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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바람에 꽃이 지니 세월 덧없어
만날 길은 뜬구름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동심초.mp3
-아래글 옮긴 이야기-
명곡 동심초 노래에 얽힌 사연 - 당나라 여류시인 설도 이야기
소프라노 조수미, 신영옥, 이규도 등 국내 유명 성악가가 열창한
김성태 작곡의 동심초를 기억할 것이다.
이는 우리 고유시에 곡을 붙인 것이 아니고
당나라 여류시인 설도의 春望詞란 한시의 일부(4련 중 3번째 귀절)를
素月 김정식(金廷湜)의 스승인 안서 金憶이 우리 말로 번역하여
동심초란 이름을 붙인 것이다.
우선 중국의 문학을 이야기 할 때 漢文, 당시(唐詩), 송학(宋學),
원명설(元明說)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산문 문장은 한나라 때요 詩는 댱나라 때요 哲學하면 송나라 때며
小說문학하면 원나라 명나라 때에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배출 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당나라 때는 詩가 발달하였는데 唐詩를 대체로
다음과 같이 4기로 구분한다. 초창기인 高祖 武德元年 (618년)부터
睿宗 景雲3年(712년)까지 낙빈왕(駱賓王) 두심언(杜審言)
왕발(王勃) 유희이(劉希夷) 송지문(宋之問)등을 初唐詩人이라고 하며
玄宗 開元 元年(713년)부터 代宗 永泰 元年(765년)까지
당나라 국운이 가장 왕성하던 시기에
詩仙 이백(李白) 詩聖 두보(杜甫)를 비롯하여
왕유(王維), 고적(高適), 맹호연(孟浩然), 장구령(張九齡)을
盛唐詩人이라고 하고
代宗 大曆 元年(766년) 부터 武宗 初年(840년)까지 활동한
한유(韓愈) 유종원(柳宗元) 백거이(白居易) 원진(元縝)
유우석(劉禹錫) 설도(薛濤) 가도(賈島) 등을 中唐詩人이라 하며
武宗 會昌 元年(841년)부터 당나라가 망하던
哀帝 天祐4年(907년)까지 두목(杜牧) 이상은(李商隱)
온정균(溫庭筠)등을 晩唐詩人이라고 한다.
同心草의 原作者인 당나라 女流詩人인 설도(薛濤)는
시기적으로 中唐詩人에 해당하는데 유명한 시인 杜甫가
죽던 해인 770년에 출생하여 원진 보다는 2년 먼저 출생했다.
설도는 成都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총명함이
넘치고 才色이 出衆하여 당시 성도(成都)의 사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는데 당대의 문호인 백거이. 유우석. 원진 등과
교류하였고 특히 장원 급제 하여 설도의 고향인 성도에
잠시 고위관리로 근무할 때 사귀었던 2살 연하의 원진를 사모하여
평생 결혼하지 않고 애절한 사랑을 시로써 표현하였으니
同心草라고 번역되는 春望詞(봄을 바라보는 마음)는 원진을
그리워하여 노래한 것이다.
文宗 太和 5년(서기 831년) 평생을 사모하던 선비요 시인인
원진이 죽자 슬퍼하다가 같은 해에 설도도 죽었다.
우리나라 조선중기의 松都출신 기생 황진이와 그의 삶이 흡사하다.
그녀가 8세 때 재주를 시험한 逸話로 널리 회자(膾炙)되어
전해오는 말이 있는데 그 아비가 뜰에 있는 오동나무 가지가
구름위에 솟았구나 하자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응구시작하기를
가지가 南北쪽의 모든 새(鳥)를 맞이하고 잎사귀는
東과 西로 바람(風)을 보내는구나 하여 놀라게 하였다.
하지만 십세 이전에 조실부모(早失父母)하여 먹고 살 방편으로
양반 신분을 버리고 일찍부터 성도(成都) 벼슬아치들의
술 시중을 든 것이 그만 기적(妓籍)에 올라 기생이 되었지만
詩에 능하고 名筆인지라(특히 行書에) 그의 親筆로
쓴 詩를 얻는 것이 당시 지식인들의 바램이자 자랑이었다.
晩年에 그녀는 직접 붉게 물들인 종이를 만들어 그곳에
시를 써서 세인들은 이를 설도전(薛濤箋)이라고 하였다.
그녀는 약 450편의 시를 지었는데 현재까지 전하는 것은
90편 정도며 그의 춘망사(春望詞) 原文은
4聯으로 되어있는데 다음과 같다.
(제 1련)
화개부동상 (花開不同賞) 꽃이 피어도 함께 바라볼 임이 없고
화락부동비 (花落不同悲) 꽃이 저도 같이 슬퍼 할 임이 없네.
욕문상사처 (欲問相思處)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디에 있나 했는데
화개화락시 (花開花落時) 꽃이 피고 꽃이 질 때에 있었네.
(제 2련)
람초결동심 (攬草結同心) 풀 뜯어 동심결로 매듭지어
장이유지음 (將以遺知音) 임에게 보내려는 마음으로
춘수정단절 (春愁正斷絶) 그리워하는 마음이 잦아지려는데
춘조부애음 (春鳥復哀吟) 봄 새들이 애닮게 울어 다시 그리움을 주네.
(제 3련)
풍화일장로 (風花日將老) 꽃잎은 하염 없이 바람에 지고
가기유묘묘 (佳期猶渺渺)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부결동심인 (不結同心人)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공결동심초 (空結同心草) 한갖 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 // (한갖 되이 풀잎만 맺으려든고)
** 위 3련을 김억이 한국 정서에 알맞게 잘 번역했다.
(제 4련)
나감화만지 (那堪花滿枝) 어찌하나 가지마다 가득히 피어있는 저 꽃이
번작양상사 (飜作兩相思) 날리면 그리움으로 변하여.
옥저수조경 (玉著垂朝鏡) 거울에 드리우는 구슬 같은 두 줄기 눈물을
춘풍자불지 (春風知不知) 무심한 봄바람아. 넌 아느냐 모르느냐.
아무튼 설도는 자기 고향 성도에 고급 관리로 부임하여
잠시 사귀다가 멀리 떠난 임(원진)을 사모하는 마음을
이 시에서 절절히 잘 담아 나타내고 있는 바
그 당시에 여인네들이 윗옷에 달고 다니는 노리게 끈을
매듭이라 하며 매듭에도 동심결, 생동심, 사동심 등
여러 종류가 있었으니
그녀가 원진 선비를 그리워 하는 마음을
풀을 뜯어 엮은 동심결 노리개를 달고 다니며
동심결 매듭을 맺었다 풀었다 하면서
원진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삭였다고 한다.
** 동심초 : 노리개인 동심결 매듭에 엮은 풀들을 말한다.
첫댓글 어인일로 뜻모를 동심초
가락이 맴을 돈다 했더니
동심결을 맺었다 풀었다
임 그리워하는 마음 달랬을
설도를 생각했나 봅니다.
창밖에 지는 낙엽을 보면서
감상하는 소프라노 음색이
심금을 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