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티 케이불 카 트래킹 -효도 관광 힐링 트래킹-
제15화 돌로미티 트래킹의 백미 트레치매(Tre cime)
2025년 8월 1일
감사의 작별과 새로운 여정의 시작
어제 오후 4시쯤 마르몰라다에서 내려오는 길. 택시 창밖으로 스며드는 노을빛은
우리가 머물렀던 풍경을 한 장 한 장 되짚게 했다. 알레게의 아리 알피(Ali Alpi) 호텔에
도착해 2일간 맡겨두었던 짐을 찾아 나오니 함께 웃으며 찍은 기념사진은 우리 마음속에
따뜻한 안녕을 새겼다.
택시 기사님, 호텔 주인과 그의 딸, 그리고 나의 소중한 동행 짧았지만 마음이 닿았던
순간들이 머릿속에 고스란히 남았다.
이곳의 식당과 친절한 손길은 여행의 피로마저 감싸 안았다. “또 오고 싶다”
그런 마음이 절로 들게 하는 곳이었다. 그렇게 작별을 고하고
우리는 또 다른 모험지 미주리나(Misurina) 로 향했다.
파소 지아우의 선물
택시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며 파소 지아우(Passo Giau) 를 지나갔다. 어제의 빙하와는
다른 느낌의 산들이 우리를 반겼다 바로 친첸토리 산행 때 케이블카 너머로 보았던 아베라우
산군이 또다시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반갑게 손짓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눈앞에 현란한 풍경이 펼쳐졌다.2,595m의 구셀라 산(Monte Gusela) 은 고요한
힘으로 서 있었고 택시는 경치 좋은 포인트마다 멈춰 섰다. 산의 윤곽,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의 경계가 벽화처럼 이어졌다.
맞은편에 서 있는 콜 피옴빈(Col Piombin, 2,313m) 은 마치 거대한 칼날처럼 대지를
갈라 놓은 듯했고 주위와 어울려 특이하게 보이는 광경이었다.
코르티나가 2km 남았다는 표지판 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거대한 토파나 산군이
코르티나를 둘러쌓고 있었다. 그 모습이 위협적이면서도 장엄했다
미주리나 호수에 도착하다
미주리나 호수(Lago di Misurina)가 가까워지자 트레치메의 웅장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1시간 20분을 달려 미주리나 호수가에 있는 그란 미주리나(Gran Misurina) 호텔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었다.
택시비로 120유로의 거금을 들였지만, 편안하고 쾌적한 이동이었으니 그런대로
가성비가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편안한 호텔에서 단잠을 자고, 8월 1일 아침 호수가를 잠시 거닐었다. 베란다에 앉아 맑은
공기를 마시며 평화로운 아침을 마음껏 즐겼다.
아침 식사는 부페였다. 음식도 다양했고, 특히 내가 좋아하는 하몽이 여러 종류 나와
있어서 마음껏 먹었다.
창밖의 미주리나 호수를 구경하면서 천천히 밋있게 아침식사를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날씨는 어제와 비슷하게 구름이 조금 있었다.
안개 속 출발
9시 30분, 우리는 오늘의 일정인 트레치메 원점회귀 루프 트레킹을 위해 호텔을 나섰다.
호텔 앞에서 아우론조(Auronzo) 산장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20여 분을 달려 2,320m의
고도에 위치한 아우론조 산장에 도착하니 안개가 완전히 덮여 있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넓은 주차장도 빈 곳이 몇 곳밖에 남지 않은
것 같았다.10시 30분경, 우리는 아우론조 산장을 통과하여 안개 속에서 트레킹을 시작했다.
안개는 점점 많아지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트래킹 하는 모든 사람들이 경이로웠다
산장 입구에는 흥미로운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산장 입구에는 한 장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트레치메 산맥에 살았던 공룡 화석 전시회 — 2025년 6월 14일 ~ 9월 7일
이곳 돌로미티가 얼마나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는지 또 자연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 생각하게 했다
돌로미티는 해발고도가 높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날씨 변화가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안개 속이라도 과감하게 트레킹을 시작하고 있었다.
알피니의 기도
10여 분을 안개 속을 걸어 나오니 조그만 교회가 나타났다.알피니 군대 예배당(Cappella
degli Alpini)이라고 한다. 1916년 1차 세계대전 당시 알프스 연대인 알피니 18대대가
무운과 안녕을 위하여 여기에 작은 교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산 위에서 느끼는 한 발 한 발이 역사와 이어져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울림을 주었다.
