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2C수출의 슈퍼갑을 꿈꾼다. 유통혁신의 룰세터가 되는 법!
- 국경간 전자상거래와 O2O유통 확산이 한국기업에게 주는 기회 -
>> 항저우 무역관, 임성환 관장
중국소비가 끝없이 성장하던 시절, 사치품과 외산품이라면 묻지 않고 팔리던 백화점, 양판점, 홈쇼핑 등 전통유통시장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이제는 가성비(가격 대 성능 비)다. 적절한 가격의 제품과 소비자편익중심의 유통방식만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 복합쇼핑몰, O2O(Online to Offline) 체험판매장, T2O(TV to Online) 등 소비자중심의 융복합공간으로 중국유통이 급격한 점프를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 전역에 대형 복합쇼핑몰이 500개, 그리고 그 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O2O 체험판매장이 들어선다고 한다. 온라인 유통혁신의 중심지인 항저우에서는 모바일결제의 확산으로 소비자들이 이미 휴대폰과 신용카드 한 장만 들고 다니고 있다. 65%의 막강한 온라인시장 장악력을 가진 알리바바도 전자제품 최대 유통업체 수닝과의 전략적 협력, 중국최대 소매유통체인 중 하나인 인타임리테일의 인수합병 등을 통해서 드디어 O2O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기반 융복합유통의 확산은, 규모의 투자를 통한 판로 확대, 수출총판계약으로 대변되는 전통방식의 기존 브랜드에게는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제품은 점차 균질화 되고 원가정보는 투명해지니 소비자는 합리적 소비를 선호하는데 유통고정비용을 줄이기는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브랜드들이 냄비 속의 개구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과연 기우일까?
직수입이 점차 확대되면서 수입총판의 입지가 흔들리고, 스마트물류의 확산은 성시별 분할된 수입물류거점 운영에서 해외물류 도착지인 동부연안으로 물류기지를 통합케 하고 있다. 항저우에서 저장성 내는 하루, 우루무치까지도 3일이면 도착하는 택배의 혁신으로 이제 비싼 내륙운송비를 선부담하고 성시별로 물류거점을 두는 것은 장점을 거의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더욱이 중국과 유럽의 교역을 극적으로 연결해준 대륙횡단화물철도로 인해 유럽발 고급소비재 수출입물류가 중국 중서부로 확대되는 것도 한국기업의 소비재 내륙 진출의 방향성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변화 속에 기회는 항상 있다. 2015년 3월에 도입된 중국 유일의 국경간 전자상거래 내국보세B2C판매방식(내국발송 해외직구)을 통해, 시내체험장에서 수입제품을 체험하고 모바일결제와 택배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외국산정품보세유통이 확산되고 있다. 항저우에서 확립되어 2016년 중국의 13개 전자상거래 종합시범구로 운영노하우가 전파되고 있는 유통모델이다. 항저우는 국경간 전자상거래의 모든 규정이 만들어지고 표준모델이 창출되어 전국으로 확산되는 중국 제1호 국경간전자상거래 종합시범구다. 그러나 관련시스템의 일체화 등 기반 구축과 운영의 난이도가 만만치 않아 다른 지역에서 벤치 마킹하기는 단기간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현장의 느낌이다.
코트라 항저우무역관이 작년 11월에 1년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코트라의 물류수출지원기능을 중국내국보세방식에 얹어 공동물류창고(복수공급자M)와 복수콰징플랫폼(M)을 복합적으로 연결한 한국산보세정품M2M모델을 론칭했다. 개설 이후 빠른 속도로 플랫폼과 한국공급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 모델을 활용해 코트라는 일반통관이 어려운 제품까지 사전통관을 지원하고, 가성비 좋은 소비자가격을 구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다양한 한국산 정품메뉴를 활용하여 복수콰징플랫폼(M)과의 납품조건을 주도하면서 B2C직유통을 촉진할 예정이다. 한국 참가기업은 중국 투자법인 없이도 판매현황의 전산조회와 판매직수금이 가능하다. 아울러 제품의 정식수입 전에 서류로 사전수입통관을 심사하게 되는 격이니 정치 불안으로 우려되는 수입통관 거절 가능성을 방지할 수 있는 유용한 방안이기도 하다.
이 모델은 수출 경험이 없는 중소/중견기업 제품, 특히 제조업의 대중수출유통 전주기를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코트라에 대한 신뢰는 한중 양방을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항저우 보세창고에 일단 집적된 한국제품은, 코트라의 주요사업인 왕이카오라의 한국핫브랜드관, 하오이고우홈쇼핑의 T2O한국판촉주간, 티몰의 주요벤더매칭을 통해서 인지도가 제고되고, 종국적으로 복수콰징플랫폼과 O2O체험판매장을 통해서 M2M판매방식으로 성장의 급속화를 이루게 될 것이다.
향후 5년간 매년 30% 성장할 것이라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그 중에서도 국경간 전자상거래의 작년 성장률은 75%이다. 전자상거래는 이제 소비재에서 부품 및 생산재로, B2C에서 B2B로, 양국간 단순무역에서 EWTP(국경간전자상거래플랫폼) 구축으로 급격히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산정품과 융합서비스, 그리고 사람. 대체될 수 없는 한국기업의 이 자원을 활용해 변화를 인지하고 규칙을 선도하고 또 뭉쳐야 한다. 거품 없는 가격, 한류스토리와 창의적인 융합서비스로 원스톱메뉴를 구성하게 되면 수요자는 먼저 찾아올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래서 우리 기업이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공급 측면의 슈퍼갑이 되자!
그간 공간과 정보의 격차를 이용해 성장한 전통 수출입상과 도매상의 앞날이 그리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선택의 시간이 온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