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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雅형님!
그동안 이과 공부하신다고 머리 아프실텐데 머리 좀 식히시라고 한편 올립니다.
추석이 코 앞인데 안부 인사도 이 포스팅으로 대신합니다.
명절 잘 쇠십시요^^
석탑에 있어서 상륜부는 찰주가 쇠로 조성된 한계 때문에 남아있는 작례가 거의 없다.
그래도 그나마 상륜부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석탑은 실상사,보림사,봉암사 등을 포함하여 10여기만 남아있을 정도로 희소하다.
그런데 상륜부 부재 중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부재가 있다.
그것은 노반이다.
노반은 상륜부 맨 아래에 위치한 구조상의 잇점으로 찰주가 삭아도 훼손되거나 무너지지 않고
그 원형을 대부분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노반의 역할은 상륜부의 균형을 잡아주며 부재를 받치는 기능을 한다.
일반적인 노반의 형태는
대부분 방형이며 1매로 조성되었으며 상부가 돌출되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일반적인 노반과는 달리 특이한 형태로 조성되는 노반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노반을 그 형태나 모양에 따라 아래와 같이 25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그 유형은 아래와 같다.
1.우주없이 방형으로 조성된 경우
2.우주가 있고 방형으로 조성된 경우
3.우주없이 상부가 돌출된 경우
4.우주없이 상부가 돌출되고 하면에 1단 받침이 있는 경우
5.우주없이 상부가 돌출되고 하면에 2단 받침이 있는 경우
6.우주가 있고 상부가 돌출된 경우
7.우주가 있고 상부가 돌출되고 하면에 1단 받침이 있는 경우
8.우주가 있고 상부가 돌출되고 하면에 2단 받침이 있는 경우
9.ㅍ자 형태를 하고있는 경우
10.별석으로 상단, 하단 2매로 조성된 경우
11.옥개석처럼 반전과 낙수면 혹은 층급받침이 있는 경우
12.똑같은 모양이 이중으로 중첩된 경우
13.상부가 밖으로 돌출되지 않고 안쪽으로 한단 들여서 조성된 경우
14.방형이 아닌 다각형으로 조성된 경우
15.낮은 판석으로 조성된 경우
16.상부의 돌출부분 하면이 안쪽으로 휘어진 경우
17.노반 처마선이 아래로 비스듬히 사절(깍여있는)되어 있는 경우
18.매우 크고 높게 조성된 경우
19.측면에 안상이 조성된 경우
20.상부에 복련이 조식된 경우
21.상부 돌출부분 하면에 절수구가 표현된 경우
22.삼층옥개석과 일석인 경우
23.복발과 일석인 경우
24.복발,앙화와 일석인 경우
25.상륜의 모든 부재와 일석인 경우
이번 포스팅에서는 10번 즉 노반이 별석으로 상단, 하단 2매로 조성된 석탑을 다루려고 한다.
이러한 노반의 계보는 아래와 같다.
1. 표충사 삼층석탑 (9세기 후반)
표충사 삼층석탑에서는 노반이 별석으로 상단,하단 2매로 조성되어 있다.
하단의 노반은 방형이며
상단의 노반은 마치 옥개석처럼 네모서리에 반전이 표현되었으며 안쪽으로 깊이 1단의 받침이 있다.
그래서 노반이 별석의 2매로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표충사 삼층석탑은 노반이 별석으로 상단,하단 2매로 조성된 최초의 석탑이다.
또한 상단 노반 모서리에 반전이 있어 옥개석 형태의 노반이 조성된 최초의 석탑이기도 하다.
그런데
현재 상태로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 탑에서는 삼층옥개석과 하단 노반이 별석이 아니라 일석일 가능성이 있다.
만일 일석이라는 이 탑이 삼층옥개석과 노반이 일석인 석탑의 최초의 석탑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데 이 탑이 삼층옥개석과 하단 노반이 별석이라면
삼층옥개석과 노반이 일석인 최초의 석탑을 경주 남산 부흥사 옥개석으로 그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
부흥사 옥개석은 크기가 작고 찰주공이 매우 커서 삼층석탑이 아니라 오층석탑의 오층 옥개석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이 옥개석은 9세기 후반경에 조성되었을 것이다.
2.광주 증심사 삼층석탑 (10세기 초반)
증심사 삼층석탑은 노반이 상단 하단 2매로 조성되어 있는데 아주 특이하게 조성되어 있다.
상단노반은 하부가 3단의 받침과 모서리에 반전을 하고 있어 언듯보아 옥개석처럼 보인다.
