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매일 밤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취침하는 것이 두뇌발달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과학자들은 규칙적으로 수면을 취한 3세 아동이 7세에 치룬 인지능력 시험 에서 불규칙한 수면을 취한 아동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다른 연구에서는 아동과 청소년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할 경우 학습 능력이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나왔으며 이번 연구는 그러한 결과의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연구는 수면과 인지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 예컨대 아침식사를 거르거나 아동의 방에 TV가 있다거나 하는 사실들도 고려했다. 이 모든 사항들을 고려한 후에 연구는 취침 시간이 일정하기만 하면 취침 시간 자체는 인지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놀라운 점은 늦은 취침 시간이 아동의 시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아만다 사커는 말한다. 사커는 UCL의 사회보건분야 라이프코스연구국제센터의 센터장직을 맡고 있다. 그녀는 “이 연구결과는 다소 늦은 시간이라고 해도 취침시간이 일정하기만 하면 괜찮다는 메시지를 부모들에게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불규칙한 취침시간은 생체리듬을 교란시켜서 인지발달을 저해할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두뇌가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에 수면부족과 그로 인한 두뇌 가소성(기억, 학습 등 뇌기능의 유연한 적응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면전문가들은 대체로 어린이들의 수면시간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물론 수면시간이 중요하긴 하지만 “우리는 생체리듬 교란에 더 큰 중점을 뒀다”고 전미아동의학센터의 수면의학 담당 이사인 주디스 오웬스 박사는 말한다. 오웬스 박사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오웬스 박사는 불충분한 수면과 불규칙한 수면시간이 각각 다른 메커니즘을 통해 인지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 문제를 다 갖고 있는 어린이들은 인지발달에 더 큰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7월에 역학과지역사회보건저널 온라인판에 발표된 이 연구는 1만1,178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수면시간과 인지시험 점수를 측정했다. 이 아동들은 영국의 밀레니엄코호트연구 대상자들이다. 이 밀레니엄코호트연구는 영국에서 2000년에서 2002년 사이에 태어난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장기 연구이다.
이 아동들의 부모들은 아동들이 각각 3세, 5세, 7세였을때 취침시간이 언제였는지에 대해 응답했다. 3세였을때 20%에 가까운 아동들은 취침시간이 불규칙했다. 5세였을때는 그 수치가 9.1%로 낮아지고 7세였을때는 8.2%로 감소했다. 부모들은 또한 사회경제적, 인구통계학적 특징과 가족의 일상사에 대한 질문에도 응답했다.
이 아동들이 7세가 되었을 때 이들은 읽기, 수학, 공간 능력등에 대한 인지 테스트를 받았다. 너무 이르거나 늦은 시간에 취침을 한 어린이들과 취침시간이 불규칙한 어린이들이 가장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고 사커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다른 요인들을 고려했을 때 취침시간이 불규칙한 어린이들이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규칙적인 수면습관이 중요하다. 각 조사연령대인 3, 5, 7세에 모두 취침시간이 불규칙했던 아동들이 규칙적이었던 아동들과 비교해 볼 때 현저히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고 사커 박사는 지적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3세와 7세 사이에 규칙적인 취침 습관을 형성하지 못한 여아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 연구의 공동저자이며 UCL의 역학및공공보건학 교수인 이본느 켈리는 왜 여아들에게 이런 현상이 더 많이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본 연구결과에 확실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켈리 교수는 여아와 남아 사이의 점수차이는 읽기와 공간 능력 테스트에서는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수학 테스트에서는 크게 나타났다.
그녀는 “남아들이 이런 상황에 대한 면역력이 더 강하고 여아들이 더 취약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수면시간에 대한 데이터는 확보하지 못했는데 부모들을 대상으로 자녀들의 기상시간은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취학 아동들(유치원생에서 중2까지)은 10시간의 수면시간이 필요하고 3~4세 아동들은 낮잠시간을 포함해서11시간에서 13시간이 필요하다고 샬리니 파루티는 말한다. 파루티는 세인트루이스대 아동수면및연구센터 센터장이다.
파루티는 이 연구결과의 희소식은 대부분 아이들의 수면시간이 규칙적이라는 점이라면서 수면전문가들의 조언을 강조했다. “아동이 더 어릴수록 규칙적인 취침 버릇을 들이기가 더 쉽다”도 말했다. 파루티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녀는 잠자기 전 15분 정도 할애해서 깨어있는 상태가 수면상태로 갈 수 있도록 뇌를 전환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다고 조언한다.
생체시계를 두뇌에 맞추기 위해 주말이나 여름에 취침시간을 평상시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잡는 것이 좋다고 파루티는 말했다. “두뇌와 생체시계는 매일 매일의 규칙적인 취침시간을 좋아한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