이 최선임을 믿게 된다면? 그러면 나는 좀 더 좋은 의사,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인턴에게는 전공을 선택하는 큰 진로결정이 남아있다. 그들이 1년동안 인턴을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면의 무언가를 발견하고 두려움을 다른 더 중요한 것으로 누르는데 성공한다면 그것이 바로 성장일 것이다.
<등장인물>
이민우 (28) - 인턴.
나는 왜 의사가 되었나?
특별한 야심, 사명감 따위 없음. 의대 졸업 후 바로 전문의를 따지 않고 빈둥거리며, 국내 최고 한방 병원에서 2년째 임상강사 대우로 근무 중.
주2일 출근 , 월급여 세후 천만원. 만족스러운 라이프 스타일.
175명 환자의 씨티 촬영이나 모든 약의 처방은 그의 이름으로 한방 레지던트들이 처방을 낸다. 한의사들은 씨티나 양약처방을 낼 수 없으니까.
명의를 빌려주는 댓가로 여유롭고 편하게 2년간 살았다.
이틀 출근하고 미드 자막을 만드는데 하루 또 다른 하루는 다른 잉여놀이에 심취하면서 만족스럽게 생활하던 어느 날 입원한 뇌졸중 환자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고, 양방병원으로 미처 옮길 수 없는 상황에 호흡곤란이 온다. 기도 확보를 위해 기관삽관을 하지만, 환자의 컨디션이 난조를 보이자 당황한 그는 버벅대다 실패하고 환자는 죽음에 이른다.
2년간 마음 속에서 가끔 떠오르던 의문을 외면하고 편히 살았던 댓가를 치르고서야 민우는 질문을 던진다.
나는 왜 의사가 되었던 걸까?
나는 왜 의대를 갔던 걸까? 나는 어떤 의사가 되고 싶었었지?
그리고 그는 아직 마감되지 않은 병원에 인턴을 지원해서 다시 시작한다.
오자마자 중증외상 환자를 맡게 되고 그 환자를 꼭 살리고 싶다는 열망이 생긴다. 연락체계를 무시하고 혼날 것을 각오한 채 최인혁에게 연락해 그 환자를 살려내 윗년차들에게 깨지지만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고 뿌듯해한다. 그러나 그 사건으로 최인혁이 사표를 내고 나가는 걸 보게 되어 오자마자 이루 말할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기적적으로 다시 최인혁은 병원으로 돌아오고 그는 어느덧 스승의 피해의식에 어느 덧 동참하기 시작한다.
스승인 최인혁을 롤모델로 삼고 싶어하지만, 최인혁은 냉정하게 거부한다.
내 케이스는 얼마든지 보고 배워라. 그러나 나를 롤모델로 삼으면 안돼. 너도 알다시피 우리팀은 언제 해체될지 모른다. 그러면 너는 내가 사라졌을 때나 내가 실패했을 때 방향을 잃고 말 것이다. 너의 인생은 너의 것이고 너의 판단은 네가 하는 것이다. 롤모델은 버려라. 너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면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 냉정하지만 스승의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그래서 화상환자가 실려왔을 때 모두가 패닉인 상황에서 그는 강재인의 손을 잡고 달려갈 수 있었다.
강재인은 뒤끝쩔고 안하무인이지만 그리 싫지 않은 그녀는 그의 경계선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하고, 병원생활이 할 만하다 못해 즐겁기까지 하다.
그때 쯤 집안에서 외삼촌 회사에 투자를 잘못해서 그에게 의사를 그만두고 사업체를 맡아 손실을 메꾸라는 압력이 가해진다. 넌 어차피 의사를 꼭 해야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고 우기면서.
그 와중에 큰 재난 상황에서 (대형 화재, 기차 탈선, 건물붕괴 등) 내상을 입은 환자를 잘못 구분해 그 환자가 죽고, 그 소식을 가족에게 전하는데, 그 환자에게는 아무것도 모르고 놀고 있는 4살 딸이 있다. 다음날 그 아이는 꼬까옷을 입고 들뜬 마음으로 고모에게 질문한다.
-어디가?
-니 엄마 장례식 간다.
로비에서 그 아이를 마주치는 주인공.
아저씨 안녕하세요!
예쁜 옷 입고 어디 가니?
