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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농촌 지역에서 겪고 있는 구매난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사용됩니다.
김장의 시즌입니다.
곳곳에서 김장 재료를 준비하는 모습이 한창입니다.
지난 여름부터 심었지만 벌레와 사투하며 지켜왔던 배추 수확하고,
뜨거운 땡볕에서 수확한 고추, 고추가로 빻아놓고,
젓갈장수 오면 젓갈 한 통 사 놓고,
소금 창고에 간수 빼놓고,
뒷뜰에서 무시도 좀 뽑아놓고,
바쁩니다 바빠.
그래도 내 식구들 먹일 생각에,
김장이라고 내 새끼들 올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시는 어르신들입니다.
그런 어르신들에게 무엇이라도 필요할게 있을지,
오늘도 한 번 출발합니다.
9시 15분,
저 멀리서 어르신이 이동점빵차를 확인했습니다.
오늘은 무엇인가 사실려나 싶습니다.
"나 라면 하나 주쇼. 삼양라면하고, 짜장라면 하나. 그리고 콩나물도 하나, 두부 하나."
"300원은 포인트로 빼주고~ 알았지? 고마워~~" 하시는 어르신.
기분좋게 물건 건네드리고 갑니다.
9시 35분,
어르신 문이 잠겨있습니다.
두들겨 보고 소리쳤지만!
역시나 안에는 소리가 80넘게 되어있어서 들리지 않겠다 싶습니다.
계속 흔드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 고민이 되는 과정에서도 몇 번 흔들다보니,
어르신께서 나오십니다.
"오늘은 필요없어~" 하시는 어르신.
집에 잘 계시니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가끔 이렇게 두들기고 확인하는 일이 어르신에게 큰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적당히 두들겨야겠다라는 생각으로 넘어갑니다.
위로 올라가는 길,
한창 김장으로 이웃집 함께 모여서 준비하고 계십니다.
"위에 갔다와~~" 하시는 어르신.
인사드리고 올라갑니다.
9시 45분,
오늘도 어르신 댁에 함께 계신 아랫집 어르신.
불가리스 필요하신지 여쭤보니,
"잠깐만 있어봐~ 집에가서 냉장고 확인해볼께~" 하십니다.
그 사이, 윗집 어르신 설탕하나와 불가리스 2줄 사십니다.
아랫집 어르신 "울 집에 두줄이 있네~! 우리 딸이 사다놨어~ 두부만 두모 주시게나~" 하십니다.
어르신 두부 2모 드리고 갑니다.
9시 50분,
"나 막걸리 4개랑, 계란 한판, 그리고 퐁퐁 하나 주게." 하시는 어르신.
그 옆에 계신 어머님도 "나도 막걸리 4개~" 하십니다.
"아니 울 집에서 사는거 먹으면 되지~" 하시지만,
"언니, 울 집에도 없어~ 저온저장고에 갖다 놔줘요~" 하십니다.
3집이 모여서 함께 김장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함께 하는 일, 목적없이 서로 같이하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10시,
어르신께서 마당 낙엽을 한창 쓸고 계십니다.
"아휴, 저 팽나무서 계속 오니 이게 끝이 없네." 하시며 웃으십니다.
"나 계란 한판하고, 퐁퐁 2개만 갖다주쇼." 하십니다.
물건 가질러내려가는 길, 뒷집 삼촌 오십니다.
"나 좀 급해, 댓병 2개랑, 라면 하나, 그리고 멸치다시다, 고등어 한 손 주쇼." 하십니다.
급하게 물건 담아드리고 어디가시는지 여쭤보니,
"아 버스가 10시 15분차인데, 시간보니 괜찮은것 같네. 읍에 좀 갔다오려고." 하십니다.
물건 담아드리고 결제해드립니다.
그러고 윗집 갖다드리니 어르신께서 물 또 막 끓여놓으셨다고 커피 한 잔 하라하십니다.
오늘은 커피는 괜찮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인사드리고 나옵니다.
10시 20분,
오늘은 어르신께서 나가셨나봅니다.
차가 보이지 않습니다.
멀리서도 차가 없는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어갑니다.
그 주변 집도 있으니 말입니다.
안나와도, 소리는 들려드리고 갑니다.
10시 50분,
노인회장님에게 서리태를 사기로 한 날입니다.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해 잡곡 가격이 나날이 치솟습니다.
