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모임
정 영 자
한양학당 1학년에 입학한 지도 한참이나 지난 것 같은데 올해도 1학년 2반이란다.
우리 반은 머슴12, 자야9, 희야 2, 숙아1, 수야1, 순아1, 해서 총 26명이다.
우리 반 머슴들은 다 좋다! 석이가3 원아가2 나머지는 다 각각이라 구별하기도 좋다!
언제 보아도 즐겁고 친구들의 좋은 점만 골라주는 석아.
우리는 오래오래 이렇게 즐길 수 있다고 매사에 긍정적이며 낙천적인 또석이.
톡톡 튀는 재치로 언제나 우리를 배꼽 잡게 하는 원아.
이러한 삶도 있다고 언제나 무언가 찾아다 주는 산과 같이 묵직한 또원이.
친구가 힘들어할 때 밀어주고 묵묵히 뒤에서 지켜주는 도야.
언제나 은혜를 베풀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해주는 남아.
항상 변함없이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는 용아.
신비롭고 그기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우리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희야.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저 높은 곳에도 삶이 있다고 마음 든든하게주는 문아.
좋은 곳 찾아 좀 더 즐기자며 깔끔하게 계획까지 잘 짜는 삼아.
그래! 그래! 주변 어려운 일 마다 않고 살림을 도맡아 주는 또석이가 있어도 이렇게 산천경개 유람하며 즐길 수 있도록 거사하는 태야 없으면 우리 자야 희야 숙아 수야 순아는 어찌할고! 해서! 오늘은 열여덟이 호명산에 있는 호명호수로 소풍을 갔다!
점심은 수야가 더덕구이와 돼지보쌈을 곁들인 시골밥상으로 잘 차려둔다고 했다!
석이가 준비한다고 했지만 뒤로 물려야만 했다.
자야6 수야1 순아1 희야1 해서 9 그리고 머슴9 모두 18.
우리 탁월한 반장 도야는 미리 예견하고 슬쩍 빠졌다.
부반장 보조인 길치 태야가 부반장이라고 생각각하고 그날 안내를 자청했다.
석아 사다리 만들어!
헌데 석이는 이쁜 자야와 짝이 될려고 사다리를 제 마음대로 비켜 타다가 원아와 한바탕 입씨름 했다.
좌우간 태야 짝도 이쁜 순아로 정해 졌다!
해서 태야는 자기가 열여덟을 안내해야 된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이쁜 순아와 손잡고 되도록 험한 길로 해서 아무도 따라오지 못할 길로 내려간다.
원아는 나아닌 다른 자야와 짝이 되어 손잡고 태야를 따라가면서 예기해 주었다.
‘호명호수는 호랑이가 우는 깊은 산속에 있는 호수란 의미를 갖고 있다.
호명호수는 깊은 산속 봉우리를 파서 만든 인공호수다. 북한강 강물을 전기를 덜 쓰는 밤에 끌어올려 놓았다가 전기를 많이 쓰는 낮에 전기를 일으켜 공급하는 양수발전소의 수원이기도 한 호수라고. 해서 이 호명 호는 북한강 기슭의 맑은 공기와 바람과 구름이 스쳐가는 맑디맑은 호수여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마을버스로 산정까지 올라가는 지그재그의 길이 완만하고 짙은 초록의 숲이 우거져 빼어난 경관을 가졌다고.’ 해서 내려오는 길도 이런 멋진 길이겠지 하며 나도 걸어 내려오는 그룹에 들어갔다.
허나 내려오는 산길이 험하고 발바닥에 밟히는 흙이 마사토여서 미끄러웠다.
모두들 손잡고 내려가는데 내 짝은 보이지 않는다!
한 시간 넘게 기다시피 겨우 내려와 나무 그늘에서 땀을 식혔다.
원아가 투덜됐다!
‘죽는 줄 알았다고. 배가 고파도 야들야들한 사람이 없어서 참았다고 했다.