네, 우리 엄마 장례식 가요!~
무슨 소풍이라도 가듯 해맑게 답하는 아이와 맞딱뜨리는 주인공.
괴로워는 그를 재인이 위로하고 그는 마음을 다 잡는다.
응급실에 난입한 보호자에게 칼을 맞아 손가락사경을 헤매다 평생 장애가 남을지 모르는 (신장투석이라든지, 손을 다쳤다든지) 상황에 이르는데....
마음을 확인한 강재인은 이 병원의 상속녀. 그녀가 보여주는 강단이나 승부사적인 기질에서 그녀가 갈 길이 분명해 보인다. 그런 그녀 곁에는 나보다 더 잘 도와줄 누군가가 있을 것만 같다.....
넥타이 사건 - 그 날은 넥타이를 꼭 매고 이사장 면담이 있는 날. 겨우 골라 맨 넥타이에 강재인이 떡볶이 국물을 장렬하게 튀기고. 괜찮다고 닦고 나서는데, 그녀가 찜찜해하더니 결국 전남친을 주려고 사놨다는 이태리제라는 넥타이를 굳이 굳이 매주겠다고 나선다. 난 정말 괜찮구만. 그녀의 손길을 거절하고 내가 열심히 매보는데 그 비싼 넥타이를 그따위로 매냐고 버럭하며 다시 넥타이를 매주는 그녀. 이건 뭘까. 나도 모르게 주춤 물러서게 되는 이 감정은. 샴푸 냄새가 이렇게 좋았나?
뻘쭘한 기분으로 하루종일 그 넥타이를 의식하며 짜장면 국물이라도 튈세라 모시고 일하던 오후, 병원의 실책으로 죽었다고 믿는 고인의 보호자들이 관을 메고 응급실 문을 박차고 들어선다.
환자를 보고 있던 민우는 모두들 도망가는 것도 모르고 있다 얼떨결에 멱살을 잡히고 만다. 흰가운만 입으면 무조건 적의를 드러내며 위협적으로 책임을 묻는데, 난 인턴이라고 말할 수도 옴짝할 수도 없는 상황. 멱살잡혀 켁켁거리는 그 상황에 어디선가 누군가 쌩하고 나타다 가위로 넥타이를 쌍둥 잘라버린다. 재인이다. 그리고 그녀는 내 손을 잡고 “튀어!” 하고 끌고 나간다.
그렇게 잘린 넥타이를 매고 이사장 면담을 하고.... 응급실 바닥에 널부러져 짓밟힌 이태리제 넥타이 조각을 주워다 재인에게 주는데....
강재인 (26 - 27) 인턴
왜 하필 나야? 왜 내가 골치 아픈 병원을 상속받아야 하는데?
의대와 5개 병원을 가진 익효 재단의 상속녀. 정작 본인은 상속녀인 줄도 모르고 현재의 관심사는 오로지 바람나 이별을 고한 전남친 뿐.
상속자들의 잇다른 사고와 조부모의 이혼으로 이해 관계가 얽히자 서로 반대하지 않는 유일한 상속자로 낙점된다.
그 사실을 꿈에도 모르다 할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자신이 이사장 자리를 상속하게 되었음을 알고 패닉에 빠진다. 책임도 싫고 무게도 싫고 과도하게 많은 재산도 싫다. 그런 것이 얼마나 의무가 크고 크 책임이 따르는지 이미 알아버린 탓이다.
왜 의사가 되었느냐고? 익숙한 직업이어서 선택했고, 언제까지 용돈받고 살 수 없고, 결혼을 한다해도 남편이 변심하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 수 없을 지도 모르니까. 남들처럼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싶을 뿐이다. 시스템속에서 일하고 싶지 골치 아프게 시스템을 굴리고 싶은 마음 추호도 없다.
동기들이 은따를 시켜도 간호사들이 왕따를 해도 눈치가 없는 건지 신경을 안 쓰는 건지 알 수 없을 만큼 무신경하다.
그러나 남친이 바람나 이별을 고하자, 질투의 화신이 되어 밤새 페이스북을 뒤지며 정보를 추척하다, 바람난 상대가 민우의 사촌여동생임을 알고 정보를 내놓으라며 민우를 들들 볶으며 괴롭히고 돌아오라며 집착한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조부모 아래서 버릇없이 자랐다. 부모가 있을 때도 안하무인이었다. 학교에 다니면서 많이 사회화가 되었음에도 아직도 야만성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최인혁에게 인턴점수를 최하위(혹은 최상위)로 받는다.
