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 서녘 서
깃을 들이다 ≒ 깃들다
황혼이 깃드는 곳 ; 서녘
西의 갑골문(甾와 통용)
西의 금문 西의 주문 西의 전문 西의 별체
西의 갑골문 자형은 새가 날개깃을 접은 모양입니다. 금문은 이를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주문(籒文)은‘물기를 짜다’에서‘짜다(/소금과 같은 맛이 있다)’의 소릿값을 나타내는 鹵(소금밭 로)에서 점들이 제거된 형태입니다. 이는‘접다’의 개념으로‘깃을 들이다[깃들다]’의 소릿값을 나타낸 것입니다. 전문에서는 주문의 자형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완하기 위하여 간략하게 변형된 새의 모양인 乙[③]이 추가됩니다.
새의 둥지를 다른 말로 ‘깃’이라고도 합니다. 새가 자기의 보금자리에 들어간다는 관념[깃을 들이다]이‘서녘’의 뜻을 나타내는 것은 배달말에서의 관용격식(慣用格式) ‘황혼(黃昏)이 깃드는 곳’에 의한 것입니다. 이로부터 가차(假借)하여 ‘서녘’의 지시사로 쓰이는 것입니다.
깃 [옛말] (1) 보금자리. 소굴.
(2) ‘포대기(어린아이의 작은 이불)’의 옛말.
깃 ; 외양간, 마구간, 닭둥우리 따위에 깔아 주는 짚이나 마른풀.
西의 별체는 棲(깃들일 서) 자입니다. 西에 있는 [깃들이다]의 훈(訓)을 전문에서 분화시킨 것입니다. 棲에 보이는 妻(아내 처)는 여자의 머리칼을 손으로 올리고 있는 모양이며, 결혼한 여자의 뜻을 가지는데, 이는 순우리말의 관용격식‘머리 올리다’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이로부터‘보금자리[깃]’의 뜻을 나타냅니다.
甾 묵정밭 치/꿩 치
깃다
깃이 있는 새 ; 꿩
甾의 갑골문(西와 통용)
甾의 전문
甾의 갑골문 자형은 西의 윗부분이 개방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이는 西의‘깃들다’에서 비슷한 소릿값을 가지는‘깃다(/논밭에 잡풀이 많이 나다)’로 분화시키기 위한 구분의 표시입니다. 전문 자형의 ① 부분이 잡풀이 많이 난 모양의 표현이며, 그 아래에 田이 놓여 있어, ‘깃은 밭’이라는 것에서‘묵정밭(/오래 내버려 두어 거칠어진 밭)’의 뜻을 나타냅니다. 甾가 갑골문에서 西와 통용되는 것은 두 글자의 소릿값에 모두‘깃, 깃들다’가 들어 있는 것에 따른 통용이나, 甾는 상부가 열려 있는 모양이며, 西는‘깃을 들이다[접다]’로 상부가 닫혀 있습니다.
甾가 [꿩 치]로도 훈독되는 것은‘깃다’를‘깃’으로 본 것이며, 꿩들이 주로 밭 등지에서 서식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표현입니다. 이는 酉가‘깃들다’에서 가차하여‘닭’의 뜻을 나타내는 것과 같습니다. 꿩과 닭 모두 중요한 쓰임새 중의 하나가 그‘깃’에 있기도 합니다. ex) 羽(깃 우)는 주로‘날개’나‘날갯짓’과 관련이 있는 동작의 의미로 쓰입니다.
甾의 별체
현재 어떤 사전에서는 凵[+丨二]의 형태를 甾로 분류하고 [장군 치]등으로 훈독하기도 하는데, 이는 凵[+丨二]는 배달말의‘긷다(/우물이나 샘 따위에서 두레박이나 바가지 따위로 물을 떠내다)’를 나타낸 것에서 동일한 소릿값을 가지는‘깃다’와 혼용된 것입니다.
菑 묵정밭 치/재앙 재
깃은 밭 ; 묵정밭
밭을 깃다 ; 일구다, 파헤치다
菑의 전문
菑의 전문 자형은 甾와 艹의 합자이며, ‘깃은 밭’이라는 것에서‘묵정밭(/오래 내버려 두어 거칠어진 밭)’의 뜻을 나타냅니다.
