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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웃과 함께 하는 석천사 원문보기 글쓴이: 바르미
성호 마나사로바
2004년 10월 9일 토요일
어제 덕원당을 먼저 알리로 보내고 아직 하산하지 않은 보인당을 기다리니 4시경에 숙소로 온다.
같이 저녁을 먹고 쉬는 데 예상치 못한 버스가 한대 다르첸 강디스빈관 마당으로 들어온다.
이게 왠일 인가 싶어 쫓아 나가보니 푸란 가는 차량이다.
11일에 알리로 간다고 알려 주어서 방으로 돌아와 갑자기 생각하니
마나사로바 호수( Manasarovar 호수 - 마음의 호수(Lake of mind), 티벳 사람들은 마팜윰초라 하는데 이는 '영원히 패하지 않는 보석과 같은 호수(永恒不敗的 碧玉湖)를 의미한다.
수심 70m, 해발 4560m로서 세계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담수호이다.
호수 남쪽에는 구를라 만다타가 구름 같은 머리채를 틀어 얹고 우아하게 누워 있으며, 북쪽에는 카일라스가 큰 구름의 백산개(白傘蓋) 아래 순백의 미묘한 베일을 내리 두르고 위엄 있는 자태로 제왕처럼 앉아 있다.) 를 가보는 게 좋을 듯 싶어 보인당에게 갈까 하니 그러자 한다. 얼른 짐을 싸서 버스로 달려가 몸을 싣는다.
숙소 종업원도 눈치 빠르게 나타나 방 값의 반으로 해서 사용료를 받아 갔다.
차량은 저녁 8시 다르첸을 출발해 바가 평원을 달린다.
배가 타도에 넘실 거리 듯 차량은 구릉을 뒤뚱대뚱거리며 꼭 배를 탄 기분 나게 달린다.
보조운전사가 좀 비싸게 값을 부른다. 깎을까 싶어 하다. 우리 좋아 가는 길에 시비치 말자 하고 다 줬다.
바가를 지나 평원지대는 어둠이 짙어 지고 저 뒷편으로는 설산이 희미하지만, 위용있게 드러나 보인다.
짙은 어둠 속에 9시 20분 경 우릴 떨어뜨리고 이틀 뒤 2시에 보자면서 매연만 가득 남기고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허걱..
허허 벌판 4300m의 고원 평원이자 호수지대에 덩그러니 우리 둘만 남은 것이다.
어딘가엔 불빛이 있을 것이다. 두리번거리기 시작이다.
아! 저기 동편자락에 희미하게 나마 불빛이 보인다.
전기가 없어 태양 집광판으로 충전시킨 불빛. 그 희미한 불빛이 우리에겐 희망의 등불인 것이다.
헤드 렌턴을 켜고 물길을 두 번 건너니 아니 불빛이 사라지고 없잖은가?
아이고! 이 난감함.
그러나 아까 봤던 방향성을 짐작해 언덕을 오르니 다시 나타난다.
이 기쁨을 어찌하랴!
고소 지대임에도 불구하고 거친 숨을 몰라 쉬며 바삐 가보니 물건 파는 천막이다.
안 통하는 언어들로 사정을 대화하고 침상 둘을 얻어 짐을 푼다.
아! 안심이다. 천막으로 가니 야크 버터차(수유차)를 준다. 가게에 있는 쿠키와 요구르트를 사서 차와 마시며 먼저 와서 성호 코라를 돈 라싸 거주 운전기사 두 분과 우리의 행선지, 그들의 성호, 신산, 구게왕국 순례길을 얘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고 방으로 가기 위해 천막을 나와 보니
아! 하늘이 장난이 아니다. 성운, 성운.. 해도 이와 같이 어마어마한 성운대를 본 적이 없다.
별이 너무 많아 구름으로 보이고 하늘의 비어 있는 면적보다 별이 더 많다.
가깝기는 또 얼마나 가깝게 느껴지는지 뜰채로 뜰 수 있을 것만 같다.
어느 여행가가 루구호에서 소변보러 나와서 하늘을 보고 옷에 오줌을 묻는 지도 모르고 하늘만 바라보고 감탄했다던 데·
과연 그랬을 것이다.
고원에서 별은 본 적이 솔찮한데.. 이번처럼 굉장하기는 처음이다.
이 것으로 바가지 쓴 버스비는 완전히 본전 뽑았다.
잠을 청해 자고 들뜬 마음에 여명을 기다려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오니 아니 이게 웬일?
지상 온천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티벳탄 아낙이 온천수를 길어 가지 않는가?
얼른 내려가 만져보니 따끈따끈.