인턴 중 동명이인이 있는 탓에 인턴 생활 중, 본의 아니게 병원 내 외상외과의 처지와 알력, 타과의 비협조와 트러블을 소상하게 알게 된다.
병원이란 조직이 아무리 이익을 내기 위해 존재한다지만, 벌어들인 돈으로 공익사업도 해야 한다면, 따로 이름 붙인 거창한 재단을 세울게 아니라 외상센터를 운영하면 되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병원이사회에서 보직교수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되고, 그들의 반대는 겉으로는 병원수익 구조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외상센터를 키워주고 싶지 않다는 점, 센터가 커지면 저 새파란 젊은놈이 그 센터장 자리에 앉는것이 싫다는 점, 자기과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 아니라면 그런 지원은 차라리 받지 않겠다는 식의 자기 밥그릇 혹은 감정 싸움이 원인임을 알아 차린다.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사사건건 반대가 심해 골치 아픈 이사장 자리를 내놓고 경험많은 의사에게 이사장 자리를 내놓으려고 한다. 그러다가 왜 이사장 자리가 중요한지 알게 된다. 귀찮다고 힘들다고 그 일을 외면하면 편할지는 몰라도 결코 내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누군가 그냥 일해주지 않는다는 걸, 그래서 결국 속편하게 월급이나 받고 일하고 싶어도 그 집단 자체가 엉뚱한 길로 굴러갈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면 결국 평생 남 탓이나 하고 살게 된다는 걸.
내 인생 이 병원은 내 책임이요 동시에 내 의지대로 굴러갈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외상센터 신청이나 대형참사에서 주위의 압박을 물리치고 최인혁을 적극 활용하여 긴급재난 센터를 무사히 운영하게 된다.
8살. 유괴를 당했었다. 유괴범이 당뇨성 혼수로 쓰러지자, 저 사람마저 죽으면 아무도 없다는 극한의 공포에 시달렸다. 특히나 저 사람이 죽으면 내가 이 건물에 있다는 걸 아무도 모를 거고 나 역시 여기서 죽어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극한의 공포에 사로잡혔다. 유괴범에게 사탕을 물려 살려냈고, 결국 살아돌아왔다. 그리고 본인은 유괴당했던 것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살고 있다.
그녀가 이 병원을 상속하기로 결정되자 상속의 경쟁자들이 투서해, 신평원에서 감사나온다. 감사 나오던 인물이 오던 길에 사고가 나고 생명의 은인이 된 이 병원을 일은 일이라며 철두철미 감사한다. 헬기를 들여오기 위해 로비를 하다 밀리고.
어느 저녁 응급실. 회진 시간이라 그 날 응급실에서는 많은 의사들이 있었다. 스탭, 레지던트, 인턴, 학생까지 줄잡아 10여명은 되었을 거다.
그날따라 싸이렌 소리가 그치지 않고 응급실 문앞까지 울리며 구급차가 도착했고, 문이 열리며 새카맣게 탄 전신3도 화상의 환자둘이 실려왔다.
정신질환자 어머니가 집에 불을 질러 화상을 입은 남매였다.
너무 심하고 생경한 환자들이 들이 닥치자 응급실의 많은 의사들은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었고, 심지어 어느 과 의사는 슬그머니 외면하고 회진할 환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건 뭐지? 저렇게 중환이 실려왔는데 응급실에 이많은 의사가 있는데 이건 뭐지?
그 순간 응급실 당직 인턴이던 이민우가 달려가며 소리쳤다.
“야 강재인 나 따라와"
달려가며 생각했다. 그래 난 의사니까 저들을 도와야 해. 그런데 뭘 어떻게 하지? 저런 환자는 본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쟤라고 다를까?
“ 너 이제부터 내가 하는 그대로 따라 해”
이민우는 기관삽관부터 시도했다.
그래 기도 학보. 그를 따라 기관삽관을 했다.
