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秉柱敎授칼럼]
改憲할 때와 經濟 챙길 때
삼라만상(森羅萬象)은 모두 제 나름의 존재 의의가 있겠지만, 인간은 우선 사람에게 이로운 정도를 따져 사물을 헤아린다. 동물도 붙임성 있으면 가족 일원이 되는 요즘 웰빙시대 세태는 다르지만, 원래 개는 짖어 도둑을 쫓아야 하고 고양이는 쥐를 잡아야 밥을 얻어먹었다. 인간이 만든 제도야말로 실용성이 있어야 존재 가치가 있다. 사회 발전에 거추장스러운 장애물이 되는 것이라면 버리거나 고쳐야 한다.
근래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와 대통령책임제에 대해 회의를 품은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그래도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어느 제도보다 우월하다는 믿음이 아직은 버팀목이 된다. 결함이 있다면 고쳐나가면 된다.
인간 만사에는 모두 때가 있다. 씨 뿌릴 때, 김 맬 때, 가을걷이할 때가 따로 있다. 추수할 때 파종(播種)하면 파농(破農)하기 십상이다. 5년 단임 대통령이 마지막 해에 접어들어 중임(重任) 가능한 4년제로 바꾸자고 개헌을 제의했다.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동시에 치러야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처음 듣는 말도 아니고 비논리적인 말도 아니다.
왜 5년 단임제가 채택되었나를 돌이켜 생각해 보자. 1인 장기 집권의 길을 아예 봉쇄하자는 취지가 아니었던가? 개헌 이후 4명의 대통령 중 한 사람이라도 비전, 업무 추진력, 청렴성이 돋보여 앙코르 박수를 받을 만한 사람이 있었다면 지금 연임 가능성을 터 줄 궁리를 해도 좋다. 국민 지지도가 바닥으로 내려앉은 대통령이 하필이면 막판에 불쑥 개헌 제의를 해야 하나? 그토록 중요 사안이라면 왜 4년을 허송했고 그토록 직책이 중차대하다면 왜 간헐적으로 임기 중 사퇴 의사를 비쳤던가?
국민들은 요즘 민생고에 몹시 시달리고 있어 과거 '군사' 권위주의 시대에 대한 향수(鄕愁)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 복귀 성향은 민주화 이후 '민간' 정권들이 민생고를 외면하고 정치 놀음에 몰입해 온 탓이다.
취임식 단상에 오른 대통령은 으레 국헌 준수,국군 통수권자로서의 국방책임 수행, 국민 후생 증진 등을 서약한다. 그러고도 민생을 뒷전으로 밀고, 군복무기간을 '썩는' 세월로 매도하고, 때로는 헌법을 주물럭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은 어찌 된 일이던가?
안보국방 기틀을 튼튼히 다진 다음 민생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성공한 민간 대통령이 한 사람이라도 나왔을 때, 그때 국민의 열화와 같은 지지 성원 속에 연임 개헌을 추진해도 된다. 다시 20년 후면 어떠하냐?
모자 속에서 토끼를 꺼내는 것은 마술사가 미리 챙겨 두었기 때문이다. 준비물 없는 마술은 꽝이다. 대통령은 스스로 인정하는 달변가(達辯家)이다. 마술을 자주 본 관객을 만족시키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달변 장기 자랑에 귀가 따가운 국민은 화자(話者)의 진실성을 의심하게끔 됐다. 대통령의 개헌 제의는 아무런 트릭 없이 진솔한 것이겠지만, 지난 4년간 국민은 마음이 무디도록 단련돼 왔다. 표밭을 노린 국민 편 가르기로 국민 신뢰가 거덜 났다.
레임 덕은 불가피하다.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경제 살리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대통령도 분명 역사의 평가를 유념하고 있을 것이다. 아직 남은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 취임 선서문에 열거된 평범하게 보이는 일들에 열중하면 추후 평가가 저절로 개선될 수 있다. 위기 탈출용 묘수를 찾아도 통할 리 없다. 사회 기층부(基層部)에서 최정상에 오른 만큼의 노력과 신축성을 올바르게 재가동시킨다면 잔여 13개월에 챙길 일이 많다. 첫째도 경제,둘째도 경제다.
경제의 어려움은 나라 밖이 아니라 나라 안에 있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추격, 원자재 가격 인상, 달러화 가치 하락 등 바깥 문제보다 안에서의 법질서 부재(不在), 노사 갈등, 경제정책 리더십 실종이 심각하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 한다'는 명제로 400년 전 인물이 기억되지만 '나는 말한다. 고로 존재 한다'는 말로는 아무도 기억될 수 없다.
2007/1/15 韓國經濟新聞
첫댓글 우리nero황제폐하에대하여는 국민모두가 받들어모시고 건강걱정하고 앞으로계속선군정치를 부탁하는 국민을갖은 nero황제는항상국민에 감사하는마음을갖어야합니다 ....딴놈들하는거는 신경쓰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