온천수를 찍어 세수하고 전경을 카메라에 담고 나서 발걸음을 서두른다. 마나사로바의 일출을 보기 위해서·
치우 사원 언덕으로 오르니 북쪽 구릉 위로 카일라스의 자태가 나타나면서 해를 맞이한다.
호수엔 여명의 기운만 있는데 높은 설산에 자금색광이 최고 윗머리부터 서서히 하강을 한다.
이럴 땐 좀 좋은 카메라나 캠코더 생각이 간절하다.
이 장관을 보여주고 싶은 열정이 어찌 끌어 오르지 않을 것인가?
자금광이 퍼져 내리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그것도 세계 최고의 성산에!! 이건 말로는 표현이 안 된다.
싸구려 사진기지만 최고로 땡겨서 담아 보고 성호 가까이로 내달린다.
성호 동면 산자락중 한 곳이 그 중 밝은 빛을 더하며 서서히 떠오른다.
붉은 태양이 곧 그 기운과 햇살은 마나사로바 호수 면에 일직선을 그으며 쫙 퍼져 내 앞에 까지 다다른다.
호수나 바다에서 일출을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 순간 변화의 아름다움과 장쾌함을 .. 좋다· 기쁘다. 힘이 느껴진다.
일출을 보고 치우 사원 근교와 그 구릉에 어우러진 성산을 사진에 담고,
치우사원 언덕에 서서
성호 순례하고픈 마음에
달려온 치우 사원
어둠속에 우릴 버리고 간 차 덕분에
쏟아지는 별 속에 우린 길을 찿아야 했다
약간의 두려움 속에서
그 수고는 나에게 행복을 주고자 하는 시련
여명을 너머
드러나는 치우 사원, 바가평원
그리고 수미산
또다른 감동으로 다가선다
아!
성산, 성호여
숙소로 돌아와 주인이 있는 천막 가게로 가니 수유차(야크 버터)를 내준다.
가족이 먹을려고 데운 뚬바라 들리는 둣한 양고기와 쌀로 쑨 죽은 그릇에 담아 할아버지께 공양 올린다.
우리도 먹고 싶다고 해서 8元에 두 그릇을 얻어먹는다.
맛이 좋아 내일 아침에도 주라고 주문하고 있자니 주인 여자 분이 빵을 만들기 위해 반죽을 한다.
참 정성스레이 손으로 쳐댄다. 꼭 예전에 어머니가 식구를 위해 반죽하던 모습처럼. 저녁으로 그것도 예약하고 코라 순례를 위해 집을 나섰다.
간이 온천욕 시설에서 씻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온천수 맛을 보았다.
유황냄새와 약간의 짠맛이 난다.
치우 사원 구릉에 오르니 소담한 옛 곰바와 언덕 높이 새로 지은 곰바가 금엄한 자태를 뽐낸다.
옛 곰바에 먼저 들러 법당 참배를 하고 설명을 듣는다.
파드마 삼바바 즉 구루린포체를 본존불로 모셨다.
티벳 최고의 성자라 해야 할 인물이다. 국내엔 밀라래빠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역사도 오래되었고, 티벳 불교의 아버지는 파드마 삼바바 이다.
코라는 시계방향으로 도는 거라 호숫가에 우뚝 솟은 언덕을 오른 어깨로 감싸고 돌아 올랐다.
바람개비 마니차
바람이 분다
4600고도의 바가 평원에
바람이 분다
그것도 아주 억센 바람이
그래서 평원엔
바람에 누울 풀조차도 없다
그래도
이곳을 지키는 게 하나 있다
마니차
돌과 흙에 의지해 기단을 만들어
너와를 엉성히 올린
옴마니 팟메훔 마니차
하나있다
넘치고넘치고도 남는 바람 있어
바람개비 세 개 단
바람개비 마니차가
그곳에 있다.
작은 사원이 나와 문이 열린 곳으로 찾아, 지키는 이에게 법당 참배하고 싶다 하니 흔쾌히 나와서 문을 열어준다.
축제 때 쓰는 가면이 벽면을 장식하고 옛 모습의 탕가가 함께 한다.
참배를 마치고 알려 주는 언덕길을 넘어 정상에 오르니 새로 지은 큰 사원이 나오고 역시 관리자에게 참배의 의사를 표하니 문을 열어주고 설명에 부산하다. 예를 올리고 나서 옆방으로 옮겨 야크버터차를 대접받고,
다음에 숙소를 제공해 준다는 말에 감사를 표하고 곰바 언덕을 내려와 호숫가로 발길을 돌린다.
출발점을 표하는 듯 경판석 코라가 있고 우리는 호숫가로 걷기 시작한다.
동굴 사원을 참배하기 위새서다.
