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은 가볍고, 몸과 마음은 무거워질 때 나는 그곳으로 간다”
12년 동안 80개국을 홀로 다닌 여행가 김남희가 선택한 겨울 쉼터, 발리 치앙마이 라오스 스리랑카에서 보낸 200일
나는 추위를 싫어한다. 그래서 겨울이 두렵다. 외로운 들판에 혼자서 추위와 맞서는 것처럼 때론 서럽고 두렵기까지 한다. 그 추위가 따뜻한 봄을 잉태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도 추위가 싫다. 그래서 꿈을 꾸었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남쪽나라에 가서 살다와야지. 외로움도 서러움도 몰아내고 두려움까지 잊게 할 그곳 따뜻한 나라에서.’
그렇지만 따뜻한 남쪽나라에 가지 못했다. 아직까지. 언젠가는 가게 될 거니까 아직까지는이다.
그런 내가 나처럼 따뜻한 남쪽나라에 가서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나처럼 추위를 싫어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 김남희가 내 맘에 쏙 들어오는 책을 썼다. <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살아보기>라는 책이다.
그녀는 12년 동안 전 세계 80개국을 돌아다닌 여행가이다. 한비야가 시작했던 세계여행의 바람이 김남희를 통해서 더 넓게 펼쳐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따뜻한 남쪽나라를 선택하면서 몇 가지 선택지를 넣었다. 한국과 너무 많이 멀지 않고 한국의 겨울과는 반대의 계절을 가진 나라, 물가가 한국에 비해서 더 부담스럽지 않고 여자 혼자 머물러도 안전한 곳, 그리고 문화적인 인프라가 풍부해서 나름 윤택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나라들로 꼽았다. 그렇게 해서 그녀가 선택하고 찾아간 곳들이 발리, 치앙마이, 라오스, 스리랑카이다
내가 한 번도 찾아가 본적이 없는 나라고 도시들이다. 그렇지만 꼭 한번쯤은 가고 싶었던 나라들이기도 했다.
“남쪽 나라에서 보낸 나의 겨울은 따뜻했다. 매일 산책을 했고, 책도 많이 읽었고, 제법 글을 쓰기도 했다. 만날 사람도 없고, 할 일도 적다 보니 나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나는 겨울이 오면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가는 삶의 방식을 고수할 것 같다.”-본문 중에서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에 나오는 네 나라 발리와 스리랑카와 치앙마이 라오스는 그녀의 표현처럼 기대이상이다. 언젠가 한번쯤, 더 변하기 전에 찾아가고 싶을 정도로.
가장 먼저 찾아간 발리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혼여행지의 천국만이 아니었다. 그곳은 전통문화가 살아 있는 곳이었고 생명의 강력한 의지로 넘실거리는 땅이었다. 스리랑카는 또 어떠한가? ‘인도양의 진주’로 불리는 스리랑카, 그곳에서는 아름다운 차밭과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었고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옛 도시의 흔적도 매혹적이었다. 치앙마이와 라오스 역시 이전과는 조금 다른 삶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여행객들에게 느릿느릿 살아가면서도 소박한 꿈을 안고 살아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도시였다.
아마 올 겨울부터는 또다시 꿈을 꾸게 될 것 같다.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살아가게 될 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