서리태 1되(2kg)가 25,000원이 넘습니다.
어르신 5되있다고 하지만 필요한만큼만 삽니다.
어르신께서는 돈 말고 물건으로 바꾸고 싶다하셔서 물건으로 바꿔드렸습니다.
"멸치액젓 5개, 애간장 1개, 두부5모, 그리고 전병 이렇게 하면되지?" 하십니다.
진정한 물물교환이겠지요? :D
덕분에 저희도 주문들어온 서리태를 납품 할 수 있었습니다.
11시 10분,
우리 어르신 회관에서 기다리고 계시니 오십니다.
물엿 하나랑 콩나물 하나사신다는 어르신.
마을에 조용하지만, 이렇게 한 분이라도 물건 사러오시는 것이,
이동장터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11시 40분,
오늘은 우리 어머님은 물건이 많이 필요하신것처럼 보였습니다.
"계란 한 판하고, 식용유 하나, 간장 하나, 콩나물 하나, 그리고 코다리도 하나 줘~ 나 돈 갖고 올테니 기다려~" 하시는 어머님.
물건이 많아 들고집에가서 47,000원이요 말씀드리니, "두부도 2모 해서 5만원 맞춰~" 하십니다.
이렇게 맞춰 더 사주시는 어머님들 늘 감사합니다.
11시 45분,
우리 이사님, 한창 창고에 나락 정리하기 바쁘십니다.
콩나물 2개 갖다드리니 이사님 사모님이 만원 주십니다.
"선결이여~"
앞으로 받을 콩나물 값 미리 더 챙겨주십니다.
크던 작던 꾸준한 주문은 감사할 따름입니다.
11시 50분,
"이렇게 열어다봐주니 얼마나 고마워." 하시는 어르신.
"나 퐁퐁 하나랑, 계란 한 판주쇼." 하십니다.
어르신 문을 열어보는 그 일이,
구실이 없으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동장터 덕분에 한 번 더 문을 두들겨볼 수 있고,
이 일을 고맙다고 여겨주시는 어르신들이 계시니 참 감사합니다.
13시 40분,
우리 어르신 집에서 나오셔서 물건 사십니다.
고추장 담그시려는지,
"나 댓병 큰거 2개랑, 부탄게스 줘. 난 이거 써야혀." 하십니다.
"저 아랫집 연락 받았나? 저기 산다고 하던데, 가봐`" 하는 어르신.
집 마당에 올라가니 딸이랑 함께 김장 하고 계십니다.
직접 기른 배추와 갖은 채소들을 활용해서 김장 준비하시는 어르신.
"어 나 댓병 큰거 2개랑, 물엿 있지? 그거 큰거 하나, 고등어 한 손 주쇼." 하시는 어르신.
딸이 읍에서 사올 수도 있지만,
아마도 어르신께서는 점빵에서 사야한다고 말씀하셨지 않을까 싶습니다.
점빵에서 살 수 있는건 점빵에서 사야지 하는 어르신들의 마음, 나날이 감사함을 생각합니다.
14시 10분,
도착하니, 윗집 어머님, 옆집 삼촌 함께 오십니다.
오늘은 술 안사고 우유사는 윗집 어머님.
옆집 삼촌은 오늘도 빵과 과자를 삽니다. 옆에 계시던 어르신.
"이제 돈도 없나봐. 맛난 거 좀 많이 사봐." 하십니다.
콩나물 두부 하나씩 더 사십니다.
시기에 따라다르지만, 평상시 살 때에 비해 지출액이 줄어든것 보면, 무언가 다른 사정이 생기셨음을 대략 유추해봅니다.
14시 20분,
늘 두부 2모씩 받던 어르신이 계셨습니다.
지난주에도 안계셔서 못놓고왔는데,
이번주도 안계십니다.
원래 문을 잠그고 다녀도 두부 2모는 받았는데...
오는 길 전화를 해봤는데 전화도 받지 않으십니다.
무슨일이 생긴건 아니겠지요?
나중에 다시 전화드려봐야겠다 싶습니다.
14시 30분,
어르신이 집 마당에 나와계십니다.
"자 이거 세봐. 10번도 더 샜어~" 하시는 어르신.
