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따솔 후기
따솔은 1월 모임 방학을 하고 2월 새해 첫모임을 가졌습니다.
오랜만에 나오신 기남샘과 은정샘의 합류로 반가움이 더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내 식탁 위의 개’는 제목부터 우리들에게 물음표를 던져주었습니다. 식탁위의 개라니? 아마도 각자의 경험이 불러오는 여러 장면들이 떠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는 책 속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니. 오히려 그게 내가 원하는 바야. 그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제목이면서 어떤 세대에게는 특별한 제목이 될 거야. 자신들의 식탁으로 다양한 종들을 받아들이는 거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잖아. 들어오렴, 동물들아, 우리 같이 식탁에 앉자, 너희를 위해 자리를 마련했어. 이건 열려 있는 제목이야. 짐승들에게 열려 있는 식탁 같은 제목, 아이들이 멀리서 큰 소리로 외칠 것 같은 제목이야.(p353)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게 된 학대받은 개 ‘예스’, 그 개를 통해 다시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팔십이 넘은 나이에 세상과 격리된 부아바니(추방당한 숲)에 살면서 매일 자연을 관찰하고 같이 호흡하며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따라가며 속세에 물들어 사는 우리들은 기괴하기도 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녀는 또는 그(남편)는 왜 이런 행동을 할까? 하는... 하지만 모아진 결론은 그들에게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삶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소설인지 다큐인지 구분이 어렵기도 했던 이 이야기는 여성 작가들에 의해 제정된 페미나상 수상작이며 주류에서 잘 다루지 않지만 지금 문학이 이야기해야 할 가장 시급한 현안을 다루는 작품상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는 곳(지금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겠지요~)에서 물러나 다른 삶을 살았던 작가의 이야기를 담아 소설이 되었네요.
책 속에서 작가가 던진 물음들을 가져와 봅니다.
오늘날 여성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이 든 여성이란 어떤 존재인가? 노화로 인해 자기 몸에 대한 통제를 잃게 된 우리는 외부의 자극과 경험을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 이 시점에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책과 서점의 사라지는 시대에 작가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종의 소멸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세계의 붕괴 앞에서 희망은 존재하는가? 인간과 동식물, 종 사이의 경계와 합일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가? 자신은 왜 변방의 작가로 남을 수밖에 없는가?
쏟아지는 물음들에 두고두고 되새김질하며 읽으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정윤경)
3월 따솔 모임
3월 18일(화) 저녁7시 /민우회 사무실
나눔책: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 /채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