오른쪽으로는 트레치메의 웅장한 모습이 안개 속에 가려져 있었다. 우린 계속해서 20여
분을 임도를 따라 걸어갔다. 저 멀리 라바레도(Lavaredo Rifugio) 산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라바레도 산장에서
고도 2,344m에 위치한 라바레도 산장에는 트레치메를 일주하는 10km의 트레킹 코스가
상세하게 그려져 있었다. 우린 처음에는 이 코스로 가려고 계획했다. 그러나 3시간 이상의
코스에 중급 정도의 난이도가 있어 우린 3.5km의 코스를 택하기로 했다.
아우론조-라바레도-로카텔리-라바레도-아우론조를 거치는 코스였다.
산장에서 커피 한 잔을 하며 피로를 조금 풀었다.
라바레도 산장 앞에서 운 좋게도 안개가 조금 걷혔다.
트레치메의 일부가 그 위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트레킹의 백미를 향하여
우린 안개가 걷히길 기원하면서 로카텔리 산장을 향해 걸어갔다.
트레킹의 백미를 맛보며 열심히 발걸음을 옮겼다. 로카텔리 산장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었다. 우린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조금은 멀지만 오른쪽 편 길을 따라갔다.
평탄하고 평화로운 하늘 아래에서 자연과 벗 하며 걷는 시간이 즐거웠다.
걷는 동안 대지의 숨결과 함께 자연의 위대함이 점점 더 깊이 스며들었다.
암벽에 만들어 놓은 능선길을 따라 가는 것도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20여 분이 지나자 우리는 라바레도 고개(Forcella Lavaredo)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쉬면서 아름다운 경치를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자연공원의 품 안에서
여기가 트레치메 자연공원(Parco Naturale Tre Cime)이다.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으며
특히 좌측 측면에 거대한 직벽의 트레치메 세 봉우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안내판도 세워져 있었다.우리도 여기서 물 한 잔을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트레킹의 백미를 마음껏 누리면서 힘들이지 않고 계속 걸어갔다. 안개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드디어 로카텔리 산장(Rifugio Locatelli)이 보이기 시작했다.
신의 조각품 앞에서
2,405m에 위치하고 있는 로카텔리 산장은 등산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이곳 베란다에서는 트레치메의 세 봉우리를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커피나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신이 조각해 놓은 조각품들을 감상하기에는 너무나
좋은 곳이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서 아름다움을 함께 감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곳에서는 안개에 싸인 트레치메의 세 봉우리가 선명하게 보였다. 우리가 걸어왔던
라바레도 고개길(Forcella Lavaredo)도 분명히 보였다.
왼쪽의 봉우리는 1차 세계대전 때 치열했던 싸움이 있었던 2,744m에 위치한 파테르노
(Paternkofel) 산군이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더욱 웅장했다.
선구자를 기억하다
산장 옆에는 오스트리아 출신 유명 산악인 셉 이너코플러(Sepp Innerkofler)의 상반신
추모탑이 세워져 있었다.1883년 이곳에서 태어나 이 지역의 등산 루트를 개발하고
암벽 등산 장비도 개발했다. 이곳 산장을 만들어 이곳 발전에 기여하였다.
1차 세계대전 때 이곳의 산악부대에 참가하여 훈장도 받았으나 1915년 전투 중
사망하여 여기에 추모탑을 만들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단체로 트레킹 여행을 왔다는 젊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도 하며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국땅에서 만난 동포들이 반가웠다
피아니 호수의 고요
로카텔리 산장 뒤에는 호수가 만들어져 있었다.빗물과 빙하가 만들어낸 호수로 맑고 깨끗했다.
이 고산 호수는 피아니(Laghi dei Piani) 호수로, 물 색깔이 너무 맑아 저녁이나 노을이 질
때면 트레치메, 몬테파테르노, 그리고 세스토 돌로미티의 아름다운 잔영이 물 위에 비쳐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우린 여기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호텔에서 준비해온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래며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맑은 공기와 함께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 고요함 속에서 숨겨진 이야기들이 눈앞 풍경만큼이나 깊게 느껴졌다.
산장 뒤편의 1916년 백색 전쟁 때 만들어진 마돈나 교회(Madonna della Corda)가
아직도 깨끗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전쟁의 상흔, 평화의 전망
그 뒤로는 섹스텐(Sexten) 돌로미티 산군이 펼쳐졌다.
이곳도 백색 전쟁 때 치열한 전쟁터였다. 앞에 보이는 4개의 터널 구멍이 보였다.
이를 트레치메 동굴, 즉 그로타 델레 트레치메(Grotta delle Tre Cime)라고 한다.
4개의 동굴이 파여 있었다. 바위산을 뚫어 그곳을 진지로 삼아 쳐들어오는 적군에게 포화를
가했다고 한다. 이젠 이곳이 관광명소가 되어 많은 인파가 이곳에서 트레치메의 세 봉우리를
넣고 인증샷을 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곳으로 변해 있었다.
