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변곡점마다 1조달러 기업 등장… 이번엔 엔비디아
스마트폰·전자상거래·클라우드·AI… 신기술과 함께 ‘스타’ 탄생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오로라 기자
입력 2023.06.01. 03:00
업데이트 2023.06.01. 07:55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장중 시가총액 1조달러(약 1324조원)를 돌파했다. 메모리얼데이 연휴 직후 미 증시 개장과 동시에 주가가 7% 이상 급등하며 시총 1조달러를 찍었다. 이후 소폭 하락해 시총 9920억달러로 마감했다.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시가총액(426조원)의 3배 수준이다.
엔비디아가 반도체 업체 최초로 달성한 시총 1조달러는 ‘꿈의 시가총액’으로 불린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기준점이자, 현재 5개 기업만 유지하는 몸값이고 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달성한 업체를 모두 합쳐도 9곳에 불과하다. 1조달러 기업은 시대를 주도하는 신기술과 혁신의 상징이다. 앞서 스마트폰과 전자상거래, 클라우드(가상서버) 기술이 확산하며 시총 1조달러를 돌파했던 애플·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처럼 AI가 전 산업에 적용되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새로운 수혜 기업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AI 연산에 사용되는 그래픽반도체(GPU)의 90% 이상을 공급한다.
◇스마트폰,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거쳐 이제 AI
역사상 가장 먼저 시총 1조달러를 찍은 것은 중국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다. 2007년 11월 중국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첫날 시총 1조800억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85달러를 돌파하며 석유 회사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시기였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주가가 폭락했고, 현재 시가총액은 1700억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테크 기업으로 가장 먼저 시총 1조달러를 기록한 곳은 애플이다. 애플은 2018년 8월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 가격을 높이는 ‘고가 전략’을 구사했고, 매출이 1년 전보다 17% 늘어나며 ‘1조달러의 벽’을 깼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구독료를 받는 애플 서비스를 확대하며 다양한 수익원을 마련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 달 뒤 아마존도 ‘1조클럽’에 가입했다. 전자상거래가 본격적으로 생활 속에 자리 잡으며 아마존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때였다.
다음은 클라우드의 시대가 열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6월 미국 기업 중 세 번째로 시총 1조달러를 달성했다. 2014년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 CEO가 클라우드를 집중 육성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매출이 매년 60%씩 늘어났다. 당시 외신들은 “MS가 구름을 타고 올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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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사우디 아람코가 상장하며 첫날 시총 1조달러, 이튿날 시총 2조달러를 돌파했다. 2020년 1월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섰다. 구글 검색 광고가 증가하며 주가가 폭등했고, 자율주행차 기업 웨이모, 자율주행 드론 윙, 알파고로 유명한 AI 기업 딥마인드 등 신사업도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았다. 이때부터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이라는 용어와 함께 빅테크 전성시대가 열린 것으로 본다. 2021년 6월엔 소셜미디어 업체 메타(옛 페이스북), 10월에는 테슬라가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돌입하며 1조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메타와 테슬라는 현재 시총이 1조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AI는 제2의 아이폰
테크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시총 1조달러 달성을 ‘AI 열풍’의 본격 시작점으로 본다. 코로나 이후 주춤했던 투자가 AI 관련주에 집중되면서, 향후 엔비디아 같은 새로운 ‘AI 스타’들이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기술은 전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아이폰이 전 세계의 생활 습관을 바꾼 것을 빗대, ‘AI는 제2의 아이폰 모먼트’라고 부른다.
글로벌 증시에선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수직 상승 중이다. AI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0일엔 LG전자의 전장 사업 가치가 배로 성장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과 함께 캐나다 유명 AI 스타트업과 협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LG전자 주가가 10% 이상 폭등했다. 챗GPT 주요 수혜주로 꼽히는 AI 소프트웨어 업체 C3.ai도 30일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전날 대비 33.4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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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ing
2023.06.01 07:16:56
삼성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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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2023.06.01 07:06:27
삼성전자도 저 길을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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