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횡단열차 겨울여행 준비를 위해 러시아 포탈 얀덱스(yandex.ru)에서 관련 정보를 수집 중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신형 열차'의 등장으로 기존의 여행 준비물이 많이 바꿔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신형 열차'란 소련시절부터 다니던 기존 열차를 현대화하는 정도를 넘어, 아예 첨단및 편리성(안락함), 디지털 컨셉 등으로 새로 제작한 차량이다. 알 수 있는 방법은 열차의 번호. 온라인에서 티켓을 구매할 때 001 열차(블라디보스토크 출발 № 001М)과 002 열차(모스크바 출발 № 002Щ)로 표기된다. 통상 '러시아' 호라고 불리는데, 티켓 구매 과정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러시아어로 피르멘느이(기업, 상업이라는 뜻 фирменный)라고 표시되거나, 영어로 프리미엄 premium 으로 구분한다.
참고로 러시아 열차는 열차 번호가 낮을 수록(001, 002) 최신형이며 안락하고 빠르다. 당연히 가격은 기존 열차와 단위가 다를 만큼 비싸다. 한국에도 이전에 완행열차, 무궁화호, 새마을호 등과 같은 등급이 있었다. 이젠 KTX냐 아니냐로 구분하지만.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이칼호 인근의 울란우데까지는 신형열차인 001호 열차 티켓을 구매했다. 그리고 울란우데에서 시베리아의 중심인 노보시비르스크까지는 기존의 일반 열차다. 신형열차에서는 필요없는 준비물이 기존열차에서는 또 요긴하게 쓰일지 모른다. 어제 올린 준비물 기사는 기존 열차 탑승을 대비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신형열차가 기존열차와 가장 다른 점은 역시 편의성이다. 화장실과 주방(?) 공간이다. 화장실에는 샤워기까지 달려 있고, 주방 공간에는 전자레인지와 뜨거운 물을 공급하는 정수기가 있다고 한다. 물론 기존열차에서 뜨거운 물을 공급하던 사모바르(러시아식 대형 주전자)가 설치된 객차도 있다고 한다. 이 정보들은 얀덱스 인터넷 서핑에서 얻는 것들이어서 앞으로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또 하나. 샤워 시설과 세탁기 등을 갖춘 '특별 객차'를 매단 001호 열차가 가끔 다닌다는 사실이다. 모스크바에서는 매월 3, 7, 17, 21일에 떠나는 002호 열차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매월 10, 14, 24, 28일 출발하는 001호 열차에 '특별 객차'가 연결된다. 아쉽게도 내가 탑승하기로 한 30일 블라디보스토크 출발 열차에는 이 '특별 객차'가 연결되지 않는다.
참고로 001/002 열차는 모스크바에서는 홀수날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짝수날에 운행된다. 이틀에 한번씩 다니는 것이다.
러시아 여행자가 transsib.ru 에 올린 글을 보면, '신형 열차'의 좋은 점으로 대여섯 가지를 들었다. 내가 탈 2등석 꾸뻬(4인승 방)는 비록 아니지만, 편의성 면에서 2등석과 3등석 쁠라쯔까르트 Новые плацкартные вагоны 가 다를 것은 없을 터이다.
3등석은 원래 개방된 공간에 2층 침대만 놓여 있는데, 침대별로 커튼을 달아 편안한 개인 공간이 확보된 것을 가장 좋은 점으로 들고, 샤워가 가능한 화장실과 현대식 세면대, 손을 말리는 핸드 드라이어, 푹신한 침대와 가죽 침대시트, 콘센트와 USB 포트, 전기 레인지 구비, 모던한 실내 디자인 등을 꼽았다. 기존 열차에서는 아예 없었거나 비위생적, 혹은 사용하기 불편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대식 정수기 사용이 불편하고, 각 침대별로 수화물 공간이 부족해진 점 등을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으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