메스. 그는 메스를 잡고 환자들의 가슴팍에 칼집을 내기 시작했다. 피가 나고 있었다. 고기처럼 구워져서 굳어버린 살갗은 호흡근육을 움직일 수 없게 하기 때문에 칼집을 내야 했다. 그랬던 것 같다.
감히 의심을 품지 못하고 따라했다. 환자들이 숨을 쉬기 시작했다.
그리고 라인을 잡아 수액을 꽂았다.
뒤늦게 일반외과에서 내려왔지만 그 환자들은 숨을 거두었다. (한명만 살아 남았다)
그리고 그 날 민우가 달리 보였다.
넥타이 사건 -전남친 주려고 샀던 넥타이, 그거 못주고 바람났다며 자기는 마음이 변했다는 남친의 비참한 고백을 듣던 날 하필 그 방에 민우가 있었다. 그리고 넥타이가 필요한 민우에게 그 넥타이를 빌려주고, 응급실에서 눈치 빠르게 도망가지 못하고 멱살잡힌 민우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가위를 집어 들었다.
두 동강 나고 짓밟힌 넥타이를 미련없이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확실하게 알게 된다.
민우가 달리보였는데 이제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확실하게 알겠는데, 젠장 그에게 여자가 나타났다. 짜증난다.
솔직함과 질투와 집요함으로 그를 쟁취해 내는데, 그가 칼을 맞는다.
그를 살려달라고 간절하게 간절하게 기도한다. 깨어난 그는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의과의의 삶을 살 수 없을 지도 모르는데 ....
나는 그가 다리를 목발을 짚어도 괜찮은데, 휠체어를 타도 괜찮은데 그는 내 곁을 떠나려는 것 같다. 유괴당했던 시절의 공포를 다시 느낀다.
외상외과의 신은아 선생과는 코드가 맞지 않아 사사건건 혼나고 부딪힌다. 그러나 외상외과를 존속시키겠다고 결심하고 그 팀에 신선생이 꼭 필요하다고 느끼자 그녀에게 고개를 숙이고 부탁한다.
최인혁 - (38) 인턴들의 스승 - 외상의과의 아이콘
왜 나는 중증 외상을 하는가?
국내에서 중증 외상환자를 실제로 받아 수술해주는 몇 안 되는 의사. 모교 대학 1기 졸업생. 스승들이 졸업한 학교와 다른 이류출신의 피해의식이 좀 있다.
간담췌를 전공했으나 스탭자리가 나지 않아 외상을 시작한지 8년. 3-4일동안 밤을 새며 수술하느라 온 몸이 찢어지는 거 같아 오늘 하루는 집에 가 자야지 하고 병원을 나서다가도
- 43살 두 아이의 아버지에요.... 할 수 없죠. 그 사람 운명이죠.
하는 전화에 결국 차를 돌려 또 수술을 하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내 몸만 버텨주면 언제나 중증 외상 환자를 수술을 할 수 있나? 아니다. 정규수술이 꽉 차 있는 시간이면 수술실이 문제요. 한밤중이라 수술실이 비어있으면 마취과가 문제다. 다발성손상을 입은 중증외상 환자이므로 타과의 협조는 필수인데, (척추, 뇌, 심장, 폐, 복부장기) 콜을 받은 상대과에서는 니가 뭔데? 나에게 수술을 해라 마라냐는 태도를 취하기 일쑤.
수술을 마친 후에도, 환자를 보낼 중환자실이 없다면 환자를 받을 수 없다보니, 중환자실의 환자상태까지 꿰뚫고 있다. 어느 과의 어떤 환자는 이제 병실로 옮겨도 되지 않나? 하는 ...
그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유연성도 떨어지고, 같은 외과 내에서조차 인력 지원을 끊어버리는 것은 물론 그와 외상팀을 고사시키기 위한 압박 또한 이젠 일상이다. 피곤한 육체와, 타과의 분쟁과, 피해의식에 시달리던 4년전에도 한차례 병원을 박차고 나갈 뻔 했다.
