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출어람이라 함은 제자가 스승보다 훌륭하게 됨을 뜻 합니다.바둑계에 그 대표적인 예가 100년에 한번 나올수 있는 천재기사 조훈현과 그 제자 이창호 입니다.위대한 스승이 있었기에 세기를 뛰어넘는 훌륭한 제자가 탄생한 것 입니다.
조훈현은 한참 전성기인 1984년 32세의 나이에 전주 바둑신동 아홉살짜리 철부지 이창호를 내제자로 받아 들인 것 입니다.바둑계에선 제자 육성은 은퇴 무렵부터 시작하는 것이 관례인데 파격적 이었습니다.
조훈현의 부인 정미화 여사가 둘째 출산을 한달 앞둔 시기로 첫째가 네살 이었다 하니 가정적으로도 얼마나 어렵고 힘든 시기입니까?그러나 남편 조훈현의
"앞으로 나혼자는 힘들어 ! 바둑이 세계화가 될텐데 언제까지 일본,중국에 뒤지고 있을 수 만은 없어?.바둑의 세게화를 위해 창호를 키워야 해!"
라는 이 한마디에 동의 하였다고 합니다.
그후 이창호를 가장 무서워한 사람은 조훈현도 이세돌도 아닌 정미화여사 였다고 합니다.남편이 잠든 깊은 밤 건넌 방의 불빛은 꺼지지 않은 채, 혼자 바둑 복기하는 어린 창호의 똑딱거리는 바둑돌 소리가 새벽까지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는 술회를 합니다.
창호가 내제자가 된 2년뒤 1986년 11세에 창호는 프로에 입단하고,1988년 13세에 KBS 바둑왕전에 우승 첫 타이틀을 획득하며 세계최연소 타이틀의 기록을 갱신합니다.그리고 1988년겨울에는 조훈현의 라이벌 서봉수를 연이어 꺽고 최고위전에 스승에게 도전 3:1로, 또 패왕전에 도전 3:0으로 패배하여 세기의 사제 첫대결은 모두 스승의 승리로 진압하긴 하였습니다.
그러나 1989년 부터는 세간의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 졌습니다
1989년 29회 최고위전 결승에서 조훈현은 2:3으로 창호에게 패함으로 무관의 제왕이 됩니다.그리고 그후 1990년부터 2009년까지 이어진 사제도전기는 190승119패로 이창호의 승세는 하늘을 찌를듯 충천하였습니다.그리고 68번의 참피온 타이틀 매치도 49승 19패로 창호가 월등 하였습니다.
조훈현은 1995년까지 무관의 제왕으로 시간을 지낼 떄 조훈현은 물론 정미화 여사도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습니까? 자기가 키운 호랑이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 뼈저린 회한과 반성은 조훈현을 단련 시켜 더 큰 인물로 태어나게 했습니다.
그래서 조훈현은 이창호의 기다림의 바둑을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 모든 것을 바꾸어야 했습니다.그래서 조훈현은 초반 부터 흔들기 해법으로 싸움 바둑을 연구 하였습니다.그리고 틈 날 떄 마다 북한산을 오르면서 떨어지는 체력을 보강하고,하루 두세갑 즐기던 담배도 끊었다고 합니다.그때 조훈현은 마누라만 빼고 바둑을 위해서 모든것을 다 바꾸었다고 전해 집니다.조훈현의 바둑 즉 자기 일에 대한 대단한 집중력은 요즘 TV에 나오는 "생활의 달인" 을 비교하며 생각해 봅니다.
1994년부터 창호에게 연속 15번 패배의 쓴잔을 마시며 분골쇄신한 결과 1996년 드디어 패왕전에서 15전16기의 승리를 이루어 6년여만에 패왕에 복귀하게 됩니다.그 여세로 BC카드배,기왕전등의 참피온 왕좌 3개를 탈환하게 됩니다.1997년에는 동양증권배,1999년에는 춘란배,2000년에는 후즈쯔배,TV바둑아시아선수권배에서 우승,2001년에는 삼성화재배, 후지쯔배에서 우승 계속 바둑황제의 건재와 위용을 떨칩니다.
조훈현이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육성한 뛰어난 제자 이창호를 목표로 삼아 그후 자극을 받은 어린 기사들이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그결과 우리나라의 바둑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성장하였고 언감생심 올려다보기도 외경스러웠던 일본을 제치고 세계바둑 정상에 십여년간 등극 군림하고 있지 않나 생각도 해 봅니다 .
1953년생인 인간 조훈현, 현대 한국의 바둑사에 거인처럼 큰 인물입니다.최연소 프로입단, 최다승프로기사,최장기챔피온 유지, 최다우승기록등 그의 위업은 앞으로도 바둑역사상 깨지기 어려운 신기록들 입니다.그리고 지금 예순이 가까운 나이에도 현역 젊은 기사와 바둑을 두고 있다는 자체만도 대단한 기록 입니다.
그리고 그의 더 대단한 행적은 그는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더 강한 맹수로 스스로 단련하여 거듭 난 것 입니다.자신이 육성한 창호를 자극 삼아 끊임없이 자기와의 싸움을 하며 자기계발을 한 조훈현,인간적으로도 세계 바둑계에 모범이 되는 걸출한 인물입니다
호암 이병철 회장은 평소"내 일생을 통해 80%는 인재를 모으고 교육을 시키는데 시간을 보냈다"고 말하며 평생 인재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그리고 "기업의 성패는 고정관념의 탈피와 인재에 달려 있다.기업인의 가장 중요한 책무중 하나는 인재육성이다"라고 SK 최종건회장도 인재육성이 기업발전의 기본임을 역설하였습니다.한국 바둑의 미래를 예견하고 32세의 한창 젊은 나이에 호랑이 새끼를 키울 생각을 한 바둑황제 조훈현을 조명해 보며 이제 나라와 조국의 미래를 위하여 제자와 후진 육성의 소중함을 다시 깊이 깊이 다짐해 봅니다.
*** 매월 마지막 토요일 오후 2시
대전 45바둑 동호인 만남의 날 입니다.***
첫댓글 양상문 명지대 바둑학 교수가 특강한 테이프 내용을
본인이 글로 옮겨 동호회 홈페이지에 기고한 글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