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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일시: 2016년 10월 23일 (일)
o 날씨: 흐린 후 비
o 산행경로: 출렁다리입구 주차장 - 출렁다리 - 범륜사 - 장군봉 - 임꺽정봉 - 감악산 정상 - 까치봉 - 운계능선 - 대형버스주차장
o 산행거리: 9.8km
o 소요시간: 3시간 50분
o 지역: 경기도 파주
o 산행정보: 감악산
o 일행: 산수산악회
▼ 등산지도 (펌)
생각하고 있던 청량산 산행이 취소되면서 부랴부랴 대타로 찾은 것이 감악산이다. 감악산은 올 연초에 다녀왔기 때문에 금년에는 다시 찾아 갈 일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하지만 역사는 예기치 않게 찾아 오는 법, 오늘 감악산 산행도 '꿩 대신 닭'이 아니라 백조가 될지 두고 볼 일이다. 마치 오늘 내일 감악산 단풍축제가 열리고 있고, 국내 최장의 출렁다리도 개통되었다고 하니 내심 기대도 된다. 일요일 아침시간, 감악산으로 가는 도로는 한적하다. 감악산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8시를 조금 지난 시간, 서울에서 한시간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른(?) 아침이지만 출렁다리 아래 임시주차장 부근에는 차량들과 인파가 벌써부터 북적이고 있다.
▼ 감악산 출렁다리 임시주차장 (들머리)
임시주차장에서 잣나무길을 따라 언덕을 얼라가면 바로 출렁다리 입구다. 출렁다리에는 이미 수많은 인파가 몰려있다. 산객들 뿐만 아니라 국내 최장이라는 출렁다리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일반 행락객들도 많다. 150m에 달하는 출렁다리는 범륜사 방향의 언덕과 연결되어 있다. 흔들리는 다리위를 지나노라면 흡사 파도 위의 배를 탄 기분이다.
▼ 감악산 출렁다리 (길이 150m, 폭 1.5m, 국내최장)
사실 특별한 감흥은 없다. 오히려 왜 이곳에 출렁다리를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왕래가 어려운 깊은 골짜기에 구름다리가 설치되는데, 이곳은 그러한 목적보다는 관광객 모집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어쩌면 불필요하게 자연을 훼손하고 있는 모습이 씁쓸하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범륜사로 이어진다. 바로 아래에 있는 범륜사 입구에서 걸어 올라와도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출렁다리의 기능(?)에 의문이 갈수 밖에 없다.
▼ 범륜사 방향 등산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언덕을 올라가면 범륜사가 자리잡고 있다. 범륜사에는 한중 친선교류로 만들어진 관음상이 있으며, 입구에는 세계평화 碑가 큼직하게 세워져 있다. 범륜사와는 무슨 관계일까?
▼ 범륜사
[범륜사]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감악산에 있는 절로 한국불교태고종에 속한다. 원래 감악산에는 감악사, 운계사, 범륜사, 운림사 4개의 사찰이 있었다고 전해지나 현재는 모두 소실되었고, 지금의 범륜사는 1970년에 옛 운계사터에 재창건되었다. 중앙에 대웅전을 중심으로 서쪽에는 머타전과 동양 최대의 백옥 11면 관세은보살상과 전면에는 9층 석탑과 자연석으로 세운 세계평화의 비가 있고, 절 입구에는 해탈교라는 작은 다리가 있고 경내에는 하얀 불상이 우뚝 서 있으며, 절 뒤편으로는 산신각이 있는데 그 안에서 시원한 석간수가 흘러나온다. 절 바로 밑에는 높이 20여m의 운계폭포가 있으며, 감악산 등산은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 관음상 (신장 7m, 좌대 4m)
[동양 최초 백옥석 관음상] 감악산범륜사 도량의 관음상은 금번 한중 친선교류로 올해년(1995년) 정초부터 중국과 인연을 맺어 하북성 아미산에서 백옥 십일면 관음상을 신조성하기 시작하여 만 7개월만에 완성하여 오만리 수륙을 지나서 천진항까지 도착, 한국으로 수송하던 중 천년만의 대호수로 인하여 약 1개월간 지체한 후 음력 본 8월 인천항에 무사히 강림하시고 추석절을 니나서 동월 17일에 적성명 광장에서 임시 3일간 심야를 경과하시고 30일, 31일 양일만에 본사 성지도량에 안착하게 되었으며 윤 8월에 중국 조형사 대표 조군구 외 3인이 만 3개월에 걸쳐 봉안하였다... (안내판)
▼ 관음상에서 바라본 출렁다리
▼ 범륜사 앞 세계평화 碑
범륜사에서 본격적인 감악산 산행이 시작된다. 등산로는 안골을 따라 정상까지 이어지며, 중간 어디쯤 '만남의 숲' 부근에서 임꺽정봉 방향으로도 갈라진다. 감악산 단풍축제가 열린다고 하더니 과연 안골은 초입부터 오색단풍의 세상으로 초대한다.
