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젊은 사냥꾼이 오리 사냥을 갔다.
날아가는 청둥오리를 총으로 쏘아 맞추었는데 그만 오리가 마을의 어떤 집 담장안으로 떨어졌다.
사냥꾼은 그 집 대문을 두드렸다.
대문을 열고 주인이 나왔는데 보니 영감님이었다.
"실례합니다만, 이 집안으로 제가 사냥한 청둥오리가 떨어졌는데 좀 돌려주셨으면 합니다."
"예, 오리가 떨어진 것은 맞습니다만 오리를 내줄 수는 없습니다."
"아니, 왜죠? 제가 이 총으로 쏘아서 잡은 건데요."
"그런건 모르겠으나, 분명한 건 내집 담장 안으로 떨어졌으니 내 것이지요."
둘이는 오리 때문에 시비가 붙었으나 서로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영감님은 젊은 사냥꾼의 무례함에 마음이 많이 상했다.
한참을 실강이 끝에 영감님이 재미있는 제안을 했다.
"그럼, 우리 서로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니, 내가 제안을 하나 하겠소. 우리 주먹대결로 결판을 냅시다."
다 늙은 영감이 무슨 힘이 있다고 주먹대결을 벌이자고 하나? 사냥꾼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럼 그러시죠. 어디 룰을 한번 말해보세요."
"좋습니다. 젊은이! 나중에 후회하기 없기요."
"영감님이나 후회하지 마시고 어서 게임룰을 말씀해 보시지요."
"이렇게 합시다. 서로 세대씩 때려서 항복하면 지는 겁니다."
"네, 좋습니다."
"그럼 내가 나이가 더 많으니 먼저 시작하겠소."
사냥꾼은 떡 버티고 서서 얼굴을 치라고 대주었다.
퍽! 하고 영감님의 주먹이 날아왔다.
눈앞에 불이 번쩍 튀었다.
영감이라고 우습게 봤더니 장난이 아니었다.
퍽! 두번째 주먹이 날라왔다.
정신이 아찔하고 코피가 터져서 옷으로 흘러내렸다.
또 퍽! 드디어 마지막 주먹이 꽂혔다.
젊은 사냥꾼은 자리에서 픽 쓰러졌다.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가까스로 일어난 사냥꾼은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자, 영감님 이번엔 제 차롑니다."
사냥꾼은 덩치가 어마어마 했다.
한방만 때려도 영감은 죽을 것 같았다.
그러나 영감은 태연했다.
드디어 사냥꾼이 무시무시한 주먹을 날리려는 순간 영감이 소리쳤다.
"잠깐! 됐소. 내가 졌소. 오리를 줄테니 가져가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