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권 14) 구족우바이를 만나다 ①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큰 성이 있나니 이름을 해주라 하는 도다. 거기에 우바이가 있나니, 이름을 구족이라 하는 도다. 그대는 거기에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가 물을 지로다.
때에 선재동자는 이러한 말을 듣고 환희하고, 춤추며 뛰놀고, 온 몸에 털이 곤두서고, 희유한 믿음과 즐거운 보배 같은 마음을 얻었도다.
두루 중생심을 이익되게 하는 마음을 성취하고, 능히 모든 부처님들께서 세상에 나시는 차례를 분명하게 보고, 능히 깊고 깊은 지혜와 청정한 법륜을 통달하였도다.
모든 갈래에 수순하여 모두 몸을 나타내고, 삼세의 평등한 경계를 통달하고, 다함 없는 공덕의 대해에서 출생하여 대지혜의 자재한 광명을 놓고, 삼유의 성문을 열고, 잠긴 쇠통을 열었나니, 그 발에 엎드려 예를 올리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여 우러러 보면서, 하직하여 물러갔도다.
그 때, 선재동자가 선지식의 가르침은 큰 바다가 큰 구름에서 일어나는 폭우를 남김없이 받아들이는 것과 가르치는 열의가 그침이 없음을 사유하여 관찰하고,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였도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봄 날씨와 같이 모든 선법의 싹을 자라게 하는 도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보름달과 같이 비추는 곳마다 모두 청량하게 하는 도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여름의 설산과 같이 능히 모든 짐승들의 갈증을 제거하는 도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연못에 비추는 해와 같이 능히 모든 착한 마음의 연꽃을 피게 하는 도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큰 보물섬과 같이 갖가지 법보로 그 마음을 충만하게 하는 도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염부 나무와 같아 모든 복과 지혜의 꽃과 열매를 쌓아 모으는 도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대용왕과 같이 허공에서 자재하게 유희하는 도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수미산과 같이 한량없는 선법으로 삼십삼천이 그 가운데 머무는 도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제석과 같이 모든 대중 법회를 둘러싸고 있나니, 능히 희미하게 가릴 수 없고, 능히 외도와 아수라의 군대들을 굴복하게 하는 도다.
이와 같이 사유하면서, 점차 다니면서 해주성에 이르렀도다. 곳곳으로 이 우바이를 찾아 다니나니, 때에 여러 사람들이 함께 이와 같이 말하였도다.
선남자여 그 우바이가 이 성 가운데 있는 집안에서 머무르고 있다고 하였도다. 선재가 그 말을 듣고, 바로 그 문 밖에 나아가 합장하고 섰도다.
그 집은 매우 광대하였나니, 갖가지로 장엄하였고, 갖가지 보배로 쌓은 담장이 주위를 둘러 쌓았고, 사면에는 모두 보장엄문이 있었도다.
선재가 들어가니, 구족 우바이가 보좌에 앉아 있었도다. 혈기가 왕성한 장년으로 피부색이 좋고, 모습이 단정하고, 간소한 복장에 머리카락을 드리웠도다. 몸에는 영락이 없었지만, 그 몸의 색상에는 위덕과 광명이 불보살을 제외하고는 능히 미칠 이가 없었도다.
그 집안에는 십억의 자리를 깔았는데 천상과 인간의 모든 있는 바를 뛰어 넘었나니, 이는 모두 보살의 업력의 성취함이로다. 의복과 음식과 일체의 살림 도구가 없이, 그 앞에는 조그만 그릇 하나가 놓여 있었도다.
다시 일만 동녀가 있어서 둘러싸고 모시나니, 위의와 모습이 천상의 궁녀들과 같도다. 묘한 장엄구로 몸을 단장하였고, 음성이 미묘하고 아름다워 듣는 이들마다 기뻐하였도다.
항상 좌우에서 친근하여 앙모하고, 사유하여 관찰하고, 허리를 굽혀 머리를 숙이고, 그 가르침과 명에 따르고 있었도다. 모든 동녀들의 몸에서는 묘한 향기가 나오고, 모든 곳에 두루 훈향이 풍기는 도다.
만약 어떤 중생이나 이 향기를 맡게 된다면, 모두 물러서지 않고, 성내고 해하고자 하는 마음, 원수를 맺는 마음, 간탐하는 마음, 아첨하는 마음, 험하고 뒤틀린 마음,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 성내는 마음, 하열한 마음, 교만한 마음이 없어지는 도다.
평등한 마음을 내고, 대자비한 마음을 일으키고, 이익되게 하는 마음을 내는 도다. 율의를 지키는 마음에 머물러 탐욕을 구하는 마음을 여의고, 그 소리를 들은 이들마다 환희하고, 춤추고 뛰놀고, 그 몸을 보는 이들마다 모두 탐심과 더러움을 떠나는 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