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과 융합교육의 이해
융합(融合, Convergence)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하여지거나 그렇게 만듦 또는 그런 일1)'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문, 과학, 기술 각각의 세분된 학문들을 결합하고 통합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응용함으로써 새로운 분야를 창출하는 과정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통칭하여 융합이라고 한다.
융합교육은 다른 것의 종류들을 녹여서 서로 구별 없이 하나로 합쳐서 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휴머니즘(Humanism)을 기반으로 하는 인문과 기술의 융합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휴머니즘은 14~16세기에 서유럽 문명사에 나타난 르네상스의 근본정신으로, 당시에는 억압당했던 인간성의 해방에 중점을 둔 인간 중심적 사상이었다. 역사의 발전에 따라 휴머니즘의 의미는 점차 확대되어, 현대에는 인간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지키려 하는 보편적인 박애 정신, 인류애를 나타내고 있다.
인문학과 과학 기술은 수백 년 동안 독자적으로 발전되어왔다. 이러한 상황은 과학 기술이 인간에게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는 단계를 넘어 즐거움과 만족을 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인간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 과학 기술도 인간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지점에서 바로 인문학, 특히 휴머니즘이 과학 기술과 만나는 것이다.
인문학과 과학 기술이 만나면서 인간의 삶은 더욱 편리하고 윤택해지고 있다. 오늘날에는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에, 이윤을 추구하려는 경제성의 논리까지 결합하여 인문학과 과학 기술이 활발하게 융합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인문과 기술의 융합에 관한 선진국들의 몇 가지 정책 및 사례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 과학재단과 상무부에서 발표한 '6대 융합 기술'
2001년 12월 미국 과학재단(NSF : NationalScienceFoundation)과 상무부(DepartmentofCommerce)는 '인간 능력의 향상을 위한 융합 기술(ConvergingTechnologiesforImprovingHumanPerformance)'이라는 보고서에서 나노 기술(N), 생명 공학 기술(B), 정보화 기술(I), 인지과학·신경 기술(C)의 네 가지가 결합된(NBIC) 과학 기술을 통해서 건강 증진, 군사적인 목적의 인간 능력 향상, 그리고 산업에서 인간과 컴퓨터 간 상호작용의 합리적 구축을 위한 계획을 마련하였다. 이 계획에서 6대 융합 기술을 다음과 같이 정하였다.
① 정보와 컴퓨팅(informationandcomputing)
② 나노 과학과 공학(nanoscalescienceandengineering)
③ 의과학과 신체능력 향상
(medicalsciencesandenhancementofhumanphysicalcapabilities)
④ 생물 및 생물 환경적 접근(biologyandbioenvironmentalapproaches)
⑤ 인지과학과 지적능력 향상
(cognitivescienceandenhancementofintellectualabilities)
⑥ 집합 행동과 시스템적 접근
(collectivebehaviorandsystemsapproaches)
이 중에서 인지과학과 지적능력 향상, 그리고 집합 행동과 시스템적 접근이라는 부분은 그간 우리나라에서 간과되어온 분야이다.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인간의 인지와 행동에 대한 연구가 먼저 이루어져 한다. 사람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경험을 하는데, 그 경험은 기억되고 표상화 되어 신체의 특정한 감각 및 운동 체계로 축적된다. 이처럼 축적된 경험이 점차 습관화되면서 인간의 사고와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이 환경과 신체, 뇌, 마음은 하나의 통합적(nexus) 단위를 이루며,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이러한 인간의 인지 과정을 깊이 이해해야 이를 융합 기술에 적용하여 인간의 지적, 신체적 능력을 향상시킬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 유치원 교육에서도 인지과학과 그 응용 분야에 더욱 많은 관심과 노력 및 접근이 필요 되고 있어서 피아제의 발생학적 인식론과 구성주의 이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강조한 '컨버전스’
앨빈 토플러(AlvinToffler, 1928~ )가 2005년 9월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토플러는 산업혁신포럼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꼭 새겨들어야 할 얘기를 해 주었다.