그가 맡았던 외상 환자는 다른 일반외과 과장들이 분야별로 나누어 장 파열이면 대장암 수술을 하는 과장이 간이 찢어졌으면 간담췌 분야의 의사가 수술을 할테니 더 이상 외상외과 진료를 보지 말라는 공문이었다. 그들이 정말 그 약속을 지키고 밤이든 낮이든 정규환자를 미루고 혹은 잠을 자다말고 나와서 외상환자들을 구한다면 그는 기쁜 마음으로 떠났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전에도 그 후에도 정규 수술이 아닌 응급환자 콜을 받지 않았고 설사 받았다 해도 다발성 손상일 경우 자신 앞으로 입원장을 내지 않고, 타과에서 책임지고 나에게 요청하며 내 분야는 스케줄 맞춰 수술해주겠다고 노트만 쓰고 빠지는 사람들일 뿐...그런 그들에게 외상환자를 맡기고 나가야 하나 정말 마음이 무거웠다.
그때 그를 외상외과로 발령냈던 스승이 4년간 그를 지켜줄 묘안을 냈다.
더 이상 너를 지켜줄 순 없지만, 영국연수는 보내주마. 다녀와라. 그러면??? 그렇다 너는 병원돈으로 연수를 받았으니 3년간 이 직장에서 의무복무를 해야한다. 그렇게 눈물겹게 4년의 임기를 연장받고 그동안 수술을 계속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4년의 임기는 끝나가고 있으며 스승 또한 은퇴를 앞두고 있다.
트럭 뒷바퀴에 치여 응급실로 실려온 10세 소아 환자를 받은 인턴이 그에게 콜을 했고 그는 당연하게 수술을 했다. 그리고 그 환자가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에 소아외과를 비롯한 외과간부들의 회의에서 그에게 왜 멋대로 소아 수술을 했느냐는 거센비판이 몰아친다. 소아환자가 온다면 연락하겠다. 그러나 골든타임내에 수술하지 않는다면 내가 할 수 밖에 없다고 답변. 상황은 전쟁이 된다.
1년은 품고 다녔을 법한 사표를 내고 병원문을 나서는데.... 신원을 알 수 없는 중증 외상 환자를 발견한다. 그를 응급처치하고 소방헬기를 불러 그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하고 각과에 연락하지만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고 결국 그가 또 수술을 집도하는데 ..... 알고 보니 그가 대선 주자급의 유명인.
그 일로 일약 매스컴의 주목을 받게 되고, 사실은 그가 병원을 떠나기로 했었다는 것이 알려지면 병원이나 그에게 모두 스캔들이 되는 상황.
결국 병원은 그를 붙잡고 딜을 하게 되는데.... 병원에서는 그에게 최소한의 인력지원을 약속한다. 인턴을 한명(혹은 두 명) 배치하겠다는 것....그리고 계약직 간호사를 한명 더 뽑게 해주겠다는 것.
그리고 그의 휘하에 정보력이 부족한 자들에 의해 잘못 보내진 강재인이 오게 되는데....
상속녀이자 이 병원의 어린 책임자가 될 줄 모르고 그는 그녀에게 본의 아니게 외상에 대해 많은 과외 공부를 시키게 된다.
유명인의 수술로 외상은 의료계에서 핫한 이슈로 떠오르고 보건복지부에서 권역별 중증외상센터를 세우겠다고 예산안을 통과시킨 상황. 외상센터 신청을 해서 채택이 되면 400억 규모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는 상황.
유명인의 외상사건으로 유명세를 탄 익효병원은 당연히 신청할 줄 알았으나, 병원은 생각외로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병원의 기조실장이나 높은 분들은 자기과 출신을 센터장으로 세우지 않을 거면, 저런 이류대 출신 독불장군 아래로 자기과의 스탭들을 보내지 않겠다. 아예 센터 신청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병원내에서 차라리 외상팀을 고사시키려는 분위기, 이 모든 상황을 알고 있는 최인혁 역시 자신의 운명에 대해서는 시니컬하다...
후일 이사장이 죽고, 재인이 이사장이 된 후. 대형 참사가 터지자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가 비상 사태의 총 지휘권자로 임명되고... 외상센터 신청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기득권 세력의 거센 반발이 몰아치는데 ...