자기 조상이 식인종이었기 때문에 본성을 누르고 참느라 안간힘을 다하여 겨우 참았다고?’
원아와 짝이 되지 아니한 게 너무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순아는 더하다. 세상에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이 제 짝을 두둔한다.
‘아! 글쎄! 내가 반장하던 지난해 1학년 1반 때만해도 말을 잘 듣더니만 1학년 하고도 2반이 되니까 통제가 안돼^*^ 해서 우리를 맡아 줄 담임도 없잖아! 오죽하면 반장 도야도 소풍 때면 이 핑계 저 핑계로 슬쩍 빠지고!
왜? 어른들도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말이 있잖아! 해서 내 짝이 부반장 보조를 하고 있는 거야?
오늘도 <타고가자> <산길 좀 걸어야지> 말이 많을 걸 예상하고 미리 타고 내려갈 셔틀버스 시간까지 알려 주고 왔잖아.
내 하고만 호젓한 숲속 길로 내려 올려고 했는데, 우리가 가는 곳이 좋아 보였는지 모두들 따라 오잖아.
해서 태야가 경고한거야. <숲속 길 접어들면 끝까지 가야 돼!> 라고’ 남자들은 모두 똑같다고 했다.
쟤들도 아직 남자들인지 아리송하다.
해서 모두들 뭉뚱그려 머슴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럼 얘들이 우리 집에 오면 먹여주고 재워주고 또 세경도 주어야하나?
PS. 머슴은 내가 붙인 말은 아니다. 지네들도 우리보고 가시내라고 하다가 1학년 2반이 되고서야 자야 숙아라고 해.
처음 ‘머스마’라고 하다가 3자가 귀찮아 ‘머슴’이라 2자로 줄인 것 같다.
그런데 원아가 ‘예전에 부잣집에는 머슴이란 일군을 두고서 한해의 농사를 짓곤 했는데 머슴이 받는 세경에 따라서 상머슴, 중머슴, 애기머슴으로 나뉘며 세경은 1년 치를 쌀로계산해서 후불로 치르는 것을 원칙으로 했으나 좋은 일군을 확보하기위해서 선불로 주는 집도 있었다.
보통 쌀 10가마 이상을 받는 일꾼을 상머슴, 쌀 6~9가마를 받는 이꾼 중머슴, 5가마 밑으로 받는 일꾼을 애기머슴이라 했다.
그들은 1년 동안 주인집에서 먹고 자면서 농사일은 물론 땔나무라든지 가축을 돌보는 일이라든지 가정의 대소사를 맡아서 처리하는 게 다반사였으며 섣달그믐께에야 세경을 받아서 자기 집으로 가곤 했다.’고 한다.
〈 ♡ Y의 생일을 축하하는 뜻으로 친구가 적어 준 쪽지에서… 〉
단풍이 낙엽을 탐하다
<윤미순 작>
은백색 고운 머리
예쁘게 단장한
Y○○ 고운 님,
이제 막
센강 유람선을 타다 내린
어느 서양 여인처럼
상기된 얼굴이
발그레 건강하다.
속이 시원하게 툭 터인
문배마을 김가네 대청마루
내려다 본 산야는
노랑방울 단풍이 들기 시작했고
하늘은 이미
새파란 가을이다.
열일곱 단풍잎이
정답게 모여앉아
곧 찾아올
북풍에 떨어질
낙엽들을 그리워하며
친구의 칠순 생신을
축하한다.
해피버스데이투유!
해피버스데이투유!!!
생일케이크에 꽂은
촛불이 꺼진다.
감자전· 도토리묵 · 동동주
옻닭탕 · 오리탕 예쁜 단풍들과
神들의 잔치가 끝나고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추며
문배마을을 내려왔다.
첫댓글 ♡ Y의 생일을 - 윤미순의 생일을
<윤미순 작> - 삭제
Y○○ 고운 님- 윤미순 고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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