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암초등학교에 그림책 읽어주러 다녀왔습니다.
출발 전 도서관 1층에 모여 각자 읽어줄 책 소개했습니다.
동료에게 책을 소개하니 아이들 만나서 어떻게 이야기 해주면 좋을지 그려졌습니다.
오늘은 초등학교 3·4학년 아이들 만났습니다.
상건, 선규, 재윤, 예준, 예성, 보아, 성현입니다.
민영이는 독감에 걸려 나오지 못했다고 합니다.
「수박이 먹고 싶으면」, 「모두 다 꽃이야」 두 권 함께 읽었습니다.
책 읽어주기에 앞서 아이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했습니다.
선규는 마을 사람, 재윤이는 나무꾼.
저와 오늘 처음 만난 선규와 재윤이는 제가 자신들을 잘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극제 때 했던 역할로 자기소개 해줬습니다.
재치있게 자기소개해준 선규와 재윤이 덕분에 철암초등학교 3·4학년 아이들 이름 전부 알았습니다.
"와 나 저 선생님 아는데!"
"선생님은 핸드폰 뭐 써요?"
시끌벅적 하던 아이들이 책을 읽기 시작하자 집중합니다.
수박이 먹고 싶으면 속지에 그려진 수박의 성장과정을 보며 어떤 순서일지 서로 의논하기도 합니다.
수박이 맛있게 잘 익었다고 입맛을 다시기도 했습니다.
성현이는 그림책에 동물 그림이 나올 때마다 어떤 동물이 숨어있는지 알려줬습니다.
함께 대화하며 읽으니 더욱 풍성했습니다.
책을 다 읽고 아이들에게 제가 이 책을 가져온 이유가 무엇일지 질문했습니다.
"수박이 먹고싶어서요!"
"수박 농사 지으려구요!"
각자의 느낌대로 대답해줬습니다.
"선생님은 수박이랑 너희들이랑 비슷한거 같아.
수박이 맛있게 익으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사람도 멋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오랜 시간이 필요한거 같아.
때로는 어려운 순간도 있고 지치는 순간도 있겠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잘 익은 수박처럼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거야."
제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멋지다고 칭찬도 해줬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림책 읽어주러 갔다가 되려 칭찬 받고 돌아왔습니다.
시간이 7분 정도 남아서 「모두 다 꽃이야」도 읽었습니다.
"이거 노래로도 있는데!"
"우와 저 이 노래 알아요!"
아이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책인가 봅니다.
너도나도 노래를 안다고 자랑했습니다.
다음에 한 번 꼭 불러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아이들이 집중했습니다.
예준이는 다음 장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책장이 넘어가기도 전에 말해줬습니다.
노래를 알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자신이 아는 내용이 나와서 지루해하면 어쩌지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는데 오히려 집중해서 참여하는 형식으로 책 나눴습니다.
"'산에서 피어도, 들에서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라는 책 내용처럼 너희가 지금 어떤 모습이든 모두 너희 자신이야.
너희 스스로 사랑하고 아껴주었으면 좋겠어."
책 선정 이유를 들은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보아는 선생님이 책을 가져온 이유 맞췄다고 신이 났습니다.
활짝 웃는 아이들 얼굴 보니 참 뿌듯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