그런데 3단의 받침을 자세히 보면 아래 1단이 위의 2,3단 받침보다 더 높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아래 1단이 높은 형태는 옥개석 층급받침이 아니라 하단노반의 일부를 포함해서 상단노반을 조성된 것이다.
즉 상단노반은 아래에 2단의 받침과 하단노반의 일부(20%정도)를 포함한 것이다.
그래서 하단노반은 80%만 남아있다.
그런데
현재의 하단노반은 상단노반과 크기가 맞지 않아 후보물일 가능성이 많다.
증심사 삼층석탑 노반의 형태는 옥개석처럼 반전과 받침이 있어 옥개석 형태의 노반 석탑에도 포함된다.
3.월남사지 삼층석탑 (10세기 초반)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도 노반의 모습이 상단 하단 2매로 조성되어 있는데 그 모습이 아주 특이하다.
하단노반은모서리에 우주가 표현되어 있다.
상단노반은 돌출된 상부아래가 안쪽으로 휘어진 모습이며 깊이 1단의 받침이 있다.
월남사 삼층석탑은 노반이 별석으로 상단,하단 2매로 조성된 석탑이다.
또한 이 석탑은 노반 상부 돌출부분 하면이 안쪽으로 휘어지는 형태의 최초의 석탑이 된다.
4.김제 금산사 오층석탑 (982년)
금산사 오층석탑은 멀리서 보면 마치 6층 석탑처럼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6층 옥개석처럼 보이는 부재는 하면에 층급받침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6층은 노반이다.
즉 노반이 상단 하단 2매로 조성되어 있다.
하단노반은 모서리에 우주가 표현되어 있고 특이하게도 아주 낮은 편이다.
상단노반은 판석으로 조성되었으며 판석은 낮은편이며 처마선이 안쪽으로 비스듬히 깍여있다.
그래서 노반이 별석으로 상단 하단 2매로 조성된 석탑이다.
또한 이 석탑은 노반의 처마선이 안쪽으로 사절되는 최초의 석탑이기도 하다.
5.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10세기 후반경)
무량사 오층석탑의 노반도 희귀한 유형이다.
(사진 출처 : 은하산방 희유님)
노반은 별석으로 상단 하단 2매로 조성되었으며
하단 노반에는 모서리에 우주가 표현되어 있고 가운데 아래쪽에 정공이 3곳이 뚫려있다.
이러한 정공은 장식품을 꼿았던 구멍이다.
그런데 무량사 오층석탑의 노반은 다른곳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아주 특이한 특징이 있다.
상단 노반 하면을 자세히 보면 하면에 절수구가 표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절수구는 옥개석 하면과 상층기단 갑석 하면 그리고 하층기단 갑석 하면에서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노반에 절수구가 표현된 것은 거의 작례가 없다.
그만큼 이 석탑은 공을 들여 조성한 석탑으로 보인다.
무량사 오층석탑의 노반은 별석으로 상단 하단 2매로 조성된 석탑이며
또한 노반에 절수구가 표현된 최초의 석탑이기도 하다.
6.청량사지 칠층석탑 (11세기 초반)
청량사지 칠층석탑의 노반의 구성은 특이한 편이다.
삼층 옥개석 하면에 1단의 노반괴임이 있으며 그 위에 별석의 하단 노반(70%)이 있으며
그 위에 상단노반이 별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단노반의 30%를 포함하고 있다.
상단노반은 상부가 돌출되어 있으며 모서리에는 옥개석처럼 반전을 하고 있다.
상단노반 위에는 부재의 명칭이 불분명한 간략화된 상륜부재가 상단노반과 일석이며
그 위에 보주가 올려져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청량사지 칠층석탑은 하단노반이 70% 상단노반이 30%포함된 2매의 별석으로 구성된 석탑이다.
7.춘천 서상리 삼층석탑 (11세기 후반)
춘천 서상리 삼층석탑에서도 노반이 별석으로 상단,하단 2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노반이 특이하게도 하단 노반은 삼층옥개석과 일석이며 상단 노반은 복발과 일석이다.
상단 노반 상부 하면에는 1단 받침이 있고 옥개석처럼 낙수면이 있다.
노반이 마치 사층옥개석처럼 보여 넓고 높은 편이다.
8.군위 법주사 오층석탑(11세기 초중반)
법주사 오층석탑은 현재 상태로는 대부분 오층석탑으로 본다.
옥개석 층수를 세어보면 오층인 것이다.
그런데 세세히 관찰해보면 삼층옥개석 위의 부재는 설명하기가 애매해서 층수가 불분명하다.
이 석탑의 층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체감률을 먼저 보아야 한다.
이 탑은 삼층옥개석과 사층옥개석 사이가 눈에 띄게 체감을 한다.