"어르신께서 주시는거면 정확히 맞겠지요~" 하지만,
"정확히 맞아도 보고 또 봐야하는겨~" 하십니다.
지난번 외상으로 갖고가신 간장값 정확하게 25,000원 맞춰 주십니다.
"항상 조심히 다녀~" 해주시는 어르신.
어르신의 안부덕분에 오늘도 안전운전 합니다.
14시 35분,
두유 어르신, 오늘은 고무장갑도 2개 삽니다.
항상 사람들이 있었는데, 오늘은 혼자 계시는 어르신.
"다들 바쁜가보지 뭐~" 하십니다.
그래도 고무장갑 2개 사시는것보니, 어르신도 김장을 하시는걸까요.
그냥 필요해서 사실걸려나요.
사람과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지를 물건 구매내역들을 통해 유추해봅니다.
14시 40분,
내려오는 길, 어르신댁에 매실 한 박스 둡니다.
집에 아무도 안계십니다.
공병으로 환산한 매실캔 한 박스 두고 가는 길, 어머님 올라오십니다.
전화하며 올라시는 길, 인사드리니 웃어주시며 손인사 해주십니다.
14시 50분,
오늘은 어르신께서 나오셨네요.
늘 골목의 끝에서 기다리다 내려왔는데, 어르신께서는 물엿하나와 사이다 하나 사신다고 합니다.
지난번 사위가 와서 준비하나 싶으셨는데, 이제 김장을 하신다고 합니다.
한창 마당에다가 풀어놓은 무시와 배추.
이것하나만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들으셨겠다 싶습니다.
15시,
오늘도 일하고 계시는 어르신 .
잠시 이야기를 나눌려던 찰나 산 아래서 내려오는 차의 경적소리에 부랴부랴 인사하고떠납니다.
요즘 산위쪽에 길을 계속 내고 있던데, 아직 공사가 안끝났나 싶습니다.
15시 10분,
회관에 계시는 어르신들.
한 분은 "나 커피가 떨어져서, 작은거 하나만 줘. 혼자 사는데, 좀 마셔야지. " 하십니다.
다른 한 분은 "나는 댓병 하나, 그리고 삼양라면 하나주쇼." 하시는 어르신,
옆에 계시던 남자 어르신은 "나는 다시다 하나 줘~" 하십니다.
물건을 모두 드리고 가려던 찰나,
마지막 어르신,
"나 퐁퐁 하나랑, 물엿 하나 주쇼." 하시는 건너편집 어르신.
회관 앞에 있는 포대 자루보니 콩이 한가득입니다.
"지비 좀 갖고 갈텨?" 하시는 어르신.
어르신께는 괜찮다고 말씀드리며, 자리를 나서봅니다.
15시 35분,
어르신 댁 앞 논에는 논두룩에 감나무를 심어놓으셨었습니다.
최근에도 어르신께서는 대봉감을 비롯하여 땡감도 함께 나눠주셨습니다.
오늘은 가보니 어르신께서 한 그루만 남겨놓은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까치밥이라고 하기엔 양이 너무 많이 보였는데,
비어있는 논을 채워놓으시려는 것이였을까요.
어르신의 마음 덕분에 휑한 논이 가득차보였습니다.
15시 45분,
어르신 댁에가니 오늘도 고양이들과 함께 하고 계십니다.
어르신은 오늘도 야구르트 5줄을 사시며, 제게 한 줄을 주셨습니다.
"우리 손주도 한 줄 마셔야지~" 하시는 어르신.
어르신과 함께 계신 총무님은,
"주방 싱크대용 락스 있지? 그거 하나 담주에 갖다줘~" 하십니다.
기록해두고, 장사를 마치고자 자리를 나섰습니다.
마을 초입구에서 한창 배추작업을 하고 계시는 어르신,
"두부 2모, 콩나물 2개 줘~" 하십니다.
그 옆에서 함께 일하고 계셨던 어르신,
"우리 같이 먹을 간식 거리 있나?" 하시며 차를 훑어보시더니,
콩나말 2개, 구운계란 1개, 보리과자 1개를 더 사십니다.
"아니, 돈을 갖고왔으면, 남는 돈 다 써야지~" 하시며 많이 팔아주십니다.
기분좋게 돈을 써주시는 어르신들 덕분에,
오늘 장사도 잘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