호수 서남면엔 나니모나니산(신녀봉)이 7694m의 높이로 만년설을 가득 품고서 커다란 자태를 뽐내며 서 있다.
암만해도 수행승 동굴들은 나이모나니산을 바라보는 입장일 것 같다.
이 곳 성호 ( 브라흐마(梵)의 마음에서 생겨난 호수요, 시바(Shiva)가 백조의 모습으로 나타나 그 마음의 호수면 위로 떠다닌다고 힌두교도들은 믿고 있다.
구름이 피어나는 곳이며, 백천강하가 흘러나오는 시원지이며, Brahma가 자기 아들들이 고행을 완수하자 목욕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호수라 하여 '승리의 호수'라 하기도 한다.)
는 심신이 피곤하고 요양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와서 머물면 좋겠다. 단, 고산병에 무리가 없을 경우.
신산이 있고 온천이 있으며, 호수와 파도소리 기운과 정서에 합당한 것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
마음의 고향에 온 듯하다.
1시간이 넘게 모래와 자갈길을 걸어가니 벼랑 끝에 걸린 토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와! 굉징 하다. 새나 살아야 할 곳에 토굴이라니··
환희로우면서 경이롭다. 가까이 가서 혹시 수행승들이 있을 까 싶어 친견의 욕심으로 토굴을 오른다.
비어진지 오래된 듯 짐승의 배설물이 여기 저기다.
그 곳에서 신녀봉을 바라보니 부처님의 설산 수도상이 저절로 다가온다.
막상 내려오려니 이 곳은 암벽코스다,
보인당의 지도로 조심스레이 내려와 최근 손 본듯한 곳을 찾아 오른다.
길은 역시 험난하다. 스님은 어디 출타 중이고 그들의 기상과 고고함만을 느끼고 다시 하산. 그 외로 두어 곳을 더 암벽 타기를 하면서 참배를 하고 호수에 손 씨고 잠시 휴식하면서 명상한다.
우리의 수행생활을 부끄럽기도 하고 더욱 가열한 용기를 복 돋아 준다.
수행을 원하는 자는 꼭 들렸으면 한다.
파도 소리도 맞다는 듯이 철썩철썩 거리며 화답해 준다.
길을 돌아 나오니 트럭이 한 대 모래사장에 나타나고 사원을 돌아 내려오는 한 사십명 정도의 티벳인들.
트럭 운전사가 성호 코라를 돌거면 같이 하자고 청한다.
우린 오늘 참배했다고 화답하고 지켜보니 한 마을 사람들이 마을에 들어온 화물차를 빌려 순례길에 나선 것이다.
남녀 노소 없이 아직 똥도 못 가려 엉덩이 갈라진 바지의 꼬맹이까지. 그들은 트럭에서 짐을 내려 텐트 치고 짐 정리한다.
일사불란하다.
이 얼마나 성스런 일인가?
그들의 영혼을 위해 온 마을 사람이 순례에 나섬인가?
우리의 행복은 무엇일까?
만족하지 못하는 데에서는 행복할 수 없다.
이 척박한 땅에서 자연을 받아 들여 순응하고 자신의 삶에 만조하며 남을 위하는 배려가 살아 있고 다른 물욕에 물들지 않고 영혼의 정화를 위해 순례를 떠나는 이들이 진정 행복한 사람들 일 것이다.
적막한 마을에 비료 보급 트럭이 들어왔다
온 마을이 분주하다
하역 때문이 아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성지 순례를 떠나고자 바쁘다
짐을 싸고 , 싣고,
트럭적재함에 모두 올라 탄다
남녀노소, 깐난이 할 것 없이
성지순례
함께여서 더욱 좋다
애초부터 지켜야 할 마을은 없다
우리가 순례하고 공부하는 곳이 마을 이다.
너무나 좋은 경험의 날이다.
한참을 언덕에 앉아 지켜보다 마을로 돌아와 온천관리자에게 20元씩을 건네고 목욕을 한다.
정신과 마음과 몸의 때를 씻기 위해.
성산 카일라스와 성호 마나사로나의 순례는 너무나 행복감을 주면서 이렇게 끝마친다.
영혼이 가난한 자 천국이 너의 것이로다.!!
첫댓글 올려주신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예전 모방송에서 카일라스와 마나사로나의 순례에 관한 프로그램을 보고 방송국에 전화해서 테잎을 구했던 기억이 나네요. 두근거리고 콩콩대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잘 보았습니다...()
귀한 경험과 자료를 나눠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제 모습을 돌아보게도 하는 글이었습니다. 많이 부끄럽고 그들의 영혼이 부러웠습니다. 겨울날씨 늘 건강하시고 많은 분들께 따뜻한 빛이 되어주시길 기도드립니다....나무 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