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역사] 농구
겨울 실내 스포츠 고민하다 개발… 처음엔 바구니 밑이 막혀 있었대요
입력 : 2023.03.14 03:30 조선일보
농구
▲ 농구의 창시자 제임스 네이스미스가 초창기에 사용한 공과 바구니(basket)를 들고 있어요. /위키피디아
얼마 전 일본의 유명한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극장판이 영화관에서 개봉했습니다. 이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농구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고 하는데요. 지상으로부터 3m 정도 높이에 있는 림에 공을 던져 넣어서 점수를 겨루는 스포츠인 농구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농구는 1891년에 미국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에서 탄생했습니다. 스프링필드에 있는 YMCA 체육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던 캐나다인인 제임스 네이스미스가 학생들에게 가르칠 스포츠에 대해 고민하던 중, 미식축구처럼 몸싸움이 거칠지 않으면서 겨울철에 실내에서도 할 수 있는 스포츠로 개발했다고 해요. 이후 농구는 미국 학생 사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대학가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습니다.
초창기 농구 규칙은 지금과 다소 달랐습니다. 그때는 드리블(공을 바닥에 던져 튕겨 올라오는 공을 다시 손으로 받아내는 행동을 계속 반복하는 기술)이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패스만 했다고 해요. 또 골대는 지금처럼 림에 그물을 매단 형태가 아닌, 말 그대로 바구니(basket)를 사용했는데요. 농구를 뜻하는 '바스켓볼(basketball)'이라는 영어 단어는 실제로 공을 바구니에 집어넣는 스포츠였기 때문에 생긴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공이 바구니에 들어가면 그때마다 바구니에서 공을 꺼내야 했기 때문에 경기가 자주 중단되곤 했죠. 어느 날 골대용 바구니가 낡아 바구니 밑이 터져버리자 밑이 뚫려 있는 골대라면 바구니에서 공을 꺼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고, 지금의 형태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이후 규칙이 바뀌고 농구는 발전을 거듭합니다. 1898년에는 최초의 농구 프로리그가 창설됐지만, 선수 수급이나 구단 운영 등의 문제로 1904년 해체됐어요. 하지만 농구 창시자인 네이스미스 박사 등의 노력으로 1932년 국제 농구연맹(FIBA)이 창설됐고, 1936년 11회 베를린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농구는 다시 흥행할 수 있었습니다. 1946년에는 전미농구협회(NBA)의 전신인 아메리칸 농구협회(BAA)가 발족했지요.
한국에는 1907년 선교사 질레트에 의해 도입됐어요. 농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베를린 올림픽은 손기정 선수의 마라톤 우승과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유명한 대회인데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농구에서도 일본 국적으로 출전해야 했던 조선인 농구 선수들이 있었어요. 이성구·장이진·염은현 선수가 일본팀의 일원으로 참가했던 것이죠. 당시 일본은 2승 5패로 13위를 기록했어요. 이때 일본 국가대표로 참여한 조선 선수들에게 "일본을 왜 도와주느냐"고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성구 선수는 "외국에 조선인들의 우수성을 알려야 한다"고 했대요. 광복 이후 이성구 선수는 1948년 런던 올림픽 때 농구대표팀 감독을 맡는 등 한국 농구의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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