이러한 모습은 삼층옥개석 위에 또다른 층수가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사층옥개석과 탑신석이 현재는 유실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현재의 사층옥개석과 탑신석은 오층옥개석과 오층탑신석이다
이렇게 본다면 상륜의 부재도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사층옥개석과 탑신석이 유실된 것으로 보면 위 사진의 맨 아래 옥개석은 오층 옥개석이 되는 것이다.
오층 옥개석 하면에는 2단 층급받침이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오층옥개석 위에는 노반이 유존하며 노반의 형태가 별석으로 상단 하단 2매로 구성된 석탑이다.
하단 노반은 방형이며 상단노반은 옥개석처럼 모서리에 반전이 있으며 상하 처마선이 같이 반전한다.
그래서 군위 법주사 오층석탑은 노반의 형태가 별석으로 상단,하단 2매로 조성된 석탑이다.
9. 세종시 전의면 비암사 삼층석탑 (11세기 후반경)
비암사 삼층석탑에서도 노반이 별석으로 상단,하단 2매로 조성되었다.
비암사 석탑에서도 노반이 특이하게 조성되었는데
하단 노반은 삼층옥개석 정상 노반 괴임과 붙어있는데 절반(50%)만 붙어있고
나머지 절반(50%)은 상단 노반 아래에 붙어있다.
상단 노반은 2단으로 구성되었는데 하단은 하단 노반의 절반(50%)과 일석이며 상단은 돌출 하부에 1단의 깊은 받침을 두었다.
혹자는 석재의 석질이 달라 후보물로 추정하기도 하는데 노반의 상단 하단 2매 석탑을 이해하지 못하는 의견이다.
노반이 상단, 하단 2매로 조성된 석탑인 것이다.
10.예천 향석리 삼층석탑 (12세기 중후반)
향석리 삼층석탑의 노반 구성도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다.
노반의 형태는 하단노반은 삼층옥개석과 일석이며 모서리에 우주가 표현되어 있고 하단노반의 70%만 구성되어 있다.
상단노반은 상부가 돌출되어 있으며 아래에 1단의 받침이 있으며 하단노반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상단 노반 하면에 2단 받침이 표현되어 있는데 2단 받침이 특이하게도 안쪽으로 사절되어 있다.
11.홍성 신대리 삼층석탑(13세기 중반)
신대리 삼층석탑의 노반 형태도 별석으로 상단,하단 2매로 조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 석탑의 노반은 일반적인 모습이 아니라 마치 4층 옥개석과 탑신석을 보는듯이 높고 크게 조성되었다.
이 탑의 노반은 매우크고 높은노반의 작례에 속하기도 한다.
이러한 노반은 매우 희귀한 편이다.
12.양양 서림사지삼층(13세기 후반)
서림사지 삼층석탑의 노반의 형태는
하단 노반은 80%가 삼층옥개석과 일석이고 상단 노반은 상부가 돌출되어 있고 하단 노반의 20%와 일석으로 조성되어 있다.
서림사지 삼층석탑은 탑신석이 세장한 석탑이라 13세기 중반 이후에 조성된 석탑이다.
13세기 중후반 이후에는 이렇게 노반이 별석으로 상단,하단 2매로 조성된 석탑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러한 노반의 형태는 9세기 후반에 나타나 13세기까지 유존하는 양식이 아닐까 한다.
이 글을 올리고 난 후 아래와 같은 어느 회원님의 문의가 있었습니다.
언제나 심도있는 분석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올려주신 노반에 대한 글은 말씀하신대로 실제로 답사하지 않고서는 거론할 수 없는 글이라 일반 학술지나 논문에서는 볼 수 없는 글입니다.노반에 대해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 여쭈어봅니다.
예전부터 애매한 부분이 있었는데 오늘 노반에 대한 글을 보며 느낀점이 있어 몇자 끄적입니다.
고창 선운사 대웅전 앞에 있는 선운사 육층석탑입니다. 저는 이 탑이 왜 육층인지를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석탑 중 짝수층을 가진 석탑이 없는걸로 아는데 육층이라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도 합니다.
달넘새님의 노반에 대한 글을 읽다 문득 이해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층수를 세어보면 6층이 맞습니다만 맨 꼭대기 층인 6층은 달넘새님 견해로 본다면 노반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층급받침도 없고 포스팅에서 말씀하신대로 노반이 별석으로 상단 하단 2매로 조성된 모습 아닙니까?
그렇다면 선운사 6층석탑은 6층이 아니라 5층이며 맨위의 부재는 노반으로 해석하면 5층의 홀수탑이 되는 것이 아닌가요.
짝수층의 석탑이라 궁금해서 두서없이 몇자 적어 보았습니다.
고견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