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약주로 널리 화자된 죽력고 앞서 소개한 관서감홍로(문배주)와 이강고에 이은 ‘조선 3대 명주’의 한 가지는 전라도지방의 죽력고 이러한 죽력고가 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소위 ‘녹두장군’으로 불렸던 전봉준황현 실제로 죽력은 간과 심장, 위, 폐 등의 질환에 작용하여 치료제로 사용되는데, [별록(別錄)]에는 “갑작스런 풍사의 침법으로 저리고 흉부에 열이 심한 증상을 치료하고, 가슴이 번잡하고 답답한 증상과 갈증을 해소한다.”고 전하며, [본초강목]에는 “임신으로 인한 어지럼증과 중풍증상을 치료하며 초오(草烏)의 독을 푼다. 혈압을 다스리고 중풍 등 혈관관계 질병과 기관지천식, 어혈을 풀고, 뇌졸중으로 인한 언어장애와 해열작용에도 효과가 있다.”고 전해온다. 특히 조선 중기 1766년에 발간된 [증보산림경제]를 비롯하여 1827년 간행된 [임원십육지], 그리고 1924년 출판된 한글조리서인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도 죽력고의 제조법과 효능에 대해 언급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증보산림경제]와 [임원십육지]에 수록된 죽력고의 주방문(酒方文)을 보면, “죽력을 꿀과 소주를 적당히 넣어 항아리에 담고 끓는 물에 중탕한 다음, 꺼내어 사용한다. 혹 생강즙 약간을 넣어도 좋다.”고 하여 그 제조법이 매우 간단하다. 하지만 훨씬 후의 기록인 1924년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주방문은 “죽력과 꿀을 마음대로 소주병에 넣고 중탕하여 쓰는데, 강즙(薑汁)을 넣어도 좋으니라. 죽력은 법제(法製)로 내야 하느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죽력은 대나무의 진액을 가리키는데, 이 죽력을 얻는 간단한 방법으로 푸른 대나무를 마디마디 잘라서 마디의 한 가운데를 숯불로 달구면 마디의 양 옆으로 눈물같은 죽력이 새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하여 필요한 양의 죽력을 얻으려면 대나무의 소요량도 많거니와 하루이틀에는 마칠 수 없다. 한편 법제한 죽력을 얻기는 이보다 까다롭다. 이를 보아 죽력고가 그 제조과정이 까다롭다고 하는 데에는 주재료라고 할 수 있는 ‘죽력’의 제조에 있음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