菑가 災(재앙 재), 烖(재앙 재) 동자라 하여, [재앙 재]로 훈독되기도 하는데, 이는 菑를‘밭에 잡풀이 깃어남’으로 보아, ‘황폐해진 환경’의 뜻에서 가차된 것입니다.
川의 전문
菑의 ① 부분은 잡풀 따위가 깃어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두 번의 굴곡이 있는 川자와는 별개의 자형입니다.
災의 전문 灾의 전문 災의 주문
災의 전문 자형은 川에 가로지를 획으로‘범람’으로 천재(天災)로서의 재앙을 말하며, 灾는 家의 축약인 宀과 火의 합자로‘집이 불타다’에서 인재(人災)로서의 재앙을 말합니다. 주문은 수해와 화마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습니다. 烖의 경우는‘잰 불길’의 뜻입니다.
于彼新田 于此菑畝. 『詩經』
저 새밭에서, 이 묵정밭 이랑에서, ….
父菑子播, 仰以爲食. 『擊壤歌』
아비는 일구고, 아들은 씨 뿌려 먹을거리가 되기를 우러른다.
推夏禹冪服之仁, 大菑肆宥, 法殷湯解網之祝, 小眚奚論? 『영조 27년 2월 27일』
하우(夏禹)의 멱복(冪服)의 인에 미루어 큰 파헤침과 널브러짐에 너그럽게 대하고, 은탕(殷湯)의 해망(解網)의 축원을 본받으니 작은 흐림이야 어찌 논하겠는가?
상기 문장의‘大菑[큰 파헤쳐짐]’는 다음에 이어지는‘小眚[작은 흐림]’와 대응하여 菑가‘파헤쳐지다’의 뜻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의 실록 풀이에서는 大菑를‘큰 죄인’으로 의역 풀이하고 있습니다]
卣 술통 유
맛을 깃들이다 ; 술통
卣의 갑골문
卣의 금문 卣의 전문
卣의 갑골문 자형은 그릇의 모양인 豆[①]나 亡의 축약인 乚[②]의 속에‘깃들다, 깃다’의 소릿값을 나타내는 西가 들어 있으며, 다수의 점들이 찍혀 있는 자형도 있습니다. 이 점들은 ‘(/맛이) 깃들다’, 즉‘익어가다’는 표현으로‘술통’의 뜻을 나타냅니다.
卣의 금문은 둥글게 부풀어 배가 볼록한 주머니 모양의 속에 세로의 긴 점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금문의 부풀어 있는 듯한 전체 외곽은 西의 금문 자형의 외곽과 동일합니다. 차이는 卣의 금문은 상부에 꼭지 모양의 표기가 있으며, 내부의 무늬가 西는 X 모양이며, 卣에서는 세로획입니다. 꼭지 모양은 주둥이를 나타낸 것입니다. 전문은 내부에 위로 굴곡이 있는 가로획이 둘 있는데, 이 역시 부풀어 익어가고 있음을 나타낸 것입니다.
逌 웃을 유
숨기고 깃들이다 ; 빙긋[≒빙깃]
逌의 갑골문[추정]
逌의 금문 逌의 전문
逌의 갑골문은 卣의 아래에 口가 놓여 있으며, 금문 및 전문은 乚[숨다]이 놓여 있으며, ‘숨기고 깃들이다’로‘빙긋(/입을 슬쩍 벌릴 듯하면서 소리 없이 거볍게 한 번 웃는 모양)’의 뜻을 나타냅니다. [⑦표시 삭제요망]
環堵蕭然, 蔬糲不給, 而處之逌然. 『영조 27년 2월 8일』
두른 담은 소연(蕭然)하고 푸성귀에 메조 밥도 대지 못하면서도 처하기는 빙긋거렸다.
