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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 일당의 반역(1-3)
다른 사람과 비교 의식은 마귀가 틈타는 가장 좋은 도구입니다. 그것이 자라면 점점 자라서 결국에는 자신 본 모습을 드러냅니다. 악은 절대로 숨어 있을 수 없습니다. 점점 자라나면서 세력을 키웁니다. 힘을 모읍니다. 그리고 악의 열매를 맺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자리에서 충성하지 않고 비교 의식에 갇혀 만족과 감사를 잊어버리면, 그 삶은 불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라 일당은 단순히 모세와 아론에 대한 도전일 뿐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1레위의 증손 고핫의 손자 이스할의 아들 고라와 르우벤 자손 엘리압의 아들 다단과 아비람과 벨렛의 아들 온이 당을 짓고 2이스라엘 자손 총회에서 택함을 받은 자 곧 회중 가운데에서 이름 있는 지휘관 이백오십 명과 함께 일어나서 모세를 거스르니라 3그들이 모여서 모세와 아론을 거슬러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분수에 지나도다 회중이 다 각각 거룩하고 여호와께서도 그들 중에 계시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총회 위에 스스로 높이느냐(1-3)
레위 지파 고라는 아론의 자손만 제사장이 되는 것에 불만을 품었습니다. 그래서 모세와 아론의 권위에 도전하게 됩니다. 그들의 불만은 아마도 모세와 아론에 대한 시기심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똑같은 레위 자손이지만, 누구는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 성소에서 제사장의 중책을 맡고, 자신들은 허드렛일만 한다며 불평한 것입니다. 고라는 자신들과 가까운 진영에 있던 르우벤 지파의 다단, 아비람, 온과 함께 지도자급 인사 250명을 끌어들여 모세와 아론을 비난하며 공개적으로 반기를 듭니다. 이는 모세를 지도자로 세우신 하나님의 권위까지 무시한 심각한 죄였습니다. 고라와 그를 따르는 일군의 사람들이 불만을 품고 들고 일어났습니다. “당을 지었다”는 ‘거만해졌다’일 수 있습니다. 레위는 세 아들을 낳았는데 각각 게르손, 고핫 그리고 므라리입니다. 이들 중 고핫 자손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고핫의 아들 아므람에게서 아론과 모세가 탄생하고 제사장 족보가 그 핏줄에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고라는 고핫의 다른 아들인 이스할이 낳은 아들이었습니다. 반란의 주동자는 레위 자손 고라였는데, 여기에 다른 지파 출신들이 합류합니다. 바로 르우벤 지파의 엘리 압의 두 아들 다단과 아비람(참조. 민 26:9), 그리고 벨렛의 아들 온이 그들입니다. 민수기 26장 9절은 다단과 아비람이 그 일족의 지도자로서 “고라의 무리에 들어가” 여호와께 반역했다고 말합니다. 이 사건은 두 번째 인구조사에서 다시 한번 특별하게 언급될 만큼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 생활에서 중대한 경험이었습니다(민 26:9-11).
이 사건의 시점은 가나안 땅 정탐 사건 직후의 광야 여행 초기었음이 분명합니다. 우선 그것은 14-16장까지의 기록을 시간 순서의 견지에서 연속적인 사건들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고라가 모세의 사촌이며, 또한 레위 가문 내의 알력 다툼이 제사장 가문이 결정된 후 초기에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므로 이 사건이 초기의 사건임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그 외에도 시점을 유추할 수 있는 암시적 정보가 26:8-11에 나타납니다). 특히 밀그롬은 고라의 반역의 배경에 대한 랍비들의 흥미로운 견해를 소개합니다. 랍비들에 따르면, 고라는 자신이 고핫 가문의 실질적인 우두머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고핫의 아들들 중에 첫째 아들 아므람 가문이 백성 전체의 지도자(모세)와 제사장직(아론)을 취했으므로, 서열상 고라 자신이 속한 둘째 아들 이스할 가문이 고핫 가문의 실질적인 장자 가문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민수기 3장 30절은 고핫 가문의 우두머리, 곧 지파장으로 고핫의 막내 아들 웃시엘이 낳은 엘사반(=엘리사반)이 선임되고 있습니다(참고로, 엘사반과 미사엘은 레위기 10장에서 아론의 두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죽은 뒤 그들의 시체를 처리하는 임무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밀그롬은 이로 인해 고라가 불만을 품고 평등한 제사장권을 주장하면서 반란을 일으켰다고 추론합니다. 이것은 광야생활 초기에서 가장 가능한 정황입니다.