"미래 경제의 돌파구는 하나의 비즈니스 섹터나 단일한 기술이 아닌 컨버전스를 통해 찾아야 한다. 한국은 BT와 IT 같은 첨단 기술의 융합을 바탕으로 신산업/신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한국의 미래는 이러한 융합 기술에 달려있다."
또한 토플러는 "제품이라는 사물에 문화, 경험, 콘텐츠, 커뮤니티 등 지식을 융합하는 것이 지식 기반 비즈니스 모델이며, 그것이 컨버전스(convergence, 융합) 마케팅의 핵심이다."라고 하면서 결론으로 컨버전스를 강조했다.
앨빈 토플러의 영향 때문인지 2010년 11월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에서 발표한 '대한민국 산업기술 혁신 비전 2020'에서는 IT 융합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정하여 이를 통해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휴매니텍 융합 신산업을 창출하고자 하였다.
주요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융합 인재 교육(STEAM)
미국은 1990년대부터 융합 인재 교육의 영문 표기인 STEAM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다. STEAM은 Science(과학), Technology(기술), Engineering(공학), Arts(예술), Mathematic(수학)의 각 첫 글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이 이를 가장 먼저 도입했다. 2006년에는 미국 버지니아 주 기술교육협회장인 조젯 야크만(GeorgetteYakman)이 STEM에 예술(Art)을 포함한 STEAM을 제시하면서 디자인 분야와 과학 기술의 '융합 인재 교육'을 강조해왔다.
지금은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등 많은 선진국에서 이러한 교육 방식을 본받고 있다.
융합 인재 교육의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존 마에다(JohnMaeda)를 들 수 있다. 그는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컴퓨터 공학자, 예술가, 교육자로, 예술과 디자인, 기술을 경계 없이 넘나들며 휴머니즘에 기반을 두고 디자인과 기술의 융합을 꾀했다.
존 마에다는 미국의 명문 디자인 스쿨인 RISD(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의 학장을 역임하며, STEAM 융합 인재 교육을 주창하였다.
2009년 미국 실리콘 밸리에 문을 연 싱귤래리티 대학교(Singularity University)는 X PRIZE 재단의 피터 다이어맨디스(Dr.PeterH.Diamandis)와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RayKurzweil)이 설립하였다.
이 대학에 입학한 공학, 경영, 예술, 인문/사회 과학 전공자들은 8주간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들은 우주 첨단 과학, 미래학 등 10개 과목을 수강하며, 산업체와 협력하여 연구한다.
교육 마지막 3주간에는 팀별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 모델을 결과물로 산출한다. 이렇게 한 달 반의 집중 교육이 끝나면 벤처 기업이 여러 개 생겨난다고 한다.
이처럼 선진국에서는 공학, 의료, 환경 등의 자연 과학을 중심으로 예술, 사회 과학 등이 접목된 융복합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미래 기술을 개척하기 위한 인재 양성에 힘쓰는 추세이다.
과목 간 경계를 허문 ‘융합교육’이 영재교육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1학년도부터 교육부가 문과이과를 통합한 수능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융합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창의융합 프로젝트 아이디어북, 2015. 6. 10., 조준동)
대학은 글로벌화ㆍ융합화ㆍ소프트화 되어가는 산업패턴의 변화와 시대적 조류에 부응하고 국가경제가 요구하는 신성장 동력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학과 간 공동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융합학과를 신설하는 등 특성화된 융합교육을 실시하여 멀티형 인재를 양성하는데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각 계열 자율적으로 유사학과의 통합과 융합을 이끌어내 미래 학문 수요에 대응한 학사조직의 특성화와 융합학문 시대에 맞는 교육경쟁력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연구와 교육이 세분화되고 파편화된 경계를 넘어 범학문적으로 새롭게 융합하고 통섭할 수 있도록 유연한 교육연구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범학문적이라는 것은 널리 학문 전반과 관련되어 있거나 학문으로서의 방법이나 체계가 서있는. 또는 그런 것을 뜻한다.