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피들의 영원한 안식처 조니 미첼은 이른바 '앨범 가수'로서 다른 가수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고 한때 밥 딜런과 음양의 관계를 이룰 만큼 대등했다는 평가를 받은 뮤지션이다. 1997년 로큰롤 명예의전당 공연자performers 부문에 올랐으며, 같은 해 <조니 미첼:시와 가사 전집Joni Mitchell:The Complete Peoms and Lyrics>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숀 펜이 2007년 연출한 영화 <Into the wild>가 있다. 히피들의 캠프에서 기타를 메고 노래하는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트레이시 역을 맡았다. 그 캠프에 모인 사람들은 다들 그녀를 두고 '리틀 조니 미첼'이라고 부른다. 늘 자연을 동경하고 대단한 무대보다는 상처를 안고 사는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 틈새에서 그녀는 샹송 같은 포크송을 들려준다. '히피' 혹은 '보헤미언'들의 편안한 안식처럼 살고자 했던 그녀는 1943년 캐나다에서 조안 앤더슨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9살 때부터 기타를 들고 멋들어진 노래를 불렀다. 그림 그리는 일과 예술에 많은 관심을 타고 났다. 10대 시절에는 우클렐레를 연주할 만큼 다재다능한 끼를 가졌다. 자신만큼이나 큰 기타를 둘러메고 유명한 커피하우스에서 연주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가난한 환경 탓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의 대부분이 돈과 직결된다는 슬픈 현실과 부딪힌다.
청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미술대학에 진학한 1년 뒤 대도시인 토론토로 진출했을 때다. 그 무렵 포크 가수인 미래의 남편 처크 미첼을 만나 1965년 결혼한다. 이듬해부터 캐나다를 떠나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와 일리노이 같은 대도시에서 지방클럽에서 함께 공연하지만 처크와의 관계는 불과 1년 만에 파타난다.
그녀는 이혼의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노래했다. 그러면서 포크 클럽에서 주디 콜린스와 톰 러시를 만나 우정을 맺었고, 그 일은 큰 행운이 되었다. 주디 콜린스의 소개로 1967년 리프라이즈 레코드사와 계약을 맺은 그녀는 1968년 앨범 <Circle game>에 수록된 동명 타이틀곡과 'Urging for going'으로 작곡가로서 공식 인정을 받았고 그녀가 작곡하고 레코딩한 주디 콜린스의 앨범 <Both sides now>의 대성공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다채로운 자화상을 표출한 두 번째 앨범 <Cloud>는 1970년대 여성 싱어송라이터 운동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고, 직접 디자인한 앨범 <Ladies of the Canyon>은 베스트셀러로 우뚝 섰다. 이 앨범의 'Woodstock'이라는 노래는 크로스비, 내쉬 앤 영이 불러 대히트하기도 했다. 진솔하고 평범한 삶이 그대로 녹아든 앨범은 한때 애인이었던 그래엄 내쉬에 대한 사랑도 담겨져 있었다.
앨범 <For the roses>는 각종 음악적 실험을 동원한 재즈풍으로 가득한 음반이다. 'You turn me on'이 크게 히트했고 크로스비, 내쉬, 더 밴드 등과 함께 녹음한 'Court and spark'를 비롯해 'Raised on Robbery' 'Help me' 'Free man in Paris' 등이 주목받았다.
더블 재킷 앨범인 <Miles of aisles>는 'Big yellow taxi'가 유명하고, 앨범 <Hejira>는 자코 페스트리우스, 래리 칼튼, 존 게린의 도움을 받은 걸작이다.
더블 레코드 <Dan juan's reckless daughter>는 정통 팝스타일과 완전히 결별하고 포크-재즈라는 새로운 개념의 조류를 탄생시킨 음반. 거의 레코드 한 쪽을 다 차지한 장중한 싱글 'Paprika plain'이 수록돼 있다. 그 무렵 투병 중이던 재즈 베이시스트 찰스 밍거스는 이 노래를 듣고 감동받아 그녀와 함께 일하기를 원했고 조니 미첼은 그로부터 6개의 싱글을 받아 앵거스가 죽은 후에도 평단과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직접 맡은 기타 연주에 밍거스의 난해하고 복잡한 멜로디, 그녀의 우울한 가사는 마치 가슴 아픈 사랑을 간접 체험하는 듯 듣는 이의 마음을 울렸다. 특히 'Goodbye pork pie hat' 'God must be a boogie man'은 밍거스를 위한 헌사였다. 조니 미첼은 앨범 <Mingus> 발표 이후 페스토리우스, 돈 알리아스, 팻 매스니를 대동한 프로젝트 그룹과 함께 전국 투어를 나서기도 했다. 공연 실황은 1980년 앨범 <Shadow and light>라는 이름으로 발매됐고 1983년 세계 순회공연을 담은 DVD <Refuge of the roads>도 나왔다.
1980년대 말에는 인디언 가수 라코다 시옥스의 인디언보호 정책을 옹호하는 사회활동을 펼쳐 FBI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1990년에는 로저 워터스와 순회공연에 합류했는데 싱글 'Goodbye blue sky'와 월터스, 신디 로퍼 등과 함께 부른 엔딩곡 'The tide is turning'으로 옛 팬들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1998년 평소 존경해오던 밥 딜런, 밴 모리슨과 함께 전국 투어를 했으며, 여성가수로는 드물게 기타 신디사이저를 도입해 연주하는데 지금도 활동이 왕성하다.
조니 미첼은 음악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크로스비, 스틸스, 내쉬 앤 영의 두 멤버인 그래엄 내쉬, 닐 영과 함께 더블 데이트를 즐기기도 했다. 레너드 코헨과도 사랑에 빠졌었다. 그녀에 관한 이런 소소한 얘기들은 2003년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내용을 잠시 보자.
중년의 부부. 산전수전 다 겪고 아이들도 다 성장하고 그런 부부에게 권태기가 찾아오는 건 당연한 걸까. 더군다나 젊은 여자가 대놓고 남편에게 유혹해 온다면..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내의 선물을 고르는 중년 남성. 우연히 남편이 고가의 목걸이를 구입하는 장면을 목격한 아내는 당연히 그 목걸이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일 거라고 확신하며 기뻐하고 설렌다. 하지만 그 목걸이는 사진 속의 젊은 여자에게 돌아가고 아내의 두 손엔 딸랑 CD 한장만 주어졌으니, 그게 바로 조니 미첼의 <Both sides now>. 이 앨범을 선물 받은 아내는 남편에게 고맙다고 미소 지으며 답하고 부엌에 가서 혼자서 서럽게 울던 바로 그 장면! 그때 흐르던 쓸쓸한 선율과 적막한 분위기, 그녀의 허스키한 목소리, 그 하나하나가 마치 그 시절의 모든 것을 노래하는 듯했던 그 느낌..
한잔의 술잔 앞에 담배를 쥔 채 턱을 괴고 있는 조니 미첼의 모습이 그림으로 그려진 자켓. 조니 미첼의 이 <Both sides now>는 리메이크 버전이다. 눈부시게 찬란한 젊은 시절의 미첼이 유채꽃처럼 화사한 색깔의 'Both sides now'를 불렀다면 21세기 새로운 밀레니엄의 시작과 함게 발표한 'Both sides now'는 지난 삶을 반추하며 부르는 관조의 시선을 담고 있다. 그녀는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나이테만큼 예전의 곡들을 찬찬히 풀어나간다. 영원불멸의 클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