▼ 감악산 등산로 (범륜사~안골~정상)
어제 주왕산과는 달리 이곳은 이미 절정을 넘기고 있다. 단풍에 취하여 '만남의 숲'에서도 계속하여 안골을 따라 가는 바람에 임꺽정 봉 방향을 갈림길을 지나쳐 버렸다. 하지만 아쉬울 것이 없다. 임꺽정봉 방향의 능선길은 연초에 가봤으니 오늘은 이곳 안골의 단풍구경에 푹 빠져 보는 것이 오히려 좋다.
핸드폰 카메라로는 두 눈에 보이는, 머리속에 기억되는 비경을 제대로 담을 수가 없다. 가슴에 저장되는 감정은 더더욱...
등산로 중간에 몇개의 숯가마터를 지난다. 이곳 감악산에는 196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숯은 굽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 숯가마터
단풍이 나를 물들인 것인지, 내가 단풍에 물든 것인지....
범륜사에서 이렇게 약 2.3km의 단풍세상을 지나오면 감악산 정상아래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좌측 바로 위가 감악산 정상이며, 우측으로 2~300m를 가면 장군봉과 임꺽정봉이다. 이곳에서 일단 장군봉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이곳 정상부에는 단풍들이 이미 시들거나 지고 있다. 하나의 산속에서도 아래와 위가 이렇게 다르다.
▼ 정상 아래 갈림길 이정표
▼ 장군봉 방향 등산로
장군봉은 460봉, 540봉, 장군봉, 임꺽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위치하고 있다. 현위치를 알리는 표지목에 '장군봉 정상'이라고 적혀 있다. 장군봉에서는 발 아래로 보이는 신암저수지와 멀리 뒤로는 북한산 능선도 한눈에 들어온다. 위로는 동쪽 사면이 수직절벽에 가까운 임꺽정봉이 올려다 보인다.
▼ 장군봉 (640m)
▼ 장군봉에서 바라본 신암저수지 (멀리 도봉산과 북한산)
▼ 장군봉에서 바라본 임꺽정봉
▼ 장군봉에서 내려다 본 540봉(?)
장군봉에서 임꺽정봉까지는 200m의 밖에 되지 않는 짧은 거리지만 약간의 암릉을 타야 한다.
▼ 임꺽정봉에서 바라본 감악산 정상 통신탑
임꺽정봉에서도 발아래 신암저수지와 멀리 북한산 능선이, 그리고 아래로는 조금전에 올랐던 장군봉과 그 아래로 540봉, 460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멋지다. 임꺽정봉 아래 수직절벽에는 설인귀굴이 있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접근할 수는 없는 모양이다.