洒 씻을 세
물을 긷다 ; 씻다
洒의 전문
洒(씻을 세)의 전문 자형은 西(서녘 서)와 水(물 수)의 합자입니다. 西(서녘 서)가 ‘깃(/보금자리, 소굴)’에서 ‘긷다(/우물이나 샘 따위에서 두레박이나 바가지 따위로 물을 떠내다)’의 소릿값을 나타내고, ‘물을 긷다’에서 ‘씻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이와 유사한 글자로 洗(씻을 세/깨끗할 선)이 있는데, 洒(씻을 세)는 ‘청소’의 의미이며, 洗(씻을 세/깨끗할 선)은 ‘몸을 씻다’의 의미입니다.
垔 막을 인
묻혀 깃들다 ; 삭다
垔의 갑골문(陻·禋과 통용)
垔의 고문 垔의 전문
垔의 갑골문은 分(나눌 분)의 축약인 八과 土의 변형[묻다]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分은 分解(분해)됨을 의미하여‘묻혀서 분해되다’로‘삭다(/물건이 오래되어 본바탕이 변하여 썩은 것처럼 되다)’의 뜻을 나타내며, 전문 자형은 埋(묻을 매)의 축약인 土와‘깃다, 깃들다’의 뜻을 나타내는 西의 합자로‘묻히고 깃들다’로‘사그라지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막다]의 훈(訓)은 설문(說文)에‘塞[-土]也[막히는 것이다]’에 의한 것이며, 실제로‘막다’의 뜻으로 쓰인 용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湮 묻힐 인
삭아서 흘러가다 ; 사그라지다
湮의 갑골문 湮의 전문
湮의 갑골문 및 전문 자형은 流(흐를 류)의 축약인 水와 垔의 합자이며, ‘삭아서 흘러가다’로‘사그라지다(/삭아서 없어지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湮滅(인멸), 湮沈(인침), 湮淪(인륜), 湮沒(인몰), 湮晦(인회) 등에서 湮이‘사그라지다’의 뜻입니다.
煙 연기 연
불이 사그라지다 ; 이내, 내
煙의 주문 煙의 고문 煙의 전문
煙의 주문은 상태나 상황의 뜻을 나타내는 宀과 火와 垔의 합자로‘불이 사그라지는 상황’으로‘이내(/해 질 무렵 멀리 보이는 푸르스름하고 흐릿한 기운), 내(/물건이 탈 때에 일어나는 부옇고 매운 기운)’의 뜻을 나타냅니다. 전문에서는 宀이 제거되어 있습니다. 이내나 내에 딱히 상태나 상황의 어감을 넣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제거시킨 것입니다.
煙氣(연기), 吸煙(흡연), 無煙炭(무연탄), 煤煙(매연), 康衢煙月(강구연월), 煙霞痼疾(연하고질), 寒煙(한연) 등에서 煙이‘이내, 내’의 뜻입니다.
禋 제사지낼 인
내 제사
禋의 금문 禋의 주문 禋의 전문
禋은 祀(제사 사)의 축약인 示와 煙의 축약인 垔의 합자로, ‘내를 피워 올리며 지내는 제’의 뜻을 나타냅니다.
闉 성곽문 인
내를 피우는 성문
闉의 전문
闉은 門과 煙의 축약인 垔의 합자이며, 煙이‘내’의 뜻으로 봉화를 피워올릴 수 있는 설비를 갖춘 성문의 뜻을 나타냅니다.
羊垔 양의돌림병 예
삭은 양 ; 짓무르다
羊垔의 전문
羊垔은‘양(/어떤 모양을 하고 있거나 어떤 행동을 짐짓 취함을 나타내는 말)’의 뜻을 나타내는 羊과 垔의 합자로‘삭은 양하다’에서‘짓무르다(/살갗이 헐어서 문드러지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氐垔 엎드릴 인
밑이 삭다 ; 주저앉다
氐垔의 전문
氐垔은 氐와 垔의 합자로‘밑이 삭다’로‘주저앉다(/물건의 밑이 뭉그러지거나 무너져 내려앉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甄 질그릇 견
甄의 전문
薽 풀이름 진
薽의 전문
說文 ; 豕首也(染草之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