르우벤 지파의 나단과 아비람이 반란에 합류한 이유도 이와 비슷한 동기에서 비롯한 것으로 추론됩니다. 열두 지파 공동체를 진두지휘하는 총사령관 지파는 유다로 내정됩니다. 이러한 유다 주도권은 이미 창세기 49장에서 야곱의 예언을 통해 선언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족보상으로 볼 때 르우벤은 야곱이 레아에게서 낳은 장자 곧 열두 형제의 맏형이었습니다. 밀그롬은 여기에 더하여 성막을 중심한 지파들의 배치에서 남쪽에 르우벤, 갓, 시므온이 자리를 잡는데 마찬가지로 레위 지파의 세 가문 중에 고핫이 남쪽에 위치하므로 르우벤과 고라의 지정학적 근접성이 그들을 한패로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해석합니다. 성막 주변의 레위인들은 평민 이스라엘 백성과 분명한 경계선을 두고 분리되어 진을 쳤고, 레위인들이 외인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의무를 지녔는데(민 1:51-53), 근접성으로 인한 르우벤과 레위 일족들의 교류는 얼마든지 가능했을 것입니다.
네 명의 주동자(고라, 다단, 아비람, 온)를 추종한 사람들은 총 250명에 이르렀습니다(2). 그들은 모두 이스라엘 백성들 중에 ‘유명한 자들’, 곧 영향력 있는 지휘관들로 불리는데, 아마 지파 내의 장교들, 혹은 각 하위 단위 일족들의 족장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8-11절의 모세의 말을 통해 이 250명의 다수, 그리고 주동자들은 분명 레위인 일족들이었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다시 말해, 많은 레위인들과 백성의 지도자급 인물들이 총출동하여 고라를 수장으로 삼으며 다단, 아비람은 이 주동한 반란에 동참했을 것입니다.
모세와 아론은 즉각 일을 수습하기 위해 그들과 맞섰습니다. 그들의 요구사항은 8-11절 및 12-15절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그들의 요구는 고라와 관련해서는 자신들에게도 제사장 직분을 허용하라는 것이었으며(8-11), 다단과 아비람과 관련해서는 모세의 지휘권을 양보하라는 것이었습니다(12-15). 그러나 하나님께서 친히 택한 아론 가문이 아닌 다른 가문의 사람을 제사장으로 세우는 것은 명백히 하나님께서 정하신 규정에 대한 위반입니다(출 29장; 레 8장). 더불어 모세, 또한 하나님께서 이미 예비하시어 임명하신 행정 수반이었습니다. 모세(히브리어의 주어는 그들로 모세와 아론이지만 발언에 있어서 모세가 대표성을 갖는다)는 우선 제사장권을 주장하는 그들의 요구가 도에 지나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매우 중대한 신학적인 진술을 남깁니다.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각자 거룩하고 여호와께서는 그들과 성막 중에 계시는데, 그들이 거룩한 백성, 곧 총회 위에 군림하려는 것은 심각한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구약의 하나님의 보편적 임재 사상이 나타납니다. 하나님의 뜻은 자신의 영이 회중 전체에, 또한 모든 사람 각자에게 임재하는 것이었습니다(민 11:24-30). 모세의 말은 이스라엘 백성은 이미 거룩하므로 굳이 특수직으로 임명된 제사장처럼 더욱 성별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따라서 자격 없는 자들이 그러한 제한을 넘어 그 이상의 것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입니다.
도전을 받아들인 모세(4-7)
거역의 본질은 탐욕입니다. 사탄의 속임수는 언제나 동일합니다. 무엇보다 탐욕을 경계해야 합니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십니다. 악한 마음이 지배하는 욕망은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보잘것없게 만듭니다. 모세의 리더십에 대해 반역한 그들은 더 주목받는 자리를 원함으로 자신들에게 주신 소명에서 벗어나고 말았습니다.
4모세가 듣고 엎드렸다가 5고라와 그의 모든 무리에게 말하여 이르되 아침에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속한 자가 누구인지, 거룩한 자가 누구인지 보이시고 그 사람을 자기에게 가까이 나아오게 하시되 곧 그가 택하신 자를 자기에게 가까이 나아오게 하시리니 6이렇게 하라 너 고라와 네 모든 무리는 향로를 가져다가 7내일 여호와 앞에서 그 향로에 불을 담고 그 위에 향을 두라 그 때에 여호와께서 택하신 자는 거룩하게 되리라 레위 자손들아 너희가 너무 분수에 지나치느니라(4-7)
레위인은 하나님의 성막에서 봉사하는 일과 회중 앞에 서서 백성을 대신하여 섬기는 일을 맡았습니다. 이것은 그들만 할 수 있었던 특권이자, 크나큰 책임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레위인의 섬김은 그들만 누리는 특권이요 의무였습니다.