▼ 임꺽정봉 (676m)
[임꺽정봉(매봉재)] 감악산에 위치한 봉우리로 부도골 북쪽에 있으며 생긴 모양이매와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현재 봉우리 밑에는 굴이 있으며 다섯 걸음을 들어가면 구덩이가 나오는데 컴컴하여 깊이와 넓이를 추측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일명 응암봉(鷹巖峰)이라고도 하는데, 적성현지(1842), 적성현지(1871)에 모두 등장한다. 한편 응암봉 밑에 있는 굴에 대해서는 설인귀굴 또는 임꺽정굴 이라고도 부르는데, 일설에서는 고려말 충신 남을진 선행이 은거한 남선굴이 바로 이 굴이라고도 전하여 진다. (안내판)
[임꺽정굴(설인귀굴)] 감악산남쪽 매봉재에 위치하고 있는 굴로서 고구려를 치러온 당나라 장수 설인귀가 이곳에 진을 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설인귀굴로 알려진 이곳은 일제초기의 문헌에서 처음 확인된다. 조선지리(1918)에서는 봉암사를 소개하면서 이 절이 바위로 이루어진 굴속에 있는데 설인귀가 혈거한 곳으로 전해진다고 하였다. 한편 마을 노인들은 임꺽정굴이라고도 하며 감악산 정상 부근 능선에 위치하고 있다. (안내판)
▼ 임꺽정봉에서 바라본 장군봉 (우측)
임꺽정봉을 내려와 감악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한번 제법 깊게 출렁인다. 연초 이곳을 찾았을 때에는 잔설이 남아있어 엄금엄금 기면서도 몇번씩이나 엉덩방아를 찧었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깊게 내려간 후 감악산 정상을 향해 다리 올라간다. 정상 직전에 있는 감악산 정자도 임꺽정봉과 포천 방향의 조망이 좋은 곳이다.
▼ 감악산 정상 방향 등산로
▼ 감악산 정자
▼ 감악산 정자에서 바라본 임꺽정봉
▼ 감악산 정자에서 바라본 북쪽사면 암릉
감악산 정상에는 커다란 감악산 碑가 세워져 있고, 그 아래에 정상적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정상부의 넓은 공터는 감악산을 찾은 많은 산객들의 쉼터가 된다.
▼ 감악산 정상 (675m)
[감악산 비 전설] 감악산 정상에 있는 비석으로 '빗돌대왕비' 혹은 '진흥왕순수비'로 알려져 있다. 비석이 감악산 정상에 서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감악산비는 원래 양주시 남면 황방리 입구 간판고개 도로변에 있었는데, 그 앞을 지날때에는 말을 타고 가던 길을 멈추고 내려서 절을하고 지나가야 무사히 고개를 넘었으며 이를 무시했을 시에는 말에서 떨어지는 등 화를 당하였다고 한다. 타지에서 이 내용을 모르고 지나던 행인들도 피해를 보게 되는 등 불편이 있어 감악산 산신령님께 도움을 요청하는 제를 올리게 되었다. 어느날 이 근방의 주민들이 같은 꿈을 꾸었는데,감악산 신령이 나타나 소를 빌려 달라고 하였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꿈 속에서 빌려주겠다고 한 주민의 소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고, 거절한 주민의 소들은 모두 죽어 있었다. 그런데 평상시 산모퉁이에 있던 비석이 어느새 감악산 정상으로 옮겨져 있었다고 한다. 이 소문이 퍼지면서 감악산 신령님의 행동이라고 여기고 치성을 드리는 사람들이 줄을 잇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도 감악산에는 영험이 있다하여 감악산 자락에 제당을 지어놓고 주민들이 매년 제를 지내고 있다. 아울러 양주시 남면 황방리(초록지기마을)부터 감악산 신령 제당을 지나 정상으로 연결하는 '전설의 숲길'을 조성하여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전승하고 있다. (안내판)
[감악산] 높이 675m이며, 한북정맥이 파주의 정명산을 거쳐 임진강 어귀 서해로 빠져들기 전 마지막에 솟은 감악산은 서부전선 최전방에 있다. 예부터 바위 사이로 검은빛과 푸른빛이 동시에 흘러나온다 하여 감악(紺岳), 즉 감색바위라고 하였다. 이 일대는 광활한 평야지대로 삼국시대부터 전략적 요충지였다. 원래 감악사, 운계사, 범륜사, 운림사 등의 4개 사찰이 있었다는데 현재는 1970년 옛 운계사 터에 재창건한 범륜사만 남아 있다. 장군봉 아래는 조선 명종 때 의적 임꺽정이 관군의 추적을 피해 숨어 있었다는 임꺽정굴이 있다. 6·25전쟁 때는 격전지로 유명해서 설마리 계곡에 영국군 전적비와 대한의열단 전적비가 남아 있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으며, 의정부 북쪽 회천에서 양주시 남면을 지나 설마리를 거쳐 감악산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높이 20여 미터에 달하는 운계폭포가 나온다. 폭포 뒤로 범륜사가 있고 그뒤로 전형적인 암산의 모습을 띤 감악산이 보인다. 범륜사에서 감악산으로 오르는 길은 오른쪽 능선을 타고 임꺽정봉, 장군봉을 거쳐 정상에 이르는 코스와 남쪽에서 계곡길을 거쳐 올라가는 코스가 있다. 임진강 하류의 넓은 평야지대를 바라보면서 북쪽 능선을 타고 오르는 길도 있다. 맑은 날에는 개성의 송악산과 북한산이 보인다. (두산백과)
▼ 감악산에서 바라본 임꺽정봉
시간은 넉넉한데 흐린 날씨 때문에 기온이 쌀쌀하여 감악산 정상부에서 오래 머물기가 어렵다. 일단 팔각정 방향으로 하산 방향을 잡았다. 팔각정은 감악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자리잡고 있으며, 아래로는 까치봉과 적성면 그리고 멀리 굼이치는 임진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평선 너머 저 멀리가 동토의 북녘땅이다. 저기 어디쯤에 경기5악의 하나인 송악산이 자리잡고 있을 텐데....
