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맡으면 고양이가 좋아서 끌어안고 몸을 비벼요
개박하와 개다래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뭘까요? 머릿속에 생선이 떠오르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그런데 고양이가 특정 식물을 '미친 듯이' 좋아한다는 지난 2021년 일본에서 발표됐어요. 바로 '개박하'와 '개다래'인데요. 이 식물의 잎이나 가지를 따다 주머니를 만들면 고양이가 좋아서 끌어안고 몸을 비비적댑니다. 혀를 내밀어 핥기도 하고 안고 바닥에 구르면서 침을 흘리기도 해요.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이 식물 주머니로 고양이 장난감을 만들어 실내에서 고양이의 활동을 유도하기도 한대요. 개박하와 개다래는 박하, 다래와 비슷하지만 다른 식물입니다. 흔히 식물 이름 앞에 '개-'가 붙으면 '질이 떨어지는' '비슷하지만 다른'과 같이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요. 개박하는 우리나라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데요. 박하와 달리 생잎일 때는 별 냄새가 나지 않다가 그늘에 한 달간 말려주면 진한 박하 향이 나요. 또 개다래는 산골짜기 냇가에서 자라는 덩굴식물입니다. 둥글넓적한 열매가 맛있는 '다래'와 달리 개다래 열매는 떫고 맛이 없습니다.
고양이가 이런 개박하와 개다래를 보고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행복해서' 입니다. 개박하와 개다래는 잎 뒷면에서 '이리도이드'라는 종류의 화학물질을 분비하는데요. 개박하, 개다래의 냄새를 맡은 고양이의 뇌 속에서는 '베타 엔도르핀' 호르몬의 분비량이 늘어나는데요. 이 호르몬이 고양이에게 강한 행복감을 줘요.
개박하와 개다래에 몸을 비빈 고양이는 행복감을 느끼는 동시에 모기를 쫓는 효과도 얻습니다. 연구 결과, 이 식물들의 화학물질을 몸 이곳저곳에 묻힌 고양이는 지카 바이러스, 뎅기열 등을 옮기는 흰줄숲모기와 같이 위험한 해충의 위협을 피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모기에 덜 물리기 위해 고양이가 이 식물들에 몸을 비빈 것인지, 몸을 비비며 행복감을 느끼다 우연히 모기에 덜 물리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