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라이딩
어제(4/13, 토) 자전거를 타고 소래포구에 다녀왔다. 전부터 일정이 잡혀 있는 것은 아니었고 전날인 금요일 오전에 상황을 알아보며 동행을 결정했다. 그러니 갑작스런 라이딩이 되었고 정작 동기 최○문은 모친 생신이라 불참하여 내가 대타가 된 꼴이다. 사과 2개와 찰떡파이 8개를 넣고 8:50에 집을 나섰다.
양화대교를 건너 양평사거리에서 우회전한 후 선유도역에서 다시 좌회전하니 곧 서부간선도로를 넘어가는 육교가 있다. 엘베가 있어 쉽게 건너갔고 곧 안양천 라이딩길에 합류했다. 안양천 뚝방에는 만개를 지난 벚꽃들의 향연이 장관을 이루었다. 전에 라이딩을 하면서 옆에서 바라보았고 또 서울둘레길을 완주하며 직접 걷기도 했지만 대한민국에서 으뜸가는 벚꽃터널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양평동에서 석수역까지 이어진 이 길은 정말 끝이 없어 보인다. 여의도나 진해에 비길 바가 아니다. 나도 제때에 제대로 즐기지는 못 했지만 괜히 멀리까지 고생하면서 갈 일이 아니다. 가까이에 그 어느곳보다도 좋은 벚꽃길이 있으니까 ...
신정교 아래 9:20 도착. 곧 도림천을 타고 온 이○한과 손○민이 왔다. 그러나 이날의 리더인 함○태님이 안 나타났다. 기다리다 전화하니 건너편 목동쪽에서 있단다. 헐, 서로 소통이 안 됐더라. 건너가서 합류한 후 곧 출발. 구일역 옆의 목감천을 따라갔다. 한강변의 잔차길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런대로 차로가 아닌 것만도 고마울 뿐! 광명경륜장(스피드돔) 옆에서 다른 한 명이 합류해 일행이 5명이 됐다. 난 모르는 사람인데 나중에 알아보니 올해 서울산정으로 온 임○희님(건축 82학번)이라 했다.
그곳부터는 완전한 시골 풍경이면서 길이 나빴다. 거친 시멘트 포장에 잔차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니 조심하여 가는 수밖에 없었다. 하도 복잡한 코스를 가다보니 길을 기억할 수가 없었다. 그저 리더를 따라가기만 하는 상황. 경기도는 어디나 온갖 공장들이 밀집해 있는데 대부분 난개발로 어지러울 정도다. 지자체가 세입에만 관심이 있는지 마구잡이로 허가를 내주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저수지 옆에서 쉬었고 방향도 가늠하지 못 하면서 그냥 내달렸다. 소래의 고층 건물들이 이국적인 풍광을 보이는 습지 공원에서 다시 휴식. 한참 동안 비포장길을 갔다. 심하게 구불거리는 길은 거의 내내 이어졌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지나고 11:55경 소래포구 번화가 도착. 두리번거리다 가까운 식당으로 들어갔다. 해물칼국수를 주문하고 막걸리도 세 병이나 처리했다. 난 딱 한 잔만! 칼국수 양은 푸짐했고 넉넉히 먹었다. 전날 밤 막걸리를 마신 탓에 아침에 설사를 한 터라 조심해야 하는 처지. 유람을 온 것이 아니니 포구나 수산물시장 구경은 아예 생각조차 안 했다. 13시 직전 떠나 귀로에 올랐다.
역순으로 되돌아가는 길! 방향은 몰라도 서서히 길이 복기가 되었다, 다음에 내가 일행을 끌고 이 길을 올 수 있을 정도로 애써 기억하려고 했다. 습지 허허벌판에 커다란 공원이 조성된 곳이 있다. 6층 높이의 나선형 전망대에 올랐다. 넓은 공원과 잔디밭, 염전체험장 등이 있고 멀리 소래포구의 고층 건물들이 무슨 큰 항구도시 같이 아슴하게 들어왔다. 고난의 길이 다시 이어졌다. 들판 가운데 수로 옆을 달리기도 하고 급한 비탈을 오를 때는 힘들었다. 거기에서 잠깐 쉬고 다시 출발. 광명경륜장까지 달린 후 쉬고 한 명은 헤어졌다. 신정교 옆 쉼터에 15:17 도착. 날씨가 아주 좋았고 벚꽃놀이가 절정은 지났지만 끝물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안양천 일대는 엄청 북적였다. 잔차를 끌고 다리를 건너야 했다. 일행과 헤어져 혼자 집을 향했다.
불찰로 풀었던 쇽업소바 조절장치를 잠그지 않아 더욱 힘들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안양천을 따라 한강 합수부를 거친 후 익숙한 길을 달렸지만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양화대교를 건너 절두산성지 옆의 당산철교 밑에서 쉬며 다리 마사지. 집중하여 힘을 내서 집에 들어오니 16:15이었다. 시간은 별 의미가 없다. 길이 거칠고 나빠서 한강변을 달리는 것과는 전혀 달랐고 그럼에도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다. 네이버 지도를 검색해도 전혀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 거리가 얼마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70km 정도를 탄 것으로 추정한다. 잘 마쳤으니 감사할 일이다. 저녁에 성당에 가서 양심성찰 시간을 가진 후 집중고백성사를 하고 왔다. 부활대축일을 한 주 남긴 날이다.
오목교에서 신정교 사이의 문래동쪽 뚝방 벚꽃터널
시흥갯골생태공원 전망대 그리고 주변 풍광
2019.04.14.
[권고하는 코스를 추가한다]
아래 지도처럼 시흥시내의 중심가를 잘 지나가면 넓은 길을 따라 수월한 라이딩이 될 것 같다. 물론 자동차길과 겹치는 구간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특히 그런 구간을 혼자 타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2019.04.14. 밤)
[왕복한 코스 정리한 지도]
첫댓글 정년이 가까워진 말년에 학교를 옮겨 고난스런 3월을 보냈다.
막말로 하루하루가 지옥과 같은 날들이었고 날마다 명퇴를 머릿속에 담고 지냈다.
계획에 없던 중간고사 출제도 무사히 끝내 홀가분해져서 라이딩에 부담 없이 참가했다.
더 자주 열심히 기회를 만들자!
네이버 지도가 잘 나타나면 캡쳐하여 코스를 표시하고 싶은데 어렵구나!
올 때 한 사람이 앱을 켜서 코스를 기록하게 했으니
자료를 넘겨 받으면 추가로 올려야겠다.
다음 지도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훨씬 좋아졌다.
일반 지도로도 상세함이 네이버 지도보다 낫다.
특히 일반 지도로는 어제의 코스 확인이 어려운 구간도 있는데
스카이뷰로 보니 모두가 이어졌다. 정말 잘 나와있다.
그러나 소래포구 라이딩은 국도를 타더라도 좀 좋은 길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대단해요~~
갈 때 쉬었던 저수지는 칠리저수지였고
올 때 쉬었던 전망대가 있는 곳은 시흥갯골생태공원이다.
다음 지도에서 찾아 확인한 것이다.
다녀온 지 불과 며칠 만에 지도를 캡쳐해서 정리했으나
3주가 지나서야 갑자기 생각나 추가로 올린다.
길은 많고 각자 생각에 따라 택하면 그만이지만 참고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