▼ 감악산 팔각정
초토의 詩 (구상 작)
오호, 여기 줄지어 누웠던 넋들은
눈도 감지 못하였겠구나
어제까지 너희의 목숨을 겨눠
방아쇠를 당기던 우리의 그 손으로
썩어 문드러진 살덩이와 뼈를 추려
그래도 양지바른 두메를 골라 고이 파묻어 떼마저 입혔거나....(중략)
손에 닿을 듯한 봄 하늘에
구름은 무심히도
북으로 흘러가고
어디서 울려오는 포성 몇 발
나는 그만 이 은원의 무덤 앞에
목놓아 버린다.
▼ 팔각정에서 바라본 통신탑
▼ 팔각정에서 내려다본 까치봉
까치봉으로 내려가는 능선길의 단풍은 이미 지고 있다. 하산하는 산객도 많지만 정상을 향하고 있는 산객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등산로 곳곳에 보이는 벙커와 낡은 통신선은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분단의 현장임을 말해준다.
▼ 까치봉 방향 등산로
까치봉도 전망이 좋다. 위로는 감악산이, 동쪽으로는 임꺽정봉과 장군봉 능선이, 아래로는 감악산 계곡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까치봉도 장군봉과 마찬가지로 표지목에 '까치봉'이라고 적혀 있다.
▼ 까치봉 (560m)
▼ 까치봉 아래 전망대
▼ 올려다본 까치봉과 감악산 정상
▼ 고사목
이곳이 이렇게 많은 산객들이 몰려들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단풍시즌이긴 하지만 이시간에도 감악산을 오르는 산객들의 인파가 길게 줄을 늘어선다. 설악산의 찾은 인파가 무색(?)할 지경이다.
▼ 감악산을 오르고 있는 산행 인파
까치봉을 지나 하산하는 길은 운계능선을 따라가야 한다. 유의하지 않으면 중간에서 좌측으로 범륜사 또는 우측으로 선고개로 빠질 수도 있다. 특별한 이정표는 없지만 운계능선, 그리고 충혼탑이라는 팻말에 유의하여 능선길을 따라 내려가면 된다. 까치봉을 지나면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일기예보에는 비 소식이 없었는데, 산속의 날씨는 언제나 가변적이다. 우의나 우산을 준비하지 않은 관계로 하산길 걸음걸이에 가속도를 붙인다.
▼ 하산길 등산로
▼ 범륜사 갈림길
감악산 단풍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들도 제법 보인다. 이분들께 길을 물어가면서 감악산 휴게소, 대형버스정류장으로 하산을 이어간다. 빗방울이 제법 거세지고 있다...
산을 내려오면 현재 건설중인 '설마-구읍간 도로' 아래 지점이며, 이곳 아래에 있는 설마천을 건너 우측으로 조금 가면 대형버스정류장이다. 다행스럽게도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도착하고 난 후 본격적으로 빗방울이 굵어져 '비 맞은 생쥐 꼴'은 면했다.
▼ 설마-구읍간 도로 (건설중)
▼ 설마교
▼ 대형버스 정류장
주변에 여러군데 설치되어 있는 임시주차장에도, 도로에도 엄청나게 차량들이 몰려 북새통이다. 이곳을 빠져 나가는 데만 한시간 이상이 소요되었다. 차창 밖에는 가을비가 촉촉하게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