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광과 포구를 지닌 중동
<해운대의 뿌리를 찾아서>
대한팔경 해운대 보름달, 미포와 우산낙조
창파엔 명월이요
청산엔 청풍이라
청풍명월이 고루에 가득 차니
홍진에 막혔던 흉금이 활연개를
바다도 좋다 하고
청산도 좋다 거늘
바다와 청산이 한곳에 뫼다 말고
하물며 청풍명월이 있으니
여기가 선경인가 하노라
누우면 산월이요, 앉으면 해월이라
가만히 눈 감으면 흉중에도 명월 있다
오륙도 스쳐가는 배도 명월 싣고
어이 갈거나 어이 갈거나
이 청풍 이 명월 두고 내 어이 갈거나
잠이야 아무 때나 못 자랴 밤새도록
- 춘원 이광수 詩 「해운대(海雲臺)에서」
춘원 이광수의 기행시 <해운대(海雲臺)에서>처럼 대한팔경의 일경 ‘해운대 보름달’은 지금도 와우산 자락에서 만끽할 수 있다.
미포는 해운대 동남쪽에 위치한 와우산 자락의 포구이다. 와우산은 장산에서 내려다보면 누워 있는 소의 형상을 하고 있다. 소의 꼬리에 해당하는 갯가라 하여 불러졌다.
미포마을의 형성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미포마을엔 전해져 내려오는 속설이 있다. 3대마다 한 번씩 소가 꼬리를 털어 버리기 때문에 3대 부자가 없고 망하는 가문이 발생하기 때문에 3대가 되기 전에 다른 곳으로 떠나야 재물과 가문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올 한 해, 다음 해도 고기가 잘 잡힌다 하여 그다음 해도 고기가 잘 잡힌다는 보장이 없는데, 욕심을 부려 일을 그르친다’는 교훈적인 의미이다.
미포 마을 북동쪽 달맞이길을 오르다 다소미 동산 앞 와우산 전망대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는 석양을 우산낙조라 말한다. 마린시티 마천루를 붉게 물들인 저녁노을과 붉은 기운이 진홍빛이 되어 이글거리며 서산으로 넘어가는 모습은 일대 장관이다.
마을 남동쪽으로는 해운칠포의 하나인 미포항이 있고, 미포항 주변으로 횟집 50여 군데가 자리한다. 미포항에는 해운대 앞바다를 지나 동백섬을 돌아보고 광안대교와 오륙도를 일주하는 해운대 관광유람선 선착장이 있고, 오륙도 어장에서 잡아 온 해산물 직거래 장터가 새벽녘에 열린다.
/ 이광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