누군가 1-2킬로만 살이 쪄도 알아보는 눈썰미와 본의 아니게 꽤 여러과와 부딪히면서 그 과의 속성을 꿰뚫게 되어 인턴들의 특성을 파악, 그에게 맞는 과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사생활 - 어느 날 그에게 이혼 서류를 들고 여자가 나타난다. 얼굴도 가물거리는 그녀는 그의 아버지에게 간이식을 해주었던 도너다. 당시 급성으로 죽어가는 아버지에게 간이식을 하기 위해 불법으로 사례를 하고 장기를 이식자를 구했으나 친분관계가 증명 되지 않아 코노스로부터 이식허가를 거부당했다. 당장 아버지가 죽어가고 있었고, 그는 그녀와 혼인신고를 했고 아버지는 이식 수술을 했고, 그녀에게 사례를 하고 이혼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아버지는 이식수술부작용으로 1년 전 사망하였다.
이혼을 했다고 생각했으나, 그녀 쪽에서 사정이 있어 서류를 접수하지 않았고, 그는 아직도 유부남이었던 것이다. 뻘쭘하게 조용히 도장 찍고 이혼을 하려는데 그녀의 아이가 아파 서류상 보호자가 최인혁임이 병원 내에 알려진다.
또 어느 샌가 2년 동안 그의 옆에서 모든 스케줄과 살림을 해주는 신선생이 그를 떠나려고 준비를 한다. 있는 동안엔 몰랐지만 그녀가 없는 외상외과는 이제 상상할 수도 없는데 ....
신은아 - 외상팀 간호사
최인혁의 비서이자 매니저. 그녀 없으면 외상팀이 돌아갈까 싶을 정도로 최인혁의 병원 내외 모든 스케줄을 관리하고 수술실의 환자까지 옮긴다.
응급실에서 8년 근무. 늘 교통사고나 추락 환자들은 응급실에 깔려있다 죽어가는 환자를 숱하게 봐왔다. 여러과의 선생님들이 내려왔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노트만 쓰고 빠져나갔다. 타과 입원시 컨설트하라는. 원래 그런 환자는 그렇게 죽는 것인줄 알았다. 그러다 캐나다에 갔고, 영주권과 재산 정리 문제로 국내에 들어와 다시 병원 내시경실에서 잠시 알바 중 피 묻은 수술복을 입고 최인혁이 나타났다. 자신이 하는 수술과 환자를 보여주며
나 이런 일 하는 사람인데 나하고 일해보지 않을래요?
전 여기서 1년만 일하고 갈 건데요.
괜찮아요 우리도 계약직이에요
그렇게 시작한지 2년이 되었다.
최인혁이 저 그만두나 싶었는데, 다시 병원에 남게 되었다.
그녀에게는 결혼을 독촉하는 남친이 있고 캐나다로 떠나야 하는 기간이 다가온다. 그를 위해 새로운 비서겸 간호사를 뽑기 위해 면접을 보고 교육을 시키고 마음을 정리한다.
그러나 이국에서의 새생활보다 외상센터가 걱정되는 대책없는 여자.
강인제 (87) 이사장.
강재인의 조부. 아내와 이혼소송 중.
소송 중에 아내와 상속자의 자리를 놓고 의견 차이를 보이다. 결국 둘 다 반대없이 낙점한 재인을 상속자로 키운다.
외과의 출신으로 부지런하고 소식하며 운동한다. 게으른 자를 보면 이해하지 못하고 뚱뚱하거나 담배를 피우면 면접에서 탈락시킨다.
청소부 한명까지 정직원의 경우 직접 면접을 본다.
박길녀 (80) - 강재인의 할머니, 강인제의 아내.
오늘 날 병원을 만들기까지 세무조사부터 모든 걸 겪어냈다. 뒤늦게 남편과 정치색과 상속구도에 대한 의견이 달라 이혼소송중이다.
재인이 평범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지만 이 병원 재단의 유지를 가장 잘 지켜줄 아이가 그 아이임을 알기에 상속에 동의한다.
김수형 -외상외과 펠로우
나 같은 초일류 엘리트가 왜 이런 병원에서 외상외과 수련을 받는가?
근처에서 공보의를 하며 이 병원을 오가다 어느 날 최인혁 밑에서 펠로우를 하겠다며 찾아온 청년. 고생스러운 길이고 미래도 없으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최인혁에게 저 같이 우수한 인재가 남들 다 하는 평범한 수술이나 하기엔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당돌하게 되물어 최인혁 아래에서 수련을 받게 된다.
강인제나 박길녀 중 한사람이 강재인의 짝으로 눈여겨 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