모세는 반역하는 무리의 아우성을 듣고서 땅에 엎드렸습니다. 이것은 앞서 민수기 14:5에서 정탐꾼들의 집단적 선동질에 불순종의 원망을 쏟아놓은 ‘백성들 앞에서’ 모세가 엎드린 장면과 흡사합니다. 이 엎드린 행위는 즉각 심판을 행하실지 모를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신실한 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이었습니다. 분노한 모세는 이 문제에 대해 하나님의 직접적인 결정에 따른 재확증을 받자고 제안합니다(5), 그 방식은 다음 날 고라 일당과 아론이 각자 향로를 준비한 뒤 그 위에 향을 피워 하나님께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성막 내 분향의 제사는 내성소의 향단에서만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이날의 분향은 여러 향로들 위에 향료를 놓고 하나님께 올려드려 누구의 것을 하나님께서 받으시는지를 시험하기 위한 특별한 사례였습니다. 이로써 누가 여호와께 속한 자인지 누가 거룩한 자인지 드러날 것입니다. 여호와께 속한 자는 모세의 합법적인 정치적 지도권을 거룩한 자는 아론의 합법적인 제의적 지도권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분향의 제사를 통해 이제 여호와께서 선택한 자가 거룩한 자라는 사실이 드러날 것입니다. 신앙 공동체의 모든 직분은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것이니 서로 비교하며 시기하지 말고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문제가 있을 때는 모든 일의 판단자요 주관자이신 하나님께 먼저 아뢰어야 합니다.
제사장직을 탐낸 고라 일당(8-11)
우리의 마음에도 관성의 법칙이 작용합니다. 악한 마음을 먹으면 점점 더 악하게 됩니다. 반대로 선한 마음을 먹으면 계속 선을 행하려 합니다. 그러므로 악은 그 모양이라도 버려야 합니다. 악은 반드시 나쁜 결과를 가져옵니다. 거역하고 대적하는 본질은 탐욕입니다. 죄가 악하면 악할수록 그 결과도 더 나쁩니다.
8모세가 또 고라에게 이르되 너희 레위 자손들아 들으라 9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스라엘 회중에서 너희를 구별하여 자기에게 가까이 하게 하사 여호와의 성막에서 봉사하게 하시며 회중 앞에 서서 그들을 대신하여 섬기게 하심이 너희에게 작은 일이겠느냐 10하나님이 너와 네 모든 형제 레위 자손으로 너와 함께 가까이 오게 하셨거늘 너희가 오히려 제사장의 직분을 구하느냐 11이를 위하여 너와 너의 무리가 다 모여서 여호와를 거스르는도다 아론이 어떠한 사람이기에 너희가 그를 원망하느냐(8-11)
모세는 고라와 그를 따른 자들, 특히 250명의 지휘관급 무리 중에 낀 레위인들을 향해 분노의 질책을 쏟아냅니다. 한마디로 레위 자손의 직무가 결코 하찮은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9). 제사장들은 성막 제사를 위해 하나님의 특별직으로 선택된 사람들입니다. 레위인들은 제사장들의 보조자로 또한 회중으로부터 구별되어 임명되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그들은 준-제사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백성들을 대신해서 성막에서 봉사하고 직무를 수행합니다. 이것 역시 그들이 특별한 지위를 지녔음을 의미하며 더불어 그들에게 돌아간 혜택도 풍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라와 그가 속한 레위 지파의 이스할 가문 사람들은 이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자신이 맡은 일을 ‘작은 일’로 여긴 것입니다. 평등하게 제사장 직분을 달라고 시위를 벌인 것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하면, 그 사명을 ‘작은 일’로 여기게 되고, 그 사명을 감당하는 일을 소홀하게 여길 수밖에 없습니다.
모세와 같이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바르게 알고 있는 사람은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모세가 고라 일당에게 감정적으로 반응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그들을 향해 담대하게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을 부르시고 세우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확신했기 때문이고, 하나님 앞에 엎드렸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직분은 크고 작은 것이 없습니다. 자신의 직분과 사명이 어떤 것이든지 귀하게 여겨야 충성할 수 있습니다. 항상 하나님께 묻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밝히 드러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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