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다. 가을은 물러나고 겨울은 이제 문턱을 넘어선 것 같다.
그래도 아쉽지는 않네...
올 가을은 유난히 어여쁘고 고운 단풍잎으로
가슴에 모은 두손을 따뜻하게 했고 눈가에 살짝 이슬을 맺히게 했으며
알 수 없는 탄성까지......
너무 아름다워서 그래서 더 슬펐던 이번 가을이 제몫을 다함이 그냥 고맙다.
지나간 가을의 흔적을 오늘같이 차갑게 파~란 하늘 아래에서 돌아보고 싶어 진다.
남양주 수종사입구...몇년 전 부터 가을만 되면 가고 싶어했던 곳이다. 올 가을은 그냥 넘기고 싶지 않았다.
일찌기 서거정이 동양에서 최고로 풍광이 좋은 자리에 위치한 절이라고 했던 곳이다.
수종사입구 국수집... 밖에서 보이는 아담한 나무집이다. 굴뚝에서 올라오는 연기가 너무나 정겨워서
그 연기를 따라 들어갔는데 들어가서 먹은 잔치국수 맛은 별로다. 주인 아주머니가
다른 사람 흉을 보면서 요리를 했으니 그럴 수 밖에^^
운길산 수종사 단풍...수종사는 무척이나 경사가 급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절까지 올라가니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그나마 수종사의 화려하지는 않지만 차분한 단풍들이 고운 맘으로 반긴다.
수종사전경... 생각보다 참 아담한 절이다. 절 안마당에서 조금만 올라가 보면 부속 건물들이 한 눈에 다 들어온다.
삼정헌에서는 절을 찾아 온 모든 이에게 차 한잔을 내어 준다.
은행나무... 세조가 심었다는 두 그루의 은행나무이다. 수령이 500년이 넘는다.
수령에 걸맞은 위엄이 느껴진다. 안에서 앉아서 보면 은행나무가 액자 속의 그림처럼 보인다.
두물머리(양수리)...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이다. 서로의 양보가 느껴지는 잔잔한 공간이다.
복잡한 마음, 정리되지 않은 정서를 그 물속에 우리는 두고 올 수 있다. 그래서 또 가고 싶은 곳이다.
오랜동안 가을만 되면 가고 싶어했던 남양주 수종사... 그리 먼 곳도 아닌데 왜 그리 어려웠는지......
가을을 마감하는 기분으로 다녀 온 그 곳을 그냥 내 주머니 속에 간직하고 싶었는데... 요며칠 차가운 바람이
내 주머니 속의 수종사를 끄집어내고 나의 언 손을 대신 넣고 말았다.
고마웠던 가을에게 인사하고 찾아오는 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을 두물머리의 잔잔한 물에서
다시금 생각해 본다.^^
첫댓글 나도 기회가 되면 고경을 따라나서 봐야겠네. 이렇게 멋진 풍광도 보고 고운 고경의 마음도 닮아보고 싶어서..^^고마워.머리가 맑아진 느낌이야.**
늘 칭찬으로...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냥 많이 걷다 보면 세상 많은 것에 아름다움이 숨어 있음을 알게되더라구요**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군요~~~
역시고경샘!!!
남양주 어디쯤 있나요
가보고 싶네요 내년 초 가을에 단풍이 시들기 전에 한바퀴 휭 돌아 오고 싶네요
우공 서실 회원님들 점심 싸 들고 가면 어떨가요 ?
고경님은 좋은곳 가실 때 여럿이 가면 안되나요...ㅎㅎ
감사합니다
운길산에 있어요... 내년 가을에 운길산 산행을 한번 추진해 볼까요...? 그때 선생님이
앞장서셔야 됩니다...^*^
운길산이라.. 산 이름도 참 맘에 드네요. 송암 선생님 운길산 산행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요.. 와..좋겠다.^^
사진 찍는 솜씨가 프로급입니다. 좀 배우고 싶네요^^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