동굴에서 보이는 트레치메의 세 봉우리가 선명했다. 하나의 그림처럼 구도가 잘 잡힌 광경이었다.
왼쪽부터 백운암으로 형성된 2,857m의 치마 피콜라 디 라바레도(Cima Piccola di
Lavaredo), 2,998m의 치마 그란데 디 라바레도(Cima Grande di Lavaredo), 2,973m의
치마 오베스트 디 라바레도(Cima Ovest di Lavaredo)의 3개 봉우리가 그림처럼
세워져 있었다.
2억 3천만 년의 조각
원래 트레치메는 2억 3천만 년 전 바다 속의 엄청난 용암이 터져나와 산호초를 덮고
지층으로 솟아나 오면서 형성된 지각이다.광풍과 세월의 시간이 만들어낸 백운암 형태의
산으로 변하여 이렇게 아름다운 조각품이 되었다고 한다. 돌로미티에는 라바레도 지역과
크리스탈로(Cristallo) 지역, 토파나(Tofana) 지역, 펠모(Pelmo) 지역 등 인상적인 신의
작품들이 많이 존재한다고 한다..
동굴 진지에서 로카텔리 산장을 바라보니 5부 능선으로 걸어왔던 길도 보이고,
2,744m의 파테르노 산군도 아름답게 볼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비
오후 1시 30분경, 우리는 하산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올라온 길은 101번을 통해 올라왔으나, 로카텔리 산장에서 하산하는 길은 다른
101번 길을 따라 하산했다.
산장 오른쪽으로 보면 105번 길과 101번 길의 방향을 가리키는 지점이 나온다.
5분만 내려오면 105번 길과 101번 길이 바뀌는 삼거리가 나온다.
우린 105번길을 택하여 하산하였다
여기서 105번 길을 따라 진행하게 되면 10km 이상의 트레치메 완전 루프 일주 코스다.
트레치메 세 봉우리를 차례로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코스지만 3시간 내지
5시간 걸리는 중급 산행 코스다.101번은 두갈래 길이 있으므로 우린 올라 갈때와
다른 101번길을 따라 하산하였다
위쪽 5부 능선에 있는 길이 올라 올때의 101번길이고 1부 능선에 있는 길이 하산 할때의
101번 길이었다
하산하기 30분 후부터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의를 입고 걸어야 했다. 라바레도 고개에 도착하니 비가 더욱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여행하는 동안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날이 처음이었다.
비 속의 귀환
라바레도 산장에 도착할 때에는 우의를 입어도 완전히 비에 젖었다.등산화에도 물이
들어와 하산하기에도 무척 힘들었다. 조심스럽게 한 발짝씩 옮기며 하산했으나
줄기차게 내리는 비에는 역부족이었다.조심해서 라바레도 산장에 도착했다.
산장 안은 비를 피해 있는 등산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고 커피 한 잔도 사 먹을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이었다. 비를 피해 여기 있으면서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도 이 무리 속의 일원이 되어 10여 분을 기다렸다. 그러나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우론조 산장까지는 편안한 임도이므로 우린 용감하게도 비를 향해 하산을 재촉했다.
아우론조 산장에 도착하니 비가 거의 그치는 것 같았다.
버스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우린 비에 젖은 상태로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돌로미티의 변덕
정말 힘든 하루였다.
돌로미티 트레킹의 백미를 맛보긴 했지만, 마지막 비 때문에 힘든 하루가 되었다.
하지만 미주리나 호텔로 돌아올 때는 비가 그치고 날씨가 완전히 개어 있었다.
1시간에서 2시간 사이에 완전히 다른 날씨를 보이고 있었다.
역시 돌로미티는 날씨 정보를 보고 항상 움직여야 하는 것 같았다.
트레치메의 세 봉우리를 만났고, 2억 3천만 년의 역사를 느꼈고, 전쟁의 상흔과 평화의
소중함을 배웠다. 비를 맞았지만, 그것마저도 추억이 될 것이다.
미주리나 호텔에서 택시를 불렀다. 내일 일정을 위해 50유로를 주고 코르티나
담페초의 크리스탈리노(Cristallino) 호텔까지 이동했다. 휴식을 취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힘들었지만 보람찼다.
비에 젖은 옷을 말리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맑게 갠 하늘 아래 트레치메의 세 봉우리가
저 멀리서 손을 흔들고 있는 것 같았다.
"트레치메를 마주하며, 우리는 자연의 시간과 인간의 걸음을 동시에 느꼈으며
자연의 절경, 그리고 평화의 순간들. 비에 젖은 순간조차 추억으로 되살아 났다"
오늘의 운동량
걸음 수: 23,047보
이동 거리: 14.9km
걸은 시간: 4시간 6분
마음의 추억: 비속에서도 볼